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홍명보 축구 국가대표팀 걈독이 28일(현지시각) 멕시코 과달라하라 인근 사포판에 위치한 베이스캠프 훈련장 치바스 바예 베르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북중미 월드컵 32강 진출 실패 관련 입장발표를 하고 있다. 홍 감독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감독직 사퇴를 선언했다. ⓒ뉴시스
선임 될 때부터 특혜 시비로 구설에 올랐던 홍명보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이 지휘봉을 내려놓는 순간까지 태도 논란을 일으키며 축구팬들의 공분을 자아내고 있다. 

29일 오전 0시 30분(이하 한국시각) 멕시코 할리스코주 과달라하라 인근 사포판의 치바스 베르데 바예 축구대표팀 훈련장에서 돌발 기자회견을 연 홍 감독은 이날부로 감독직에서 물러나겠다는 사퇴 입장을 밝혔다.

미리 준비한 2장짜리 입장문을 꺼내든 홍 감독은 "대한민국 축구를 사랑해주시고 언제나 대표팀을 응원해 주신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며 사과의 뜻을 전했다.

그러나 그의 '사과 표현'은 거기까지였다. 이후 홍 감독이 '낭독'한 589자 입장문 가운데 죄송하다거나 사과한다는 취지의 문구는 더 이상 등장하지 않았다. 

AP통신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홍 감독은 전날 이재명 대통령이 질책성 메시지를 낸 후 사퇴 결심을 굳힌 것으로 전해졌다. 

자의가 아닌 퇴장이어서였을까. A4 한 장 반을 채운 그의 사퇴 입장문에는 사과나 반성 대신 변명과 해명이 가득했다. 

홍 감독은 먼저 "대표팀 감독이라는 자리는 제게 결코 쉬운 결정이 아니었다"며 2년 전, 대표팀 감독직 제의를 수락한 것이 마치 자신을 희생한 것인 양 포장했다. 2024년 7월 10일 당시 기자회견에서 "저를 버렸습니다. 이제 저는 없습니다. (제 안엔) 대한민국 축구밖에 없습니다"라고 했던 대표팀 감독 수락의 변을 떠올리게 한 말이었다.

홍 감독은 "결단을 내린 후 책임을 끝까지 다하는 것, 그것이 제가 해야 할 유일한 일이라고 생각했다"면서 "대표팀의 중요한 결정을 내릴 때, 선수를 선택할 때, 훈련을 준비하고 경기를 치를 때마다 이 선택이 대한민국 축구를 위한 선택인가를 늘 고민했다"고 자신의 행적을 미화했다.

그러면서 "모든 판단이 늘 옳았다고 말씀드릴 수는 없지만, 제 모든 판단의 기준만큼은 언제나 한국 축구였다"며 지난 2년 간 자신이 내렸던 판단 가운데 '옳았던' 것들이 있었고, 적어도 판단 기준만큼은 사사로운 것에 얽매이지 않았음을 강조했다.

또한 홍 감독은 "감독이란 자리는 결과 앞에서 어떤 설명도 앞설 수 없는 자리라고 생각한다"며 "그래서 오늘 저는 설명보다 책임을 말씀드리기 위해 이 자리에 섰다"고 밝혔다.

이번 월드컵 조별리그를 치르는 동안 △'에이스' 손흥민을 교체하거나 선발에서 제외하고 △좌우 윙백으로 이태석과 설영우를 고집하는 한편 △남아공전에서 1점 차로 뒤지고 있음에도 '잠그기' 전술을 편 것에 대한 각종 의문이 난무했지만, 그는 '설명' 대신 '책임'이라는 단어만 되뇌며 자리에서 내려왔다.

한편, 사퇴 입장을 밝히고 퇴장하는 홍 감독의 '태도' 역시 논란의 대상이 됐다.

이날 기자회견을 소집한 장본인 임에도 기자들의 질문을 받지 않은 그는 입장문 '낭독'을 마치자마자 곧장 일어나 자리를 이탈했다.

그런데 홍 감독이 바지 주머니에 왼손을 찔러 넣은 채 당당히 기자회견장을 빠져나가는 모습이 카메라에 포착됐다.

이 사실이 온라인 게시판과 기사 등으로 알려지자 네티즌들의 분노가 폭발했다.

아이디 'cgh0****'는 "자기가 망쳐놓고 나갈 때 호주머니에 손 찔러놓고 나가고 별로 미안한 마음도 안 보이더라. 홍명보는 월드컵을 무슨 조기축구 대회쯤으로 알고 있는 듯하다"고 말했고, 'roca****'는 "입장문 읽고 바로 퇴장.. 이게 진정성 있어 보이나.. 끝까지 무책임하고 실망시키는구나.. 앞으론 다신 이 같은 자가 감독하는 일 없길 바라고 축협도 책임 있는 자 모두 솎아내고 개혁하길"이라고 분개했다.

또 'ef59****'는 "저 정도면 멘탈이 강한 게 아니다. 많은 한국 선수들의 미래를 망쳐놓고 국민들에게 크나큰 실망을 안겨주고 한국 축구를 저따위로 말아먹고.. 녹화 사퇴문 한 장이라.. 개인만의 생각은 아닐 거고.. 저건 소시오패스 아니면 저럴 수 없다"고 지적했고, 'kind****'는 "처음부터 말이 많은 임명이었는데 끝까지 말이 많네.... 최선을 다하고 패하면 사람들이 이렇게 분노하지도 않았을 텐데.... 멍청한 짓을 고집한 끝에 패하고 나니 욕을 먹는 거임.... 감독을 그만둬도 결국 급여는 가져가게 되지 않겠는가... 실속만 챙긴 최후의 승자네..."라고 비꼬았다.
▲ 홍명보 축구 국가대표팀 걈독이 28일(현지시각) 멕시코 과달라하라 인근 사포판에 위치한 베이스캠프 훈련장 치바스 바예 베르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북중미 월드컵 32강 진출 실패 관련 입장발표를 하고 있다. 홍 감독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감독직 사퇴를 선언했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