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화웨이의 어센드 칩. 출처=신화ⓒ연합뉴스
미국의 대중(對中) 반도체 수출 규제가 이어지는 가운데 중국 기업들의 '탈(脫)엔비디아'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
화웨이의 인공지능(AI) 반도체가 중국 기업들의 도입·검토 단계에서 엔비디아 제품을 앞선 것으로 조사되면서 자국산 칩 전환이 본격화하는 모습이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블룸버그 인텔리전스는 7일(현지시각) 중국 소프트웨어·금융·제조·유통업계 임원 6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응답 기업의 65%가 화웨이의 AI 가속기 '어센드 910B·910C'를 도입했거나 시험 적용·평가를 진행 중이라고 답했다고 밝혔다. 조사 대상 12개 제품 가운데 가장 높은 비율이다.
이는 미국의 수출 규제에 맞춰 출시된 엔비디아의 중국 전용 'H20·L20(47%)'과 구형 'A800·H800(47%)', AMD의 'MI308(55%)'보다 높은 수준이다.
중국 업체들의 존재감도 커지고 있다. 하이곤의 DCU와 캄브리콘 제품은 각각 52%를 기록했고, 바이두의 쿤룬신과 알리바바의 T-헤드는 50%를 나타냈다.
무어스레즈, 메타X, 비렌 등 중국 AI 반도체 업체들도 상당수 기업의 검토 대상에 포함된 것으로 조사됐다.
중국 기업들은 앞으로 12개월간 AI 가속기 관련 예산의 46%를 자국산 제품에 투입할 계획이라고 답했다.
현재 약 30% 수준인 자국산 비중을 크게 확대하겠다는 의미다.
또한 응답 기업의 80%는 AI 투자 확대 영향으로 올해 인프라 구축 비용이 당초 예산을 초과했다고 밝혔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는 중국의 국산 AI 반도체 대체 전략이 점차 성과를 내고 있으며 화웨이와 하이곤 등이 대표적인 수혜 기업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아울러 중국 AI 인프라 구축 확대의 수혜 기업으로 텐센트, 알리바바, 화웨이를 꼽았다.
조사 보고서는 엔비디아 제품에 대한 수요가 여전히 유지되고 있지만 중국 내 시장 영향력은 점차 축소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중국 당국이 자국 기술기업들에 H20 칩 사용을 자제하도록 권고한 이후 공급이 제한되면서 그 자리를 중국 업체들이 빠르게 대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중국 AI 산업의 과제로는 고대역폭메모리(HBM) 확보가 지목됐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는 AI 반도체 경쟁의 병목이 연산 성능에서 HBM 공급으로 옮겨가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에 따라 중신궈지(SMIC) 등 파운드리 업체는 메모리 공급 부족의 영향을 받을 수 있는 반면, 메모리 업체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는 상대적으로 수혜를 입을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