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이 신뢰하고, 국민이 두려워하며, 스스로에게도 부끄러운 대한민국 국군이 되고 있다.
안규백 국방부 장관은 1일 전군 주요지휘관회의 모두발언을 "국민이 신뢰하고, 적이 두려워하며, 스스로에게는 자랑스러운 대한민국 국군을 만듭시다"라는 말로 마무리했다. 그러나 취임 이후 추진한 정책들은 그 다짐과는 정반대 방향으로 나아가는 양상이다.
안 장관이 3대 국방개혁 과제로 제시한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회복', '사관학교 교육개혁', '방첩·정보기관 개편'은 공교롭게도 우리 군의 구조적 억제력과 정보·방첩 역량을 동시에 약화시키는 방향으로 수렴하고 있다.
안 장관은 모두발언 전체에서 '북한'을 '주적'은커녕 위협 행위자로도 단 한 차례도 언급하지 않았다. 대신 가장 많은 시간을 '내란 청산'에 할애했다. 재판이 진행 중인 사안을 두고 "단호하고 확실한 처분만이 역사적 교훈으로 남을 것이라는 확신에는 변함이 없다"고 전군 지휘관들 앞에서 밝힌 것은 사법부 판단에 영향을 미치려는 것으로 비칠 소지가 있으며 군 지휘부에 특정 정치적 방향성을 주입하는 것으로 해석될 여지도 있다.
안 장관이 지난 10일 발표한 국군방첩사령부 개편은 그 가운데서도 즉각적인 안보 공백을 초래할 수 있는 조치로 꼽힌다. 안 장관은 "방첩사 개편안은 군 정보기관이 다시는 정치에 개입할 수 없도록 조직과 임무를 재구조화하는 '국민의 군대' 건설의 역사적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방첩사가 12·3 비상계엄 당시 지휘부의 도구로 활용됐다는 비판 자체는 타당하다. 그러나 그 해법은 법적 근거 부재와 지휘 남용을 제도적으로 차단하는 것이어야 하는데, 국방부는 정보 수집과 수사 기능을 분리 해체했다. 정보와 수사가 분리되면 간첩 수사 역량이 약화한다는 것은 국가정보원의 대공수사권이 폐지된 2024년 이후 경찰 전담 체제에서 간첩을 검거해 기소·유죄 확정까지 간 사례가 아직 0건인 통계가 이미 입증한다.
방첩 역량을 약화시키는 정책과 함께 북한의 조약상 동맹국 장교들에게 한국군 교리를 교육하는 군사교류도 진행되고 있다.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한기호 국민의힘 의원실이 국방부와 육·해·공군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중국 인민해방군(PLA) 소령급 장교 3명이 현재 한국 육·해·공군대학 지휘참모과정에 재학 중이며, 입교는 주한미군과의 사전 협의 없이 이뤄졌다.
국방부는 한국과 중국이 적대 관계가 아닌 만큼 16개국 대상 군사교육 교류의 일환이라는 입장이지만, 수탁교육 대상국 가운데 북한과 조약상 군사동맹을 맺은 나라는 중국뿐이다. 더욱이 중국은 2004년 한국의 대만 지휘참모대학 교류를 이유로 한국 장교의 중국 위탁교육 중단을 요구해 관철시킨 것은 자국이 적으로 간주하는 상대와의 군사 교류 여부를 제3국 군사교육 교류를 조정하는 핵심 기준으로 삼는 행태를 드러낸 전례다.
육군대학에서는 공격·방어작전 등 각 216시간의 교육이 '분리 교육' 형태로 제공되고, 해군대학에서는 한국 해군의 장단점을 분석하는 과제까지 중국군 장교에게 부여됐다. 지난 8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군대 분야 교류 강화'를 공식화해 북·중 군사협력을 한층 강화하겠다고 밝힌 이후에도 국방부는 이 방침을 재검토하지 않고 있다.
'전작권 회복'이라는 이름 아래 추진되는 전작권 조기 전환 역시 우려를 낳고 있다. 안 장관은 지난 5월 26일 "내일 전작권이 회수되더라도 우리가 스스로 지키는 데 아무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쟁점은 전작권 회복 자체가 아니라 전환 시점과 충족 조건이다.
