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세훈 서울시장. ⓒ뉴데일리DB
오세훈 서울시장이 정부의 반도체 기업 호남 투자 유도 논란과 관련해 "행정지도나 설득이 아니라 사실상 강요"라고 비판했다. 
정부가 인허가권과 규제 권한을 쥔 상태에서 기업 투자 방향에 개입할 경우 시장 신뢰를 훼손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오 시장은 28일 자신의 페이스북 글을 통해 "정부가 주도하는 반도체 기업의 호남 투자가 논란이 되자 대통령은 정부의 행정지도와 설득에 따른 것이라고 했다"며 "사실상 거부할 수 없는 압박을 가해놓고 선택은 기업이 한 것이라며 책임을 떠넘기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대통령은 결국 CEO들이 이익이 된다고 판단해 결단한 것이라는 변명도 붙였다"며 "이런 화법에 시장과 국민이 깊이 우려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오 시장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거론하며 정부의 투자 개입 방식에 문제를 제기했다. 그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세계 무대에서 소수점 아래까지 계산하며 치열한 수 싸움을 벌이는 초일류 기업"이라며 "그런 프로 바둑 9단에게 아마추어 바둑 수준의 정치가 행정지도라는 완장을 차고 훈수를 두며 생색을 내는 꼴"이라고 했다.
이어 "인허가권과 규제라는 생사여탈권을 쥔 권력이 방향을 정해두고 압박하는 순간 그것은 설득이 아니라 거부할 수 없는 강요이자 정책적 협박이 된다"고 주장했다.
오 시장은 기업의 투자 결정을 정부가 정치적 성과로 포장해서는 안 된다고도 했다. 그는 "무소불위의 권력 앞에서 기업이 강요당한 선택을 자발적인 결단으로 포장해 '결국은 너희들이 선택한 것'이라고 회피하는 태도는 참으로 무책임하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런 일이 반복된다면 대한민국은 글로벌 시장에서 시장 논리가 아닌 정치 논리로 작동하는 나라라는 낙인이 찍힐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정권이 눈앞의 정치적 이익을 위해 숟가락을 얹으려다 대한민국 시장의 신뢰도 자체를 도마 위에 올리는 꼴"이라며 정부가 기업 투자 방향을 지도하려 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정치권에서는 정부의 반도체 투자 유도 방식을 둘러싼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호남 반도체 투자는 대통령이 결정할 일이 아니다"라며 "국민을 속이려 든다"고 비판했다. 앞서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도 "왜 호남인가"라며 입지 결정 기준에 의문을 제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