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24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는 모습. ⓒ이종현 기자
정청래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사실상 연임 도전 수순에 들어가면서 당권 경쟁의 변수로 40·50 강성 지지층의 향배가 떠오르고 있다. 김민석 국무총리와 송영길 의원의 반청(반정청래) 연대 가능성이 거론되는 가운데 정 전 대표가 강성 권리당원과 친노·친문 성향의 40·50 표심 결집에 승부를 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25일 정치권에 따르면 정 전 대표는 전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대표직 사퇴를 선언한 직후 곧바로 김어준 씨의 '딴지일보 게시판'을 찾아 자신의 소회를 밝혔다.
그는 김대중·노무현·문재인 전 대통령과 이재명 대통령을 두루 언급하며 자신의 '민주 정통성'을 강조했다.
정 전 대표는 또 전날에는 서울국제도서전에 참석한 문재인 전 대통령을 예방했다.
이에 당 안팎에서는 정 전 대표의 움직임이 8·17 전당대회를 앞두고 친노·친문(친노무현·친문재인) 성향의 전통적인 지지층과 권리당원 표심을 선점하기 위한 포석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이번 당 대표 선거는 '명픽'(이재명 대통령 선택)으로 평가받는 김 총리와 송 의원의 연대가 예상되는 데다 원내에서는 김 총리 등을 중심으로 한 친명(친이재명)계 의원들의 지지세가 우세한 분위기가 흐르고 있다.
이 때문에 정 전 대표로서는 원내 열세를 권리당원 표심으로 만회해야 하는 상황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정 전 대표가 최근 당원주권과 권리당원 중심의 당 운영을 연이어 강조하고 보완수사권 완전 폐지 등 강성 지지층이 민감하게 반응하는 의제를 전면에 내세우는 것도 같은 맥락이라는 해석이 제기된다.
정 전 대표는 이날도 자신의 페이스북에 "보완수사권 전면 폐지. 지금 당장!"이라는 글을 적었으며 이날부터 1박 2일 일정으로 열리는 전북도당 6·3 지방선거 당선자 워크숍에 참석하는 등 호남행을 택했다.
여기에 이른바 '문조털래유'(문재인·조국·정청래·김어준·유시민)로 상징되는 친노·친문 진영의 영향력도 변수로 꼽힌다.
'문조털래유'는 이 대통령의 강성 지지 그룹인 '뉴이재명'이 멸칭으로 부르는 표현으로, 민주당 전통 노선의 지지층과 권리당원들에게 상당한 파급력을 갖는 것으로 평가받는다.
'문조털래유' 노선을 따르는 지지층은 정 전 대표가 '민심의 바로미터'로 치켜세운 딴지일보 게시판에서 주로 활동하며, 뉴 이재명과는 결이 다른 여론을 형성하고 있다. 전당대회 국면에서도 김 총리보다 정 전 대표에게 우호적인 여론이 집중되고 있다.
공교롭게도 최근에는 이 대통령의 핵심 지지 기반이던 40·50세대의 민심에도 변화 조짐이 감지되고 있다.
지난 22일 발표된 리얼미터 여론조사 결과 이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율이 전주 대비 4.8%포인트 하락한 46.7%로 집계됐다. 연령별로는 40대가 5.5%포인트, 50대가 9.1%포인트 각각 하락하며 핵심 지지층의 이탈 조짐이 두드러졌다.
이러한 흐름은 최근 당내 명청 갈등을 둘러싸고 민주당 지지층 사이에서 분출되는 반명(반이재명) 기류와도 맞물린다는 해석이 나온다.
최근 딴지일보 게시판에는 "40·50세대 중 한 세대라도 빠지면 현 정부의 위기" "민주당의 이재명이어야지 이재명의 민주당이 돼서는 안 된다"는 등 이 대통령에 대한 반감이 드러나고 있다.
정 전 대표를 옹호하거나 이 대통령과 친명계를 비판하는 글에도 적지 않은 공감이 이어지고 있다.
김어준 씨도 이날 자신의 유튜브 방송 '뉴스공장'에서 "통상의 하락과 달리 '코어(핵심) 지지층'이 이탈하고 있다"며 경고성 메시지를 냈다.
당 안팎에서는 이러한 여론의 균열이 정 전 대표에게는 오히려 공략 가능한 '틈새'가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원내 의원들의 지지세에서는 밀리지만 친노·친문 성향의 40·50세대 또는 권리당원을 결집시킬 경우 당원투표에서 결코 불리하지 않다는 계산이 깔려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민주당의 한 관계자는 "지난해 전당대회에서도 정 전 대표가 원내 조직은 불리했지만 당원 표심에서 압승을 거뒀다"며 "40·50세대와 권리당원의 표심이 어디로 움직이느냐가 승패를 가를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한편 기사에 인용한 '리얼미터' 여론조사는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지난 15~19일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2517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조사는 무선(100%)·자동응답 방식으로 진행됐다. 응답률은 4.2%,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2.0%포인트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