한미가 2014년 합의한 전환 조건인 연합방위 주도 능력, 북핵·미사일 대응 능력, 안정적인 안보환경은 초기 검증 시점보다 모두 악화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여기에 미래연합사 부사령관을 맡을 미군 장성이 현 4성에서 3성으로 격하될 경우 전략자산 운용에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안 장관은 같은 달 31일 샹그릴라 대화에서 "한미 양국은 2020년 전작권 전환 조건의 94%가 이미 충족됐다고 합의한 것을 비롯해 우리의 능력에 대해 충분히 설명했다"고 공개 발언해 기밀 유출 논란에도 휩싸였다. 해당 수치는 한미 연합 2급 비밀 문건에 포함된 내용으로, 역대 어느 정부도 공개 석상에서 언급한 전례가 없다. 더욱이 현재 진행 중인 2·3단계 검증과 무관한 6년 전 1단계 평균치라는 점에서 현시점의 전환 가능성을 입증하는 근거로 삼기 어렵다. 국방부 역시 지난해까지는 같은 수치에 대해 "한미 연합 비밀"이라며 국회 자료 제출을 거부해 왔다.
이처럼 방첩 기능을 분산하고 전작권 전환을 서두르는 정책들이 동시에 추진될 수 있는 배경에는 현재 군사력이 이를 충분히 감당할 수 있다는 인식이 자리잡고 있는 듯하다. 이재명 정부는 한국 군사력이 세계 5위라는 근거로 GFP(글로벌파이어파워)를 인용해 왔지만, GFP는 핵무기와 사이버전, 전자전을 평가에서 제외한 민간 웹사이트이며 스스로도 '오락적 목적'이라고 명시하고 있다. 군사 전문가인 유용원 국민의힘 의원은 한국경제와의 인터뷰에서 "핵전력을 포함하면 한국은 10~15위 수준이며 북한은 핵과 비대칭 전력까지 포함할 경우 전반적으로 한국보다 우위"라고 평가했다.
전방 경계 체계 개편 역시 같은 인식 위에서 추진되고 있다. GOP 경계병력을 2만2000명에서 6000명으로 줄이고 선형 방어를 벨트 방어로 전환하는 방향 자체에는 초당적 공감대가 있다. 그러나 과학화 경계 시스템은 도입 10년이 넘도록 군의 요구 수준을 충족하지 못해 재입찰이 진행 중이다. 그럼에도 지난달 17일 경기 북부와 강원 북부 접근 축선의 대전차 장애물 23개를 워게임 분석 없이 일괄 철거하겠다고 발표했고, 후방 경계를 민간 경비업체에 맡기는 '민군협력기업법' 입법도 추진 중이다.
아울러 안 장관은 "어떻게 해서든 조속한 시일 내 복원해 우리가 할 수 있는 낮은 단계부터 시작해야 한다"며 9·19 남북군사합의 복원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북한은 '적대적 두 국가'를 선언하고 국경선을 구축하는 등 기존 입장을 바꾸지 않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군사합의를 먼저 복원하려는 것은 우리 군의 훈련과 감시 활동만 스스로 제약하는 선제적 양보에 가깝다.
육·해·공군 사관학교 통합도 이러한 인식이 제도 설계로 이어진 결과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안 장관은 "합동성은 사관학교에서부터 함께 배우고 함께 훈련하며 함께 생각하는 과정을 통해 체질화해야 한다"고 설명했지만, 군별 정체성이 형성되지 않은 1·2학년부터 통합 교육을 실시해야 한다는 교육학적 근거는 제시하지 않았다. 지원율과 성적 하락을 통합의 근거로 제시하는 것은 인과관계가 뒤바뀌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안 장관은 "개혁이 혁명보다 어렵다. 기득권과 선입견의 필사적인 저항을 수반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개혁은 혁명과 달리 타협과 설득, 충분한 절차를 통해 이뤄져야 한다. 국회 보고 없이 사관학교 태스크포스(TF)를 가동하고, 한미 협의 없이 PLA 장교를 입교시키며, 당사자들의 의견 수렴 없이 방첩사 개편을 추진한 것은 반대 의견을 '기득권의 저항'으로만 치부한 결과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안 장관 탄핵 청원이 1일 현재 24만 명을 넘어선 것은 이러한 정책 방향에 대한 국민적 우려가 적지 않음을 보여준다. 안 장관은 "국민이 신뢰하고, 적이 두려워하며, 스스로에게 자랑스러운 군대"를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지금의 정책 기조가 계속된다면 현실은 그 반대가 될 수도 있다. 적은 안심하고, 국민은 불안해하며, 군 스스로도 자부심을 잃는 군대가 될 수 있다는 우려를 정부는 결코 가볍게 흘려들어서는 안 된다.
