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핵물질 추가 개발 중단을 출발점으로 하는 단계적 비핵화 접근을 제안했다. 제재보다 대화, 완전한 비핵화보다 동결을 앞세우는 구상이다. 북한이 러시아와의 사실상의 군사동맹으로 제재를 무력화하고 비핵화를 영구 거부하는 현실을 인정한 셈이지만 북한이 그 현실의 설계자라는 점에서 평가가 엇갈린다.
◆北 김여정 "비핵화는 최종적으로 종결된 사안"
북한 김여정의 지난 18일 담화는 사실상 비핵화를 협상 의제에서 영구 제거하겠다는 선언이다. 김여정은 G7(주요 7개국) 정상회의 공동선언문의 '완전한 비핵화' 문구를 겨냥해 "우리 국가 헌법에 대한 직접적 침해로 되는 G7의 월권행위에 강한 불만과 유감을 표시하며 이를 가장 명백한 어조로 단호히 규탄 배격한다"고 밝혔다. 이어 "최종적으로 종결된 사안인 '비핵화'가 언제 가도 성사될 수 없다는 것을 그들이 모를 리 없으며 실제로 모른다면 정치적 판별력의 결여, 현실 감각의 부족만을 드러낼 뿐"이라고 비난했다.
김여정은 "핵은 공화국법이 부여한 주권 수호의 강위력한 수단이며 평화 보장의 초석"이라며 "자위적, 대응적 수단으로서의 우리의 핵은 정체성도 존속성도 영구불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핵 보유는 반드시 고수해야 할 우리의 핵심 이익이며 '비핵화'는 절대로 넘어설 수 없는 불퇴의 선"이라며 "어떤 경우에도 그 누구에게도 핵보유국의 핵심 이익을 건드리는 것은 최악의 재앙적 선택으로 될 것"이라는 위협까지 덧붙였다.
◆李 대통령 "제재와 압박은 효과 없다 … 핵물질 추가 개발 중단 협상해야"
이 대통령은 전날 G7·유럽 순방 결과 브리핑에서 지난 16일(현지시각) G7 만찬 계기로 만난 트럼프 대통령에게 "지금과 같은 방식으로는 해결되지 않고 제재와 압박은 효과가 없다. 러시아와 북한이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군사 협력을 하면서 제재의 실효성이 떨어졌다"고 설명했다고 전했다. 이어 "이제는 (제재보다는) 핵물질 추가 개발을 중단시키는 협상을 할 때다. 확산되지 않도록 하는 게 이득"이라며 "미국이 북한과 대화할 수 있는 유일한 상대다. 북한이 공감할 수 있는 현실적 안을 냈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나아가 이 대통령은 "비핵화를 포기하지 말되 단기·중기·장기로 나눠서 가자"면서 "먼저 현재보다 핵물질을 추가하지 않게 하도록 하고, 핵물질을 해외로 반출하지 않도록 하고,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기술도 더는 개발하지 않는 것, 즉 중단하는 것만 해도 국제 사회에는 이익"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일단 중단을 시키고 그다음 단계로 체제 위협이 더 없다고 판단되는 상황을 서로 만들어서 이제 비핵화를 향해 가면 되지 않느냐, 이를 장기 목표로 삼자는 단계적 접근에 대해 긴 시간 설명을 드렸다"고 소개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그것도 하나의 방법일 수 있겠다. 충분히 고민해 보겠다"고 답했다고 한다.
◆북핵 동결과 북한 비핵화 사이
표면적으로 남북 양측의 목표는 다르다. 김여정은 비핵화를 "종결된 사안"으로 못 박았고 이 대통령은 비핵화를 "장기 목표"로 남겼다. 그러나 협상의 출발점부터 상당 부분 겹친다. 북한은 이미 확보한 핵전력을 기정사실로 한 채 안전 보장과 제재 완화를 요구하고 이 대통령은 추가 개발 중단을 1단계 목표로 제시했다. 양측 모두 '완전하고 검증 가능한 비핵화'를 단기 협상 목표로 내세우지 않는다는 점에서 사실상 관리 국면을 전제로 한 셈이다.
