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투표지 부족 사태 등 국민 참정권 침해 진상 규명 및 선거 관리 개혁을 위한 국조특위 전체회의에서 일부 자리가 비어있다. 이날 서울시 선거관리위원장과 송파구 선거관리위원장은 불출석했다. ⓒ뉴시스
선거관리위원회의 투표지 부족 사태를 따지고자 열린 국회 첫 국정조사에서 핵심 선관위원들이 대거 불출석했다. 여야는 국민 참정권 침해 의혹을 규명하겠다며 한자리에 모였지만 증인으로 채택된 중앙·서울·송파 전·현직 선관위원 19명 중 16명이 회의장에 나오지 않으면서 첫 회의부터 선관위의 책임 회피 논란이 불거졌다.
국회 '국민 참정권 침해 진상 규명 및 선거 관리 개혁을 위한 국정조사특별위원회'는 23일 국회에서 전체회의를 열고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등에 대한 1차 기관보고를 받았다.
특위는 전날 중앙선관위 전·현직 관계자 27명, 서울시선관위 관계자 6명, 송파구선관위 관계자 10명 등 총 43명을 증인으로 채택했다. 중앙선관위 관련 참고인 1명도 부르기로 했다.
그러나 이날 회의에는 중앙·서울·송파 전·현직 선관위원 19명 가운데 16명이 불출석했다. 증인으로 채택된 중앙선관위원 9명 중 출석한 인사는 노태악 전 중앙선관위원장과 위철환 중앙선관위원장 직무대행 등 2명뿐이다.
조병현·조성대·박순영·남래진·김대웅·윤광일·전현정 위원 등 중앙선관위 비상임위원 7명은 모두 불출석을 통보했다. 서울시선관위에서는 오민석 전 위원장이 나오지 않았다. 송파구선관위에서도 조시훈 전 사무국장을 제외하면 민소영 전 위원장을 포함해 나머지는 전원 불출석했다.
국회에서의 증언·감정 등에 관한 법률은 출석요구서가 출석 요구일 7일 전까지 송달되도록 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이번 회의 증인 출석에는 강제력이 없었다. 여야는 전날 증인·참고인 명단에 합의한 뒤 각 기관을 통해 출석을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민의힘 소속 윤상현 국조특위 위원장은 "위원장으로서 강한 유감의 뜻을 표한다"며 "임의 출석 형식이라서 안 나와도 된다. 법적 강제성은 없다지만 국민의 진상 규명 의지, 위원회의 의지에 너무 합당하지 못한 태도다. 지금이라도 나왔으면 하는 강력한 요구를 전한다"고 밝혔다.
여야 의원들의 질타도 이어졌다. 신동욱 국민의힘 의원은 "전 국민이 분노하고 있는데 선관위는 도대체 진상조사에 응할 자세가 되어 있는지 심히 걱정스럽다"며 "가장 핵심적으로 이번 사태에 대해서 증언을 하셔야 될 분들이 한 분도 나오지 않고 이렇게 불출석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영배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오 전 위원장의 불출석을 겨냥해 "현 사태가 우리 헌정질서에서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 누구보다 잘 아실 분인데 이 자리에 불출석했다는 것 자체가 얼마나 무책임한 태도를 가지고 있는가를 국민들께 똑똑히 보여 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여당 간사인 윤건영 민주당 의원은 "어떻게 비상근 위원들만 다 불출석을 하느냐, 그리고 불출석 사유를 정확하게 제시하지도 못했다"며 "조직적으로 저항하고 대항한다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야당 간사인 서범수 국민의힘 의원은 "그렇지 않아도 비상근 선관위원 제도 자체가 이 사태의 원인 중의 하나라고 지금 지목돼 있는데 정작 책임 있는 사람들이 이 자리에 안 나오고 지금 뭘 하고 계신다는 말이냐"고 비판했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는 윤 위원장을 향해 "선관위가 제출 요구하는 자료 등에 대해 방만하게 대응할 가능성이 농후해 보인다"면서 "기관보고를 한 다음에 한 2주간의 시차를 두고 나중에 청문회까지 가게 되는데 그 사이에 추가 기관보고를 계속 받아야 하는 것 아닌가 한다"고 물었다.
여야의 압박이 이어지자 위철환 직무대행은 "중앙선관위 비상임위원 7명 중 5명은 오후 1시 30분에 출석하신다고 연락이 됐다"며 "나머지 2명은 일정이 있어서 미확정"이라고 설명했다.
위 직무대행은 기관보고 인사말에서 "투표지 부족 사태로 큰 혼란과 불편을 겪으신 유권자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죄의 말씀을 올린다"고 했다.
그는 "2022년 대선 사전투표 부실 관리 논란 이후 국민 신뢰 회복을 위해 4년 여간 여러 노력을 했다"면서도 "미흡한 선거 관리 준비와 대처로 인해 이런 일이 또다시 발생했다. 참담하고 비통한 심정"이라고 밝혔다.
위 직무대행은 선관위 쇄신 필요성도 언급했다. 그는 "국민의 비판과 감시로부터 예외가 되는 헌법기관은 존재할 수 없다"고 했다. 이어 "그동안 관행을 완전히 깨뜨리고 전면적인 조직 쇄신의 길로 나아가고자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