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수 하림이 배재고등학교 앞에 화환들이 놓인 것을 두고 '꽃으로 하는 고약한 짓들'이라는 제목의 글로 비판적인 목소리를 냈다. ⓒ뉴데일리
가수 하림이 최근 배재고등학교 앞에 근조화환들이 비치된 것을 두고 공개적으로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배재고 야구부의 응원 구호 논란 이후 학교 앞에 근조·응원 화환이 잇따라 놓이자, 꽃이 정치적 공격이나 혐오 표현의 수단으로 사용되는 현실에 우려를 나타낸 것이다.

하림은 6일 자신의 SNS에 올린 '꽃으로 하는 고약한 짓들'이라는 제목의 글에서 "언젠가부터 정치적 공격을 근조화환으로 하는 기괴한 문화가 생겼다"며 "화환 리본은 거리 한복판에 전시된 오프라인 댓글과 같다"고 지적했다.

그는 과거 법원 앞에서 근조화환과 응원 화환이 대립하듯 늘어서 있던 장면을 떠올리며 "꽃이 주는 생명력이나 위로의 감정은 사라지고 감정을 겨누는 도구처럼 보였다"고 비판했다. 이어 "잠시 매출은 늘 수 있겠지만 결국 남는 것은 꽃 낭비뿐"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배재고 앞 상황을 언급하며 "아이들이 다니는 학교 앞까지 근조화환을 보내는 일이 과연 옳은가"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정치적 이슈에 편승한 응원 화환도 마찬가지"라며 "꽃은 누군가를 때리는 데 쓰는 것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하림은 근조라는 표현의 본래 의미가 퇴색되고 있다고도 지적했다. 그는 "죽은 이를 추모하기 위해 사용되던 엄숙한 단어가 살아 있는 사람을 조롱하거나 압박하는 방식으로 소비되는 현실이 안타깝다"고 밝혔다.

또 "누가 어떤 잘못을 했든, 혐오의 흔적 사이를 지나 학교에 들어가는 학생들이 어떤 감정을 느끼겠느냐"며 "세상이 서로를 미워하는 곳이라고 배우게 될까 걱정된다"고 우려했다. 이어 "극단주의는 거창한 구호보다 일상 속에 스며든 혐오 감정에서 자란다"고 덧붙였다.

하림은 글 말미에서 "거리의 조화가 늘어나는 모습은 우리 사회의 감정이 메말라가고 있다는 신호처럼 보인다"며 "아름다운 것을 공격의 수단으로 소비하기 전에 최소한의 품격을 되찾았으면 한다"고 적었다.

이번 논란은 지난달 29일 서울 목동구장에서 열린 제81회 청룡기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에서 시작됐다. 당시 배재고 일부 야구부 학생들이 광주제일고 더그아웃을 향해 "스타벅스 가야지", "탱크데이" 등의 구호를 외쳤고, 해당 표현이 조롱성 발언이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논란이 확산되자 배재고 야구부와 학교 측, 일부 학부모는 광주제일고를 찾아 사과의 뜻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학교 앞에는 근조화환과 응원 화환이 잇따라 설치되며 또 다른 사회적 논쟁으로 번졌다.

한편 하림은 과거 자신이 5·18 민주화운동 유족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는 "5월 광주로 가족을 잃은 어머니의 아들이자 외삼촌을 잃은 조카"라고 언급하며 광주와의 개인적 인연을 공개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