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명 대통령. ⓒ뉴시스
더불어민주당이 검찰의 보완수사권 폐지 입법에 속도를 내는 가운데 당 일각에서는 신중론이 제기되고 있다. 장윤기 사건에서 검찰의 보완수사로 경찰의 부실 수사가 드러나면서 보완수사권 폐지에 따른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특히 이재명 대통령도 '예외적 보완수사권'을 강조했던 만큼 향후 민주당이 어떤 보완책을 강구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9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전날 전체회의를 열고 민주당 주도로 보완수사권을 폐지하는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상정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회의장을 방문해 "보완수사권 졸속 폐지 추진을 즉각 중단하라"고 항의했다. 
민주당 일부 의원은 보완수사권 전면 폐지에 대해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홍기원 의원은 전날 페이스북을 통해 "보완수사권을 완전 박탈하면 사회적 약자들이 피해를 입을 가능성이 크다는 의견이 있다"며 "정치검사가 다시는 나올 수 없도록 하면서도 힘없는 억울한 피해자를 최소화하는 수준의 보완수사권을 남겨둘 여지는 없는지, 심도 있는 숙의 절차를 거쳐야 한다"고 밝혔다.
앞서 광주 여고생 살해범 장윤기 사건에서 검찰의 보완수사로 현직 경찰인 장윤기의 아버지가 증거를 인멸한 정황이 드러나면서 보완수사권 폐지에 대한 신중론이 힘을 받고 있다. 이에 대해 변호사인 김남희 민주당 의원은 전날 국회 법사위 전체회의에서 "억울한 피해자가 발생하면 안 된다"고 짚었다.
정부는 지난달 보완수사권 전면 폐지를 기본 입장으로 정했다. 당시 김민석 전 국무총리는 "구체적인 제도 설계와 입법은 국민의 대표 기관인 국회에서 충분한 논의와 숙의를 거쳐 결정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이는 민주당 전당대회를 앞두고 강성 지지층의 표심을 얻기 위한 정치적 계산이 작용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하지만 장윤기 사건과 맞물려 민주당 일각에서 신중론이 제기되면서 이 대통령의 기존 입장도 다시 주목받고 있다. 이 대통령은 거듭 예외적인 경우에 한해 보완수사권을 허용해야 한다고 주장했기 때문이다.
이 대통령은 김 전 총리가 보완수사권 폐지에 대한 정부 입장을 밝히기 불과 일주일 전만 해도 "악용될 여지가 없는 아주 예외적인 경우에까지 다 봉쇄해 놓으면 나중에 문제가 생길 수 있겠다는 것이 제 생각"이라고 말했다. 지난 1월 신년 기자회견에서도 보완수사권에 대해 "예외적으로 필요한 경우가 있다"고 언급했다.
그랬던 이 대통령이 "국회 결정을 따르겠다"고 밝히면서 사실상 보완수사권은 전면 폐지 수순을 밟게 됐다. 한병도 민주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지난 7일 "보완수사권 완전 폐지는 민주당의 확고부동한 원칙이며 당내 이견이 없다"며 강행 처리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다만 친명(친이재명)계로 꼽히는 김영진 민주당 의원은 이날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나와 보완수사권 폐지와 관련 '대통령 뜻대로 뭔가 그래도 남겨둘 가능성도 있는가'라는 질문에 "논의를 충분히 해나가는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답했다. '완전 100% 폐지가 되는 건 아니라는 말인가'라는 질문에도 "결정된 사안은 아니니까 논의를 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민주당이 보완수사권 폐지를 강행하는 것에 대해 "보완수사권 박탈은 결국 범죄자 천국을 만들겠다는 것"이라며 "억울한 국민의 눈물이 모여 거대한 파도가 될 것이다. 그 파도가 이재명 정권을 집어삼킬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최근 장윤기의 흉악무도한 여고생 강간·살인 사건은 검찰의 보완수사권이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 입증했다"며 "검찰의 보완수사가 없었다면 진실은 끝내 묻혔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민주당 '형사소송법 개정 TF(태스크포스)'는 이르면 이날 보완수사권 폐지를 골자로 한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발의한다. 전날 법사위에서 상정한 법안과 별개의 법안을 원내대표단 명의로 발의하고 추후 심사 단계에서 병합 심사 과정을 거칠 예정이다.
김한규 민주당 원내정책수석부대표는 이날 정책조정회의를 마친 뒤 "보완수사권을 폐지하는 방침은 바뀌지 않았다. 저희 방침은 기본적으로 보완수사요구권을 실질화하는 방안"이라며 "고발인과 피해자의 이의 제기, 인권 보호를 위한 문제를 더 많이 검토해서 법안에 반영하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