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동균 마포구청장 당선인이 25일 뉴데일리와 만나 인터뷰를 하고 있다. ⓒ정상윤 기자
"마포구민이 더 이상 거리에서 반대 구호를 외치지 않아도 되는 구정을 만들겠습니다."
4년 만에 마포구청장으로 복귀하는 유동균 당선인이 민선 9기 구정의 핵심 키워드로 '안정'과 '소통'을 꺼내 들었다.
전임 구정 기간 자원회수시설 문제를 비롯해 지역 명칭 혼선과 조직문화 논란까지 이어지며 마포구민의 갈등 피로가 커진 만큼 행정의 무게중심을 갈등 대응에서 생활 안정으로 옮기겠다는 취지다.
유 당선인은 지난 25일 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각종 갈등과 행정 혼선을 바로잡고 주민 체감형 정책을 다시 궤도에 올릴 계획"이라며 "구민과 소통할 수 있다는 생각에 의욕이 넘친다"고 말했다.
유 당선인은 이를 위한 핵심 과제로 소통행정 회복과 청렴도 개선, 중단 사업 재개, 재개발·재건축 신속 추진 등을 꼽았다.
▲ 유동균 마포구청장 당선인이 25일 뉴데일리와의 인터뷰 중 주민 민원들을 기록한 수첩을 꺼내 설명하고 있다. ⓒ정상윤 기자
◆ "주민 헷갈리는 행정 안 돼"…명칭 혼선부터 바로잡는다
유 당선인은 민선 9기 마포구정의 핵심 과제로 갈등을 줄이는 행정을 꼽았다. 행정이 주민 의사를 충분히 수렴하지 않으면 결국 주민 반발이라는 벽에 부딪힌다는 판단이다.
그는 "구민의 의사를 충분히 수렴하지 않고 행정을 하면 반드시 거센 벽에 부딪힌다"며 "주민들이 벽이 되기 시작하면 한 발자국도 앞으로 나아갈 수 없다"고 말했다.
대표적인 사례로는 지역 명칭 혼선을 들었다. 유 당선인은 당선 인사 현수막에 휴대전화 번호를 공개한 뒤 주민 의견을 받고 있는데 불광천·홍제천 등 공식 명칭과 월드컵천·성산천 등 비공식 명칭이 함께 쓰이는 데 대한 민원이 적지 않다고 설명했다.
유 당선인은 전임 구정에서 지역 명소화 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기존 지명과 별개로 새로운 이름이 병행 사용되면서 주민 혼란이 커졌다고 보고 있다. 불광천·홍제천처럼 공식 명칭이 있는 공간에 월드컵천·성산천 등 별칭이 쓰이고, 도로와 보행길에도 레드로드·설렘길 같은 명칭이 덧붙으면서 실제 위치를 설명하거나 행정 정보를 확인하는 데 불편이 생겼다는 것이다.
그는 "사고나 위험한 상황에 부닥쳤을 때 정확한 위치와 명칭은 구조 요청을 위한 기본 정보"라며 "생명과 직결될 수 있는 주요 기준점에서 혼란이 생기면 일상의 안전체계가 위협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레드로드, 설렘길, 도화꽃길 등 전임 구정에서 추진된 명칭 사업에 대해서도 재검토 가능성을 열어뒀다. 유 당선인은 "명칭 혼용 문제는 주민 안전을 최우선에 두고 심도 있게 검토해 개선하겠다"고 말했다.
◆ 수첩 7권에 담은 민원…"탁상행정 벗어나야"
유 당선인은 인터뷰장에 선거운동 기간 들고 다닌 수첩 여러 권을 가져왔다. 수첩에는 마을버스, 전기버스, 어린이놀이터 등 선거운동 과정에서 만난 주민들의 요구가 빼곡히 적혀 있었다.
그는 "선거운동 기간 갖고 다닌 수첩만 7권"이라며 "사람들을 만나면 민원을 적었고, 실제 공약으로 연결된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어린이놀이터 공약도 주민 제안에서 출발했다. 유 당선인은 "사람들을 만나다 보면 강아지 놀이터나 반려동물 시설을 요구하는 경우가 많은데, 한 주민이 어린이놀이터를 만들어달라고 했다"며 "그 얘기를 듣고 어린이놀이터 공약을 동별 공약에 넣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탁상공론이나 탁상행정은 지금 시대를 따라갈 수 없다"며 "공고를 내고 여러 절차를 거치는 방식만으로는 늦다. 주민과 바로 부딪히면서 민원을 접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구정 운영 방식도 소통 중심으로 바꾸겠다고 했다. 유 당선인은 "주민이 원하는 바를 늘 소통해 알아가고, 소통을 통해 주민 요구를 예측해 행정에 접목하겠다"며 "그것을 성과와 결과로 보여드리겠다"고 말했다.
