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홍명보 감독은 멕시코와 A조 2차전에서 손흥민을 후반 12분 교체했다.ⓒ연합뉴스 제공
[편집자주] 한국 축구 간판 공격수이자 지도자 김도훈 감독이 2026 북중미 월드컵 관전평을 본지에 기고한다. 한국의 마지막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우승 감독이자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지역 2차 예선을 성공적으로 이끈 김 감독이 냉철하면서도 따뜻한 시선을 독자들과 공유한다.
멕시코전에서 한국 선수들은 경기를 잘했다. 다만 결과가 아쉽다. 
우리 선수들의 자신감이 보였다. 멕시코 홈에서 하는데도 자신감이 있었다. 전혀 상대에 기죽지 않고 경기를 했던 것은 긍정적이다. 경기 초반 멕시코가 강하게 나올 때 우리는 전혀 밀리지 않고 대응했다. 멕시코의 초반 득점 확률이 높았는데, 잘 막았다. 
멕시코를 상대로 승리를 가져올 기회였는데, 아쉬움이 많다. 우리 선수의 실수로 패한 것 같아 더욱 아쉽다. 멕시코와 경기는 항상 분위기와 자신감은 한국이 좋은데 결과는 멕시코가 가져갔다. 이번에도 그랬다. 
'공격 조직'에서 한국은 3-4-3으로 나섰고, 중앙을 더 강화했다. 파이널 서드(득점권 구역)로 공격을 전개할 때는 양쪽 윙백이 올라가면서 3-2-5의 형태가 됐다. 앞에 5가 W 형태가 돼야 이상적인데, 한국은 W 형태를 유지하기 위해 노력했다. 
미들 서드(중원 구역)에서는 3-4-3 포메이션을 유지했고, 이재성의 침투 움직임이 많이 나왔다. 손흥민 역시 라인 브레이커의 모습을 보여줬다. 또 센터백인 김민재와 이한범이 적극적으로 공격에 가담해 줬다. 
'수비 조직'에서는 5-2-3으로 멕시코를 막아냈다. 한국의 스리톱이 멕시코의 중앙을 막았다. 손흥민, 이재성, 이강인이 멕시코가 중앙으로 들어오는 것을 막으면서, 멕시코를 사이드로 몰아내는 역할을 한 부분이 있다. 
이렇게 한국 스리톱이 멕시코 중앙을 잘 막으면서 상대에게 기회를 내주지 않았다. 또 이로 인해 우리가 라인을 조금 더 올릴 수 있는 상황을 만들 수 있었다. 
멕시코는 5-4-1 포메이션으로 수비를 튼튼하게 하는 전술을 들고 나왔다. 공격보다는 수비에 초점을 맞췄다. 라인 자체가 하프라인 밑에 있었다. 반면 우리는 센터서클에서 자리를 잡았고, 미들 프레싱까지 해냈다. 
멕시코는 한국의 역습 시 공간 침투에 대한 준비를 많이 했다. 멕시코가 수비에 너무 집중하다 보니, 멕시코가 가진 축구 스타일을 잘 보여주지 못했다. 
아쉬운 점은 손흥민 교체 타이밍이다. 결과론적이지만, 손흥민 교체 타이밍이 빠르지 않았나 생각을 한다. 
0-1 상황이면 상대가 내려설 것이다. 개인적인 생각으로 이때 손흥민을 남기고, 오현규보다 조규성을 먼저 넣었으면 어땠을까. 상대가 내려선 상황에서는 조규성이 뛰었으면 좋았겠다는 나의 개인적인 생각이다. 롱볼 전술을 쓰면서 동시에 손흥민의 뒷공간 침투도 가능하다.  
손흥민은 1차적인 라인 파괴 움직임을 전반전부터 가져갔다. 멕시코 뒷공간을 노리면서, 상대 간격을 넓혔다. 이로 인해 한국의 중원 공간에 경기를 풀어갈 수 있는 길을 만들어줬다. 이런 손흥민을 일찍 빼서 아쉬웠다. 
전반 이강인이 우리 지역까지 내려와 패스를 하는 모습이 보였다. 내 생각에는 멕시코가 이강인에 대한 두려움을 가지고 있었던 것 같다. 이강인에게 당하는 상황을 만들지 않기 위해서 수비 대응을 했다. 이강인이 위에서 할 수 있는 것을 막았고, 때문에 이강인이 밀려서 내려왔다. 
이강인이 내려와서 빌드업을 했다. 황인범, 백승호가 와서 했으면 좋았을 텐데, 그렇게 되지 않았다. 이강인이 조금 더 위에서 플레이를 했으면 좋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더 올라가서 킬패스 상황을 만들었으면 하는 아쉬움이다. 
이강인이 올라와서 플레이했다면 오른쪽 윙백 김문환과의 시너지 효과도 기대할 수 있었다. 김문환은 돌파와 침투가 좋은 선수다. 이강인이 위에 있었다면 이강인의 연계로 김문환 쪽에서도 좋은 장면이 만들어질 수 있었을 것이다.
세트피스가 마지막에 나온 점도 아쉽다. 세트피스를 만들기 위해서 그전부터 도전적인 돌파, 침투 움직임, 패스 시도 등을 해야 했다. 조금 더 유리한 상황을 만들기 위해 이강인도 조금 더 공격적으로 올라가 하프 스페이스를 침투하는 시도를 했으면 좋았을 것이다. 
그리고 상대가 내려서 손흥민의 침투 움직임을 방어하는 전략을 썼다. 그렇다면 미들 지역에서 패스를 연결을 통한 침투 움직임을 만들어야 했다. 상대가 강하게 압박하는 상황에서 월 패스 혹은 돌려치기 패스를 통해 볼을 주고 침투하는 움직임으로 갔으면 좋았다. 
상대보다 우리가 먼저 가면 수적 우위를 가질 수 있다. 돌파할 수 있는 상황이 만들어진다. 또 상대는 숫자가 모자라 밖으로 나올 수밖에 없다. 그렇게 했다면 더 좋은 장면이 나올 수 있었다. 
이번 멕시코전은 긍정적인 점, 아쉬운 점이 모두 들었다. 결론은 '졌잘싸'다. 
지금은 긍정적이어야 한다. 실수에 대해 너무 자책하는 거보다는 우리가 상대 홈에서 그런 자신감 넘치는 경기력을 보여줬다는 긍정적인 모습을 상기해야 한다. 지금은 용기를 줄 수 있는 상황을 만들었으면 좋겠다.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가 남았다. 남아프리카공화국(남아공)은 쉬운 팀이 아니다. 남아공은 4-2-3-1 포메이션으로, 멕시코보다 더욱 공격적인 전술을 쓰는 팀이다. 아프리카팀에 무조건 이긴다는 보장은 없다. 이런 마음을 가져서도 안 된다. 마지막 게임은 한국의 경기 스타일, 한국이 잘하는 경기로 결과를 가져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 김도훈 감독이 뉴데일리에 북중미 월드컵 관전평을 기고한다.ⓒ연합뉴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