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세훈 서울시장이 24일 '대한민국 미래혁신포럼'에서 특강 발언을 하고 있다. ⓒ서울시
오세훈 서울시장이 서울의 새 성장 전략으로 '야간경제'를 꺼내 들었다. 관광객과 시민이 저녁 이후에도 서울 곳곳에서 머물고 소비할 수 있도록 25개 자치구별 야간상권 거점을 키우고 이를 총괄할 '나이트 메이어' 제도 도입도 추진한다는 구상이다.
그는 6·3 지방선거 승리 요인으로는 청년·약자·도시경쟁력 정책을 앞세운 실용 노선을 꼽았다. 이념이나 진영보다 시민 생활에 직접 도움이 되는 정책을 꾸준히 추진한 결과 중도층과 청년층의 교차투표로 이어졌다는 자체 평가다.
오 시장은 24일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이 회장을 맡은 '대한민국 미래혁신포럼' 초청 특강에서 이 같은 내용의 '6·3 지방선거 진단과 향후 과제'를 밝혔다.
▲ 한산한 신촌 먹자골목 밤 모습. ⓒ연합뉴스
◆ 침체된 밤 상권 살린다…25개구 '야장' 거점화 시동
이날 강연에서 가장 눈에 띈 대목은 야간경제 활성화 구상이다. 오 시장은 "도시경제를 떠받치는 데 야간경제가 차지하는 비중이 굉장히 높다"며 "25개 자치구의 야장을 하나씩 지정하고 나이트 메이어 시스템을 도입해 야간경제를 활성화하겠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25개 자치구에서 특색 있는 야간 상권이나 야외 영업 가능 지역을 추천받아 '야간경제 거점'으로 육성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지역별 골목상권과 문화·관광 자원을 묶어 저녁 이후 소비를 늘리겠다는 취지다.
오 시장은 코로나19 이후 저녁 식사 뒤 일찍 귀가하는 생활방식이 굳어지면서 야간 소비가 위축됐다고 진단했다. 외국인 관광객이 명동과 홍대뿐 아니라 신당동 떡볶이 골목 등 서울의 생활상권을 찾는 흐름이 커진 만큼, 밤 시간대 즐길 거리와 소비 공간을 늘려야 한다는 것이다.
해외 주요 도시에서 운영 중인 '나이트 메이어' 제도도 서울에 도입한다. 나이트 메이어는 야간문화와 관광, 상권, 안전, 교통 등을 조율하는 역할이다. 단순히 밤 행사를 늘리는 수준을 넘어 서울의 야간경제를 전담 관리하는 체계를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오 시장은 이 같은 정책을 "7월부터 본격적으로 준비할 것"이라고 했다.
▲ 오세훈 서울시장이 24일 '대한민국 미래혁신포럼'에서 참석자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서울시
◆ 오세훈, 승리 요인으로 '실용' 꼽아…"진영보다 체감정책"
오 시장은 이번 지방선거 승리 배경으로 지난 5년간 추진한 '동행·매력 특별시' 정책을 들었다.
그는 "지난 5년 동안 수많은 정책을 시민들께 전달해 왔다"며 "그 정책들이 이번 승리의 바탕을 이뤘고 전달 과정에서 공통적으로 전해진 것은 서울시의 진심이었다"고 말했다.
특히 강북·서남권 등 민주당 지지세가 강한 지역에서 오 시장이 국민의힘 구청장 후보보다 더 많은 표를 얻은 점을 강조했다. 서울시에 따르면 오 시장은 해당 지역에서 국민의힘 구청장 후보보다 총 10만 6125표를 더 얻었다.
오 시장은 이를 두고 "시민 한 분 한 분이 '이 정책은 나에게 도움이 된다', '내 주머니 사정과 자존감에 도움이 된다'고 판단한 정책들이 있었을 것"이라며 "정책 효능감을 드린 것이 중요했다"고 했다.
정치적 구호보다 실제 체감도가 높은 정책이 표심을 움직였다는 분석이다. 오 시장은 청년정책과 약자 지원 정책을 실용시정의 대표 사례로 제시했다.
