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육·해·공군 사관학교 총동창회 등 참석자들이 8일 국회 본관 앞에서 열린 사관학교 통합 반대 총궐기대회에 참석해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이종현 기자
육군·해군·공군사관학교 총동창회가 정부의 사관학교 통합과 육군사관학교 지방 이전 추진에 반발해 원점 재검토를 요구했다. 이들은 사관학교 개편이 장교 양성 체계와 군 전통, 국가 안보의 근간을 흔드는 사안이라며 충분한 검증과 의견 수렴 없는 추진을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육·해·공군사관학교 총동창회는 8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 앞 계단에서 국민의힘 한기호·임종득 의원 등과 함께 '육·해·공군사관학교 통폐합 및 육군사관학교 지방 이전 반대 국민 총궐기대회'를 열었다.
한기호 국민의힘 의원은 "안규백 국방부 장관 탄핵 청원이 30만 명에 육박하고 사관학교 통폐합 반대도 13만 명에 육박하고 있다"며 "이런데도 계속할 것인가. 원점에서 다시 검토하고 명분과 실리를 찾아야 한다. 안 장관은 말도 안 되는 짓을 하면서 버티지 말고 내려오라"고 했다.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은 "육군사관학교 이전과 사관학교 통폐합은 안보 영웅들의 과거를 향한 정치 보복이자 안보의 뿌리를 뒤흔드는 제도적 전복"이라고 규정했다.
나 의원은 "여권 인사 누구라도 주적이 북한이라고 속 시원하게 대답하는 것을 봤느냐"며 "이들이 진짜 하고 싶은 것은 육사를 희생양 삼아 육군·해군·공군의 강한 결속력으로 반공 전선 최전선에 있었던 대한민국 안보를 해체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지금 물리적 안보 해체와 사상적 무장 해제가 동시에 일어나고 있는 총체적 안보 파괴"라고 덧붙였다.
▲ 안규백 국방부 장관. ⓒ이종현 기자
박판준 육군사관학교 총동창회장은 "이 나라 안보를 진정으로 원한다면 지금도 늦지 않았다"며 "빨리 (3군 사관학교 통합을) 포기하고 그 노력과 예산으로 군을 위해 더 나은 조건과 대우를 마련해 젊은 장교들의 자존심을 키우고 우수한 인재들이 이 나라를 지키도록 길을 열어 달라"고 했다. 
김요환 전 육군참모총장 겸 성우회 부회장은 "현재의 통합·이전 정책은 목표를 정하고 충분한 준비도 없이 조급하게 추진되고 있다"며 "이런 방식은 교육 현장에 갈등과 혼란을 초래하고 결국 사관학교 교육 체계가 와해돼 안보 역량을 약화시킬 것"이라고 했다.
김 부회장은 또 "청년들이 사관학교 지원을 망설이는 근본 이유는 졸업 후 열악한 복무 여건과 낮은 보상, 군인의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윤광섭 대한민국수호예비역장성단 상임대표는 "대한민국을 부정하는 정치 세력들이 건국·호국·부국의 역사 지우기 완결판으로 육사 폐교 업무를 진행하고 있다는 결론에 이르고 있다"고 했다.
아울러 "국방부 장관이 임기 내 국군사관학교 1기생을 출범시킨다는 허상에 집착하고 민의를 외면해 통수권을 어지럽힌다면 장관을 당장 해임하고 관계자들을 경질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 한기호 국민의힘 의원이 8일 국회 본관 앞에서 열린 '사관학교 통합 반대 총궐기대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이종현 기자
각 사관학교 총동창회도 군별 전문성과 정체성 훼손을 우려했다.
정석균 해군사관학교 총동창회 사무총장은 "해군 사관생도는 바다를 보고 바다의 냄새를 맡으며 해군 장교로 성장해야 한다"며 "합동성 강화라는 거짓 포장으로 사관학교 통합을 추진하는 것을 적극 반대한다"고 밝혔다.
위광복 공군사관학교 총동창회 사무총장은 "사관학교 통합에 매달릴 것이 아니라 장교 처우 개선과 교육 과정 현대화 등 시급한 정책적 조치부터 우선 시행하라"며 "2+2 네트워크 통합안으로는 공중·우주 환경에 특화된 정예 장교를 적기에 양성하기 매우 어렵다"고 비판했다.
선종률 육군사관학교 총동창회 사무총장은 "육사에서는 총 2만2400명이 임관했고 그중 5%가 넘는 1476명이 전사했다"며 "정부가 1·2학년을 국군사관학교에서 통합 교육한 뒤 화랑대가 아닌 전남 장성에서 3·4학년 교육을 받게 하는 것은 화랑대의 전통과 호국 정신의 맥을 끊는 안보 말살 정책"이라고 우려했다.
앞서 안 장관은 지난달 30일 전군 지휘서신에서 사관학교 교육 개혁, 전작권 회복, 방첩 및 정보기관 개편을 3대 국방 개혁 과제로 제시했다. 국방부가 검토 중인 방안은 국군사관학교를 창설해 육·해·공군 사관학교 생도를 통합 선발하고 1·2학년 때 공통 교육을 받은 뒤 3·4학년 때 각 군별 전문 교육을 받게 하는 '2+2 네트워크 통합안'이다. 육사는 서울 노원구 태릉 교정을 떠나 전남 장성으로 이전하는 방안이 함께 거론되고 있다.
이번 궐기대회는 국방부가 사관학교 통합 기본계획 발표를 예고했다가 돌연 연기한 뒤 열렸다. 국방부는 지난 5일 출입기자단에 안 장관이 6일 오전 10시 30분 '국군사관학교 창설 기본계획'을 직접 발표한다고 공지했지만 브리핑 시작 약 1시간 전에 일정을 취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