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살인 혐의 등을 받는 장윤기(23)가 지난 5월 14일 오전 광주 서구 서부경찰서에서 검찰소 송치되고 있다. ⓒ뉴시스
'여고생 살해범' 장윤기(23)의 범행 동기 분석에 활용된 개인 물품들이 수사 초기 압수수색 이후 가족에 의해 폐기된 것으로 확인됐다.
2일 법조계에 따르면 장윤기의 아버지는 사건 발생 사흘 뒤인 지난 5월 8일 장윤기가 혼자 살던 광주 광산구의 한 원룸을 정리했다.
당시 경찰은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해 주요 증거물을 확보한 상태였고, 원룸에 대한 별도 보존 조치는 하지 않았다.
장윤기의 아버지는 원룸에 있던 물건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가슴과 목 부위가 훼손된 성인용품 리얼돌을 여러 조각으로 분해해 폐기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리얼돌에서 장윤기의 유전자 정보를 채취하고 감식 보고서와 훼손 상태를 촬영한 영상 등을 확보한 만큼 실물을 추가로 보관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사건을 넘겨받은 검찰은 해당 리얼돌을 장윤기의 성범죄 목적을 뒷받침하는 주요 근거로 봤다. 실물은 폐기된 상태였기 때문에 재판에는 경찰이 확보한 영상과 감식 자료 등이 증거로 제출됐다.
장윤기의 아버지는 장윤기가 중·고등학교 시절 사용했던 구형 휴대전화 여러 대도 소각해 폐기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사실은 검찰의 추가 압수수색 과정에서 확인됐다.
검찰은 형법상 친족이 가족을 위해 증거인멸을 한 경우 처벌하지 않는 특례 규정을 고려해 장윤기의 부모를 형사입건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전날 페이스북을 통해 "경찰 수사에서 압수되지 않았던 증거들의 존재 사실을 검찰 보완 수사 단계에서 확인해 장윤기의 성범죄 의도를 밝혀냈다"고 밝혔다.
이어 "현직 경찰관인 아버지가 중요 증거를 인멸했음에도 곧바로 처벌하기가 어려운 현실"이라며 친족 특례 개선 필요성을 언급했다.
장윤기는 지난 5월 5일 광주 광산구의 한 보행로에서 여고생을 성폭행 목적으로 납치하려다 흉기로 살해한 혐의로 기소됐다.
그는 피해자를 도우려던 고등학생에게도 흉기를 휘두른 혐의와 아르바이트 동료였던 베트남 국적 여성을 감금·성폭행하고 스토킹한 혐의도 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