신혼부부 주거 안정을 지원하는 '미리내집', 인공지능(AI) 실무인재를 키우는 청년취업사관학교, 취약계층 학생에게 온라인 교육 콘텐츠를 제공하는 '서울런' 등이 청년층의 기회 확대에 기여했다는 설명이다.
청년취업사관학교는 25개 전 자치구에 캠퍼스를 구축했다. 서울시에 따르면 문과·예체능계 청년 등을 AI 실무인재로 양성해 76.1%의 취업률을 기록하고 있다.
오 시장은 서울런에 대해서도 "경제 형편이 어려운 집안의 학생이라고 해서 좋은 대학에 들어가지 못한다면 우리 사회는 공평한 스타트라인에 설 수 없다"며 계층 이동 사다리 복원 정책이라고 평가했다.
약자 정책으로는 쪽방촌 주민이 원하는 식당에서 식사할 수 있도록 돕는 '동행식당'과 필요한 생필품을 직접 고를 수 있는 '온기창고'를 들었다. 단순 지원을 넘어 이용자의 선택권과 자존감을 고려했다는 점을 부각했다.
소상공인 지원에는 총 3조1000억원을 투입하고 있다고 밝혔다. 창업과 성장, 위기 극복, 재도전을 아우르는 생애주기별 지원을 통해 골목상권의 자생력을 높이겠다는 취지다.
오 시장은 "서울시가 약자를 위해 진심으로 사력을 다해 왔다고 평가해 주신 것이 이번 승리의 큰 바탕이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 오세훈 서울시장이 24일 '대한민국 미래혁신포럼'에서 특강 발언을 하고 있다. ⓒ서울시
◆ "서울을 글로벌 톱3 도시로"…관광·문화 인프라 키운다
오 시장은 서울의 다음 목표로 '글로벌 톱3 도시'를 제시했다. 현재 세계도시종합경쟁력지수(GPCI) 6위인 서울을 올해 안에 5위로 끌어올리고 2030년까지 세계 3위 도시로 도약시키겠다는 구상이다.
그는 우선 서울이 최근 주요 국제지표에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세계도시종합경쟁력지수 6위를 비롯해 유학하고 싶은 도시 1위, 국제회의 개최 순위 3위, 국제금융센터지수(GFCI) 10위 등을 기록하며 도시 브랜드와 경제 경쟁력이 함께 높아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서울시민 삶의 질 지표도 개선됐다고 강조했다. '2025 서울서베이'에서 서울시민 행복지수는 6.54점에서 6.61점으로 생활환경 만족도는 6.90점에서 7.05점으로 상승했다. 야간보행 안전도 역시 5.99점에서 6.37점으로 올랐다.
오 시장은 글로벌 톱3 도시 도약을 위한 핵심 전략으로 관광·문화 인프라 확충을 꼽았다. DDP와 디자인서울, 한강르네상스, 한강버스, 감사의 정원 등이 추진 과정에서 전시행정이라는 비판을 받았지만 결과적으로 시민 일상과 서울의 국제적 위상을 바꾸는 자산이 됐다고 평가했다.
그는 DDP가 누적 방문객 1억명을 넘긴 서울의 대표 랜드마크로 자리 잡았다며 현재 추진 중인 노들섬 '예술섬 프로젝트'도 "DDP에 이은 또 하나의 서울 랜드마크가 될 야심작"이라고 소개했다.
오 시장은 인공지능 확산과 근로시간 단축으로 여가 시간이 늘어날수록 관광·문화산업의 중요성이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관광산업만큼 서울경제에 직접적인 도움이 되는 분야도 드물다"며 "서울을 즐길 수 있는 매력 요소를 하나라도 더 만들어 관광자원으로 축적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오 시장은 서울시정과 보수정치의 핵심 가치로 '진심·포용·유능'을 제시했다. 그는 "국민의 신뢰 없이는 나라가 바로 설 수 없다"며 '민무신불립(民無信不立)'을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