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명 대통령이 26일 청와대에서 열린 미래 신안보 혁신기업 육성 전략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이재명 대통령은 27일 호남권에 반도체 클러스터를 조성하면 용수 부족 사태가 우려된다는 지적에 대해 "호남에도 영남이나 수도권만큼 물은 충분하다"고 반박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엑스(X·옛 트위터)에 ‘정부, 반도체 물 부족 대책 있나… 호남 농업용 저수지서 끌어올 판’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공유하며 “첨단도시 발전에 필요한 만큼 관리 시스템을 갖추고 수자원을 제대로 배치·관리하면 하루 100만톤의 산업용수 공급도 가능한 것으로 검토됐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호남의 수자원과 관련해 "수십년간 분할 지배라는 정치적 목적을 위해 호남을 농업도시 수준으로 관리하면서 농업용수 공급 필요를 충족시키는 정도로 수자원을 방치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삼성과 하이닉스가 반도체 생산에 필수요소인 용수가 부족한 지역에 검토도 없이 초대규모 공장설립 계획을 할 만큼 어리석지 않다"며 "정부도 물이 없는 지역에 공장을 짓도록 권유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정치적 입장을 떠나 대한민국의 명운이 걸린 지역 균형발전과 전국적 상생·공존 정책에 이해와 협조를 부탁드린다"고 촉구했다.
이 대통령은 이 글을 게시한 지 4분 만에 엑스에 "부처 눈에는 부처가 보이고 돼지 눈에는 돼지가 보이는 법이다. 내가 생각하고 행동하는 것처럼 타인도 그럴 것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는 글을 올렸다.
이를 두고 정치권에서는 정부가 정치적 이유로 이른바 '삼전닉스'(삼성전자·SK하이닉스)의 호남 반도체 투자를 추진하고 있다는 국민의힘 등 야권의 비판을 반박하기 위한 차원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동시에 이 대통령의 국정 운영 방식을 두고 "이 대통령이 철거 용역(평론가) 등을 동원해 (민주 진영을) 다 허물고 재건축을 하려고 한다"는 한 범여권 논객 유시민 작가의 비판을 겨냥한 메시지라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전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삼전닉스가 없었다면 이재명은 뭐로 버텼을까. 주가도, 수출도, 성장률도 삼전닉스만 붙잡고 버티고 있다"며 "급기야 민주당 전당대회까지 삼전닉스에 맡길 태세"라고 비판했다. 이어 "반도체 줄테니 정청래 떨어뜨려 달라는 것이다. 이 정도면 정청래가 불쌍할 지경이다"라며 "어렵던 시절 버티다 간신히 반도체 빛 좀 보는데, 이것저것 다 뜯기고 있는 삼전닉스도 참 안타깝다"고 덧붙였다.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 역시 페이스북에 "기업 이사회가 치열하게 결정해야 할 산업 입지를 청와대 정책실장이 선언하고 대통령이 하명했다. 국가 경제를 인질로 잡은 명백한 '직권남용'이자 초법적 '권한남용'"이라며 "이재명 정권의 강제 갈취는 기업에도 호남에도 결코 도움 되는 선택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한편, 강유정 청와대 수석대변인은 이날 언론 공지를 통해 "일부 언론의 보도에 대해 사실을 알린다"며 "이 대통령이 sns에 게재한 글은 원칙적 내용"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다만 기업의 지방 집중 투자에 대한 억측과 허위 주장이 유포됨에 대한 안타까움이라는 점을 참고로 (출입기자단에) 이미 알렸다"며 "이에 과도한 해석 보도에 유의해 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