▲ 유동균 마포구청장 당선인이 25일 뉴데일리와 만나 인터뷰를 하고 있다. ⓒ정상윤 기자
◆ 청렴도·조직문화 회복 예고…"공무원들이 일할 판 깔아야"
유 당선인은 마포구청 내부 조직문화 회복도 주요 과제로 제시했다. 그는 전임 구정 기간 마포구 청렴도가 하락한 점을 언급하며 행정 원칙과 내부 소통을 다시 세우겠다고 밝혔다.
그는 "청렴이라는 게 꼭 비리만을 뜻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원칙, 지휘체계, 언행 등 여러 요소가 있다. 그런 것들을 지켜가면서 공무원들과 상생해야 한다"고 말했다.
구청장이 모든 일을 직접 하려 해서는 안 된다는 점도 강조했다. 유 당선인은 "구청장이 다 하려고 하면 안 된다"며 "훌륭한 인프라를 형성하고 있는 공무원들이 자기 재능을 꺼내 쓸 수 있도록 장을 깔아줘야 한다"고 했다.
이어 "공무원들이 서울시와 대화하고 설득해 교부금이나 특교 등을 확보하려면 의지가 있어야 한다"며 "그 자세는 구청장이 만들어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유 당선인은 민선 7기 때 추진하다 중단된 생활밀착형 사업도 되살리겠다고 했다. 그는 교육경비보조금 확대를 통해 마포에서 학교를 나온 아이들이 생존수영과 조정, 1인 1악기, 1인 1운동을 익힐 수 있는 환경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성산동 샛터근린공원 일대에 국제규격 수영장을 포함한 복합문화체육센터를 조성하는 사업도 다시 추진한다. 유 당선인은 "민선 8기 들어 중단됐지만 9기 시작과 함께 해당 사업을 조속히 재개할 계획"이라며 "반드시 지역 주민 의견을 충분히 수렴해 시설 운영 방안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민선 7기 대표 사업 중 하나였던 500만 그루 나무심기도 이어간다. 그는 "녹지는 폭염과 도심 열섬현상에 대응할 수 있는 적극적 대책"이라며 "주민참여 형태의 나무심기도 계속해 나가겠다"고 했다.
▲ 유동균 마포구청장 당선인이 25일 뉴데일리와 만나 인터뷰를 하고 있다. ⓒ정상윤 기자
◆ 1호 결재는 재개발·재건축 TF…"막힌 지점 뚫겠다"
유 당선인은 취임 후 1호 결재 사업으로 재개발·재건축 신속추진 태스크포스(TF) 구성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당초 유 당선인은 지역사랑상품권 확대를 1호 결재 사업으로 검토했지만, 서울시의 대규모 발행이 전제되지 않으면 자치구 단독으로 효과를 내기 어렵다고 보고 방향을 틀었다는 설명이다. 
유 당선인은 취임 즉시 구청 차원에서 실행할 수 있는 재개발·재건축 신속추진 TF를 먼저 띄우겠다고 밝혔다. 그는 "재개발·재건축에서 오는 민원이 모든 민원의 70~80%를 차지한다"며 "재개발·재건축 TF를 만드는 것으로 1호 결재를 바꿨다"고 설명했다.
마포구에는 현재 39개 정비사업장에서 재개발·재건축이 추진되고 있다. 유 당선인은 사업장별 상황을 파악하고 막힌 지점을 찾아 행정 지원을 강화하겠다는 방침이다.
특히 퇴직 공무원과 분야별 전문가를 활용해 주민과 조합을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정비사업 경험이 부족한 주민들이 절차와 정보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는 만큼, 기본계획 수립부터 조합 운영, 분양 공고까지 단계별로 돕겠다는 취지다.
그는 "조합장도 처음 하는 사람이 많다 보니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르고 막연하게 구청만 쳐다보는 경우가 있다"며 "1년 차에는 무엇을 해야 하고, 2년 차에는 무엇을 해야 하는지 차근차근 알려줘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구청이 사업 방향을 과도하게 간섭하는 방식은 지양하겠다고 했다. 유 당선인은 "주민들이 할 일은 주민들이 하고, 구청은 행정적 지원을 하겠다는 것"이라며 "행정은 하고자 하는 대로 갈 수 있게 도와주되 간섭하지 않는 방향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 당선인은 "저를 지지한 분들뿐 아니라 다른 후보를 선택한 분들의 마음까지 넓게 아우르는 모두의 구청장이 되겠다"며 "갈등보다는 통합을, 경쟁보다는 발전을, 보여주기식 행정보다는 실질적인 변화를 만들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