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의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최종전이 임박한 가운데, '호랑나비' 김흥국이 미국 로스앤젤레스(LA) 한인타운에서 현지 교민들과 함께 대규모 응원전에 나서기로 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역만리에서 펼쳐지는 교민들과 김흥국의 뜨거운 합동 응원전이 한국 대표팀의 '승전보'를 울리는 긍정의 에너지로 작용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김흥국은 지난 10일 홀로 미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북중미 월드컵 현장을 직접 찾기 위해서였다. 숙소도 넉넉히 마련하지 못한 채 지인들의 도움을 받아 이동하며 응원 일정을 이어 온 그는 체코전과 멕시코전을 현장에서 지켜보며 누구보다 열정적으로 태극전사를 응원했다.

김흥국은 "체코와의 조별리그 1차전에서 한국이 짜릿한 역전승을 거두자 현지 한인사회 분위기도 한껏 달아올랐다"며 "36년 동안 월드컵 응원을 다녔지만 이번 승리는 평생 잊기 힘들 정도로 짜릿했다"고 말했다.
멕시코전 응원도 화제가 됐다. 경기 장소인 과달라하라에 도착한 그는 도시 이름을 활용해 "과달라하라가 아니라 '꼴달라하라'"라는 응원 구호를 만들어 현지 교민들에게 웃음을 안겼다. 경기 티켓을 구하지 못한 교민들이 적지 않다는 사실을 알게 된 뒤에는 해병대 후배가 운영하는 식당에 대형 스크린을 설치해 함께 응원전을 펼치기도 했다.

1990년 이탈리아 월드컵부터 시작된 그의 원정 응원 역사는 어느덧 여덟 번째를 맞았다. 코로나19 여파로 현장을 찾지 못했던 대회를 제외하면 사실상 대부분의 월드컵 무대에서 태극기를 들고 응원석을 지킨 셈이다. 꽹과리와 태극기를 챙겨 세계 곳곳을 누비는 모습 때문에 축구팬들 사이에서는 '12번째 태극전사'라는 별명도 익숙하다.

이제 그의 시선은 남아공과의 조별리그 최종전을 향해 있다.
24일 오후 6시(현지시각) 열리는 한국과 남아공의 운명적인 맞대결을 앞두고 LA 윌셔 리버티파크 잔디광장에서는 경기 4시간 전부터 1만 명 규모의 한인 응원 행사 'K-타운 워치 페스티벌'이 진행된다. 김흥국은 현장을 찾아 응원 구호를 선창하며 분위기를 이끌 예정이다.

그의 응원 메시지도 어느 때보다 절박하다.

김흥국은 홍명보 감독을 향해 "사생결단하라. 반드시 승리해야 한다"고 외쳤고, 주장 손흥민에게는 "흥민아, 나 흥국이야. 멋진 슛과 골을 꼭 보여달라"고 응원의 마음을 전했다. 이어 황희찬, 이강인, 김민재, 김승규 등 대표팀 선수들의 이름을 일일이 언급하며 선전을 기원했다.

무엇보다 그는 이번 경기를 월드컵 여정의 분수령으로 보고 있다.
김흥국은 "이번만큼 대한민국 승리가 간절했던 적이 없다"며 "남아공전 패배는 상상하고 싶지도 않다. 반드시 이겨서 다음 라운드로 올라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11살 때 처음 축구공을 차던 순수한 마음으로 돌아가 응원하고 있다"며 "한국에서 가져온 태극기를 흔들고 꽹과리를 치면서 목이 터져라 '대~한민국'을 외칠 생각"이라고 말했다.

당초 멕시코전 이후 귀국할 예정이었던 그는 대표팀이 32강 진출을 확정하는 순간까지 현장을 지키기로 했다. 한국 축구를 향한 그의 응원은 남아공전이 끝난 뒤인 26일에야 마무리될 예정이다.

36년째 이어지고 있는 김흥국의 월드컵 사랑. LA 한복판에서 울려 퍼질 그의 "대~한민국" 함성이 이번에도 태극전사들에게 힘이 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사진 제공 = 김흥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