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2일 서울 강동구 배재고등학교 정문 앞에 응원 화환과 근조 화환이 나란히 놓여 있는 모습. ⓒ뉴시스
최근 배재고 야구부 학생들에 대한 6개월 출전정지 처분을 둘러싸고 징계의 적정성 논란이 이어지는 가운데, 차진아 고려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학생들의 행위에 대한 교육적 지도는 필요하지만, 현재의 징계 수위는 교육의 목적을 넘어선 과도한 제재로 보인다"고 밝혔다.
3일 뉴데일리와 인터뷰에서 차 교수는 학생들이 사용한 "스타벅스나 가라"는 표현에 대해 "5·18 민주화운동을 역사적으로 비하하는 의미를 담고 있었을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앞서 배재고 야구부 일부 학생 선수들은 지난달 29일 서울 목동구장에서 열린 제81회 청룡기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 겸 주말리그 왕중왕전 광주일고와 경기 중 상대 더그아웃을 향해 "가야지, 가야지, 스타벅스 가야지"라고 외쳐 논란을 일으켰다. 
이는 최근 불거진 스타벅스 코리아의 '5·18 탱크데이' 논란을 떠올리게 하는 조롱성 구호였기 때문이다. 협회는 지난 1일 서울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파크텔에서 긴급 스포츠공정위원회를 열어 배재고 야구부에 전국 대회 출전정지 6개월 징계를 의결했다. 이 여파로 배재고는 전날 열린 청룡기 대회 2회전에서 몰수패 처리됐다.
▲ 차진아 고려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서울 성북구 고려대학교 내 자신의 연구실에서 뉴데일리와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서성진 기자
이와 관련해 차 교수는 "그러한 표현은 역사 인식과 민주 시민의식 측면에서 분명 잘못된 것이므로 학교가 교육적 차원에서 지도하고 징계하는 것은 가능하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문제는 징계의 정도"라고 지적했다. 차 교수는 "고등학생은 아직 성인이 아닌 미성년자로 가치관과 인격이 형성되는 과정에 있는 학생들"이라며 "잘못을 인정하고 바로잡도록 교육하는 것이 학교의 가장 중요한 역할인데, 6개월 출전정지는 학생들에게 매우 중대한 불이익을 주는 중징계"라고 말했다.
이어 "징계는 잘못에 상응해야 한다는 비례성의 원칙이 있다"며 "잘못한 행위에 비해 제재가 지나치게 무거운 것은 비례성 원칙에 반할 소지가 있다"고 설명했다.
차 교수는 징계의 본질도 강조했다. 그는 "스포츠공정위 징계는 학생을 혼내거나 응징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학생을 올바른 방향으로 성장시키기 위한 교육적 수단"이라며 "특히 고등학생은 변화 가능성이 매우 큰 시기인 만큼 잘못을 타이르고 교육하면 충분히 개선될 수 있는 연령"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징계가 교육보다 처벌의 성격을 띠기 시작하면 학교의 본래 기능과도 거리가 멀어진다"고 덧붙였다.
차 교수는 "이번 사안을 사회적 논란에 대한 본보기나 일벌백계 차원으로 접근해서는 안 된다"며 "학생들을 대상으로 정치적 메시지를 전달하거나 사회에 보여주기 위한 처분이라는 비판을 받을 여지도 있다"고 말했다.
차 교수는 절차적 적법성 문제도 제기했다. 사건 발생 불과 이틀 만에 스포츠공정위원회를 긴급 소집해 실질적 소명 기회를 충분히 부여하지 않은 상태로 징계를 내렸다는 이유에서다.
▲ ⓒ사진=전남광주통합특별시교육청
그는 "학생 징계에서는 무엇보다 징계 대상자에게 충분한 방어권과 소명 기회가 보장돼야 한다"며 "이는 민주주의와 법치주의의 기본 원칙"이라고 말했다.
이어 "만약 학생이나 보호자에게 충분한 의견진술 기회가 부여되지 않았다면 절차적으로 중대한 하자가 문제 될 수 있다"며 "법원 역시 학생징계 사건에서는 절차적 적법성을 매우 중요하게 판단하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그는 "학교가 스스로 이미 내려진 징계처분을 취소하거나 변경하지 않는다면, 징계 대상자는 소송 등 법이 정한 권리구제 절차를 통해 다툴 수 있다"고 말했다.
끝으로 차 교수는 "역사 왜곡이나 비하 표현은 반드시 바로잡아야 하지만, 학생에게 필요한 것은 낙인이 아니라 교육"이라며 "학교가 교육기관이라는 점을 잊지 말고 교육적 회복과 성장이라는 본래 목적에 맞는 판단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힌편 전남광주통합특별시교육청은 이날 보도자료를 내어 배재고 야구부 학생 선수, 지도자, 학부모, 교직원 등 80여명이 오는 6일 오후 3시 광주제일고를 방문해 공식 사과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