▲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9일 오후 광주경찰청에서 김영근 청장과의 면담이 이뤄지지 않자 항의하고 있다. ⓒ연합뉴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9일 한성숙 국무총리와의 첫 회동을 취소하고 광주를 찾아 '장윤기 사건'을 고리로 더불어민주당의 검찰 보완수사권 폐지 추진에 맹공을 퍼부었다.
장 대표를 비롯한 국민의힘 지도부는 이날 오후 광주경찰청을 항의 방문했다. 이날 현장에는 신동욱 수석최고위원과 김장겸·서천호·박준태 의원 등이 함께했다.
이들은 김영근 광주경찰청장과의 면담을 요구했지만 김 청장이 자리를 비우면서 면담은 이뤄지지 않았다. 이후 청사 내부 진입을 시도했으나 경찰의 제지로 1층 로비에서 실랑이를 벌인 뒤 현장 브리핑을 진행했다.
장 대표는 이 자리에서 "국민 여러분이 지켜봤을 것이다. 이게 대한민국 경찰의 민낯"이라며 "이러니 피의자의 아버지가 경찰이라는 이유로 증거를 은폐하고 사건을 축소할 수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유가족은 생각조차 하기 힘든 고통스러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며 "그런데 사건을 은폐하고 조작하려 했던 경찰은 저렇게 떳떳하다"고 비판했다.
장 대표의 발언은 최근 광주 여고생 살인범 장윤기 사건을 겨냥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 사건은 검찰의 보완수사를 통해 경찰의 부실 수사와 피의자 측 유착 정황이 드러난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경찰은 열흘 간 수사를 벌인 뒤 장윤기에게 형법상 일반 살인 혐의 등을 적용해 사건을 검찰에 넘겼다. 그러나 검찰은 보완수사를 거쳐 장윤기를 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강간 등 살인 혐의로 구속기소했다.
보완수사 과정에서는 현직 경찰 간부인 장윤기의 부친과 사건 수사팀 사이의 유착 정황도 확인됐다. 경찰은 사건 직후 장윤기 차량에 있던 블랙박스 메모리카드와 범행에 사용된 것으로 지목된 케이블타이, 자취방에 있던 훼손된 리얼돌 등을 확보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경찰은 장윤기의 부친인 장모 경감에게 장윤기 자취방의 주소와 비밀번호를 알려준 것으로 드러났다. 장 경감은 해당 자취방에 들어가 리얼돌과 휴대전화를 폐기했고, 경찰은 압수수색과 구속영장 신청 등 수사 진행 상황도 장 경감에게 전화로 전달한 것으로 조사됐다.
장 대표는 이를 계기로 민주당이 추진 중인 검찰 보완수사권 폐지에 반대 입장을 재차 분명히 했다. 더불어민주당이 검찰 개혁의 일환으로 당 차원에서 보완수사권 폐지를 추진하는 데 대해 문제를 제기한 것이다. 
장 대표는 "이 순간에도 이재명 정부와 민주당은 대한민국의 모든 수사권을 저런 경찰에게 다 넘겨주겠다고 한다"며 "민주당과 이재명 정권이 무슨 자신감으로, 무슨 의도로 그렇게 밀어붙이는지 저희는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검찰의 통제를 배제한 채 경찰에 수사권을 집중시키는 것은 국민 안전을 위협하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장 대표는 또 "검찰의 통제를 받고 검찰의 지휘를 받아도 이렇게 사건을 은폐하고 조작하고 당당하게 무모한 범죄 행위를 저지르고 있는데 이제 어떠한 지휘도 통제도 없이 경찰이 무소불위의 권력을 행사하도록 만들겠다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경찰이 보안수사권도 없이, 수사권 전부를 가졌을 때 그 피해는 오롯이 국민에게 돌아갈 것"이라며 "결국 대한민국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보호받지 못하는 상황이 올 것"이라고 주장했다.
서천호 의원은 이번 사건을 단순한 일탈이 아닌 경찰 조직의 구조적 문제로 규정했다.
서 의원은 "과거에도 보기 드문 사례였고 앞으로도 절대로 있어서는 안 되는 경천동지할 사건"이라며 "수사 과정에서의 증거 인멸 은폐 또 수사 기밀 유출 의혹이 있는 사건 단순한 개인의 이탈 사건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현직 경찰이 조직적으로 범죄자 편에 서서 국민을 대상으로 국가 권력을 행사한 사건이라는 것이다. 
이어 "어느 특정 기관에 권한을 많이 줄 때에는 그에 따른 책임도 같이 가야 되는 것이 맞다"며 "지금의 경찰의 작태를 보면 무한대의 권한이 주어져 있다. 다만 그 책임은 경찰 스스로 알아서 감사하게 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고 비판했다.
신동욱 수석최고위원은 경찰의 대응 방식을 문제 삼으며 민주당의 검찰 개혁 정책과 연결했다.
신 최고위원은 "여러분 가족과 여러분 친지의 안전이 위협에 처하더라도 여러분은 결코 이 경찰청 로비를 통과하지 못하게 될 것"이라며 검찰의 보완수사권 폐지를 막아야 한다고 호소했다. 
그는 "저희가 광주경찰청을 찾은 이유는 이번 사건의 진실 규명을 위해서 시작된 것이 아니다"라면서 "이번 사건을 보면서 정말로 놀라고 걱정하고 있을 국민을 대신해서 경찰이 과연 어떤 태도를 가지고 이번 사건에 임하고 있는지 그저 확인하기 위해서 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다들 본 것처럼 청장은 알 수 없는 이유로 자리를 비웠고 현장 경찰들은 어떤 설명도 하지 않은 채 저희를 로비에서 돌려보내려 했다"며 "이 모습이 바로 검찰의 보완수사권이 완전히 사라지는 두 달 뒤부터 국민이 겪게 될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당 대표 정무실장인 김장겸 의원도 "고 이채원 양 어머니의 피 끓는 절규를 봤다"며 "오늘 광주경찰청이 보인 태도는 앞으로 나타날 여러 편파와 조작 수사의 예고편이 아닌가 하는 우려를 감출 수가 없다"고 참담한 심경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이재명 정권 들어 경찰은 정권의 충견 역할을 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아왔다"며 "오늘 태도로 봐서는 오만하기 그지없다. 유감스럽다"고 했다.
한편 검찰의 보완수사권 폐지를 골자로 한 형사소송법 개정안은 이날 민주당 주도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제1소위에 회부됐다. 
법사위 소속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은 즉각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범죄자 대통령이 국가 권력을 악용하니 나라가 이 꼴"이라며 "기형적으로 난도질당한 검찰의 직접 수사권과 보완수사권 전체를 즉각 원대 복귀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