안규백 국방부 장관은 1일 전군 주요지휘관회의 모두발언을 "국민이 신뢰하고, 적이 두려워하며, 스스로에게는 자랑스러운 대한민국 국군을 만듭시다"라는 말로 마무리했다. 그러나 취임 이후 추진한 정책들은 그 다짐과는 정반대 방향으로 나아가는 양상이다.
안 장관이 3대 국방개혁 과제로 제시한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회복', '사관학교 교육개혁', '방첩·정보기관 개편'은 공교롭게도 우리 군의 구조적 억제력과 정보·방첩 역량을 동시에 약화시키는 방향으로 수렴하고 있다.
안 장관은 모두발언 전체에서 '북한'을 '주적'은커녕 위협 행위자로도 단 한 차례도 언급하지 않았다. 대신 가장 많은 시간을 '내란 청산'에 할애했다. 재판이 진행 중인 사안을 두고 "단호하고 확실한 처분만이 역사적 교훈으로 남을 것이라는 확신에는 변함이 없다"고 전군 지휘관들 앞에서 밝힌 것은 사법부 판단에 영향을 미치려는 것으로 비칠 소지가 있으며 군 지휘부에 특정 정치적 방향성을 주입하는 것으로 해석될 여지도 있다.
안 장관이 지난 10일 발표한 국군방첩사령부 개편은 그 가운데서도 즉각적인 안보 공백을 초래할 수 있는 조치로 꼽힌다. 안 장관은 "방첩사 개편안은 군 정보기관이 다시는 정치에 개입할 수 없도록 조직과 임무를 재구조화하는 '국민의 군대' 건설의 역사적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방첩사가 12·3 비상계엄 당시 지휘부의 도구로 활용됐다는 비판 자체는 타당하다. 그러나 그 해법은 법적 근거 부재와 지휘 남용을 제도적으로 차단하는 것이어야 하는데, 국방부는 정보 수집과 수사 기능을 분리 해체했다. 정보와 수사가 분리되면 간첩 수사 역량이 약화한다는 것은 국가정보원의 대공수사권이 폐지된 2024년 이후 경찰 전담 체제에서 간첩을 검거해 기소·유죄 확정까지 간 사례가 아직 0건인 통계가 이미 입증한다.
방첩 역량을 약화시키는 정책과 함께 북한의 조약상 동맹국 장교들에게 한국군 교리를 교육하는 군사교류도 진행되고 있다.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한기호 국민의힘 의원실이 국방부와 육·해·공군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중국 인민해방군(PLA) 소령급 장교 3명이 현재 한국 육·해·공군대학 지휘참모과정에 재학 중이며, 입교는 주한미군과의 사전 협의 없이 이뤄졌다.
국방부는 한국과 중국이 적대 관계가 아닌 만큼 16개국 대상 군사교육 교류의 일환이라는 입장이지만, 수탁교육 대상국 가운데 북한과 조약상 군사동맹을 맺은 나라는 중국뿐이다. 더욱이 중국은 2004년 한국의 대만 지휘참모대학 교류를 이유로 한국 장교의 중국 위탁교육 중단을 요구해 관철시킨 것은 자국이 적으로 간주하는 상대와의 군사 교류 여부를 제3국 군사교육 교류를 조정하는 핵심 기준으로 삼는 행태를 드러낸 전례다.
육군대학에서는 공격·방어작전 등 각 216시간의 교육이 '분리 교육' 형태로 제공되고, 해군대학에서는 한국 해군의 장단점을 분석하는 과제까지 중국군 장교에게 부여됐다. 지난 8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군대 분야 교류 강화'를 공식화해 북·중 군사협력을 한층 강화하겠다고 밝힌 이후에도 국방부는 이 방침을 재검토하지 않고 있다.
'전작권 회복'이라는 이름 아래 추진되는 전작권 조기 전환 역시 우려를 낳고 있다. 안 장관은 지난 5월 26일 "내일 전작권이 회수되더라도 우리가 스스로 지키는 데 아무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쟁점은 전작권 회복 자체가 아니라 전환 시점과 충족 조건이다.
한미가 2014년 합의한 전환 조건인 연합방위 주도 능력, 북핵·미사일 대응 능력, 안정적인 안보환경은 초기 검증 시점보다 모두 악화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여기에 미래연합사 부사령관을 맡을 미군 장성이 현 4성에서 3성으로 격하될 경우 전략자산 운용에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안 장관은 같은 달 31일 샹그릴라 대화에서 "한미 양국은 2020년 전작권 전환 조건의 94%가 이미 충족됐다고 합의한 것을 비롯해 우리의 능력에 대해 충분히 설명했다"고 공개 발언해 기밀 유출 논란에도 휩싸였다. 해당 수치는 한미 연합 2급 비밀 문건에 포함된 내용으로, 역대 어느 정부도 공개 석상에서 언급한 전례가 없다. 더욱이 현재 진행 중인 2·3단계 검증과 무관한 6년 전 1단계 평균치라는 점에서 현시점의 전환 가능성을 입증하는 근거로 삼기 어렵다. 국방부 역시 지난해까지는 같은 수치에 대해 "한미 연합 비밀"이라며 국회 자료 제출을 거부해 왔다.
이처럼 방첩 기능을 분산하고 전작권 전환을 서두르는 정책들이 동시에 추진될 수 있는 배경에는 현재 군사력이 이를 충분히 감당할 수 있다는 인식이 자리잡고 있는 듯하다. 이재명 정부는 한국 군사력이 세계 5위라는 근거로 GFP(글로벌파이어파워)를 인용해 왔지만, GFP는 핵무기와 사이버전, 전자전을 평가에서 제외한 민간 웹사이트이며 스스로도 '오락적 목적'이라고 명시하고 있다. 군사 전문가인 유용원 국민의힘 의원은 한국경제와의 인터뷰에서 "핵전력을 포함하면 한국은 10~15위 수준이며 북한은 핵과 비대칭 전력까지 포함할 경우 전반적으로 한국보다 우위"라고 평가했다.
전방 경계 체계 개편 역시 같은 인식 위에서 추진되고 있다. GOP 경계병력을 2만2000명에서 6000명으로 줄이고 선형 방어를 벨트 방어로 전환하는 방향 자체에는 초당적 공감대가 있다. 그러나 과학화 경계 시스템은 도입 10년이 넘도록 군의 요구 수준을 충족하지 못해 재입찰이 진행 중이다. 그럼에도 지난달 17일 경기 북부와 강원 북부 접근 축선의 대전차 장애물 23개를 워게임 분석 없이 일괄 철거하겠다고 발표했고, 후방 경계를 민간 경비업체에 맡기는 '민군협력기업법' 입법도 추진 중이다.
아울러 안 장관은 "어떻게 해서든 조속한 시일 내 복원해 우리가 할 수 있는 낮은 단계부터 시작해야 한다"며 9·19 남북군사합의 복원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북한은 '적대적 두 국가'를 선언하고 국경선을 구축하는 등 기존 입장을 바꾸지 않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군사합의를 먼저 복원하려는 것은 우리 군의 훈련과 감시 활동만 스스로 제약하는 선제적 양보에 가깝다.
육·해·공군 사관학교 통합도 이러한 인식이 제도 설계로 이어진 결과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안 장관은 "합동성은 사관학교에서부터 함께 배우고 함께 훈련하며 함께 생각하는 과정을 통해 체질화해야 한다"고 설명했지만, 군별 정체성이 형성되지 않은 1·2학년부터 통합 교육을 실시해야 한다는 교육학적 근거는 제시하지 않았다. 지원율과 성적 하락을 통합의 근거로 제시하는 것은 인과관계가 뒤바뀌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안 장관은 "개혁이 혁명보다 어렵다. 기득권과 선입견의 필사적인 저항을 수반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개혁은 혁명과 달리 타협과 설득, 충분한 절차를 통해 이뤄져야 한다. 국회 보고 없이 사관학교 태스크포스(TF)를 가동하고, 한미 협의 없이 PLA 장교를 입교시키며, 당사자들의 의견 수렴 없이 방첩사 개편을 추진한 것은 반대 의견을 '기득권의 저항'으로만 치부한 결과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안 장관 탄핵 청원이 1일 현재 24만 명을 넘어선 것은 이러한 정책 방향에 대한 국민적 우려가 적지 않음을 보여준다. 안 장관은 "국민이 신뢰하고, 적이 두려워하며, 스스로에게 자랑스러운 군대"를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지금의 정책 기조가 계속된다면 현실은 그 반대가 될 수도 있다. 적은 안심하고, 국민은 불안해하며, 군 스스로도 자부심을 잃는 군대가 될 수 있다는 우려를 정부는 결코 가볍게 흘려들어서는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