북한이 ICBM(대륙간탄도미사일) 전력과 다수의 핵탄두를 이미 보유한 것으로 평가되는 이상 '추가 개발 중단'만으로는 북한이 원하는 사실상의 핵보유국 지위를 그대로 인정하는 효과를 낳는다. 검증 실패나 합의 파기 시 북한이 제재 완화와 외교적 인정만 챙기는 결과는 1994년 제네바 합의와 2007년 6자회담 초기 합의에서 이미 경험한 바 있다. 선(先) 동결이 비핵화로 이어지지 않고 그대로 굳어버리면 결국 북한의 핵 보유를 사실상 인정하는 결과가 된다.
◆北 김여정 "비핵화는 최종적으로 종결된 사안"
북한 김여정의 지난 18일 담화는 사실상 비핵화를 협상 의제에서 영구 제거하겠다는 선언이다. 김여정은 G7(주요 7개국) 정상회의 공동선언문의 '완전한 비핵화' 문구를 겨냥해 "우리 국가 헌법에 대한 직접적 침해로 되는 G7의 월권행위에 강한 불만과 유감을 표시하며 이를 가장 명백한 어조로 단호히 규탄 배격한다"고 밝혔다. 이어 "최종적으로 종결된 사안인 '비핵화'가 언제 가도 성사될 수 없다는 것을 그들이 모를 리 없으며 실제로 모른다면 정치적 판별력의 결여, 현실 감각의 부족만을 드러낼 뿐"이라고 비난했다.
김여정은 "핵은 공화국법이 부여한 주권 수호의 강위력한 수단이며 평화 보장의 초석"이라며 "자위적, 대응적 수단으로서의 우리의 핵은 정체성도 존속성도 영구불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핵 보유는 반드시 고수해야 할 우리의 핵심 이익이며 '비핵화'는 절대로 넘어설 수 없는 불퇴의 선"이라며 "어떤 경우에도 그 누구에게도 핵보유국의 핵심 이익을 건드리는 것은 최악의 재앙적 선택으로 될 것"이라는 위협까지 덧붙였다.
◆李 대통령 "제재와 압박은 효과 없다 … 핵물질 추가 개발 중단 협상해야"
이 대통령은 전날 G7·유럽 순방 결과 브리핑에서 지난 16일(현지시각) G7 만찬 계기로 만난 트럼프 대통령에게 "지금과 같은 방식으로는 해결되지 않고 제재와 압박은 효과가 없다. 러시아와 북한이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군사 협력을 하면서 제재의 실효성이 떨어졌다"고 설명했다고 전했다. 이어 "이제는 (제재보다는) 핵물질 추가 개발을 중단시키는 협상을 할 때다. 확산되지 않도록 하는 게 이득"이라며 "미국이 북한과 대화할 수 있는 유일한 상대다. 북한이 공감할 수 있는 현실적 안을 냈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나아가 이 대통령은 "비핵화를 포기하지 말되 단기·중기·장기로 나눠서 가자"면서 "먼저 현재보다 핵물질을 추가하지 않게 하도록 하고, 핵물질을 해외로 반출하지 않도록 하고,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기술도 더는 개발하지 않는 것, 즉 중단하는 것만 해도 국제 사회에는 이익"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일단 중단을 시키고 그다음 단계로 체제 위협이 더 없다고 판단되는 상황을 서로 만들어서 이제 비핵화를 향해 가면 되지 않느냐, 이를 장기 목표로 삼자는 단계적 접근에 대해 긴 시간 설명을 드렸다"고 소개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그것도 하나의 방법일 수 있겠다. 충분히 고민해 보겠다"고 답했다고 한다.
◆북핵 동결과 북한 비핵화 사이
표면적으로 남북 양측의 목표는 다르다. 김여정은 비핵화를 "종결된 사안"으로 못 박았고 이 대통령은 비핵화를 "장기 목표"로 남겼다. 그러나 협상의 출발점부터 상당 부분 겹친다. 북한은 이미 확보한 핵전력을 기정사실로 한 채 안전 보장과 제재 완화를 요구하고 이 대통령은 추가 개발 중단을 1단계 목표로 제시했다. 양측 모두 '완전하고 검증 가능한 비핵화'를 단기 협상 목표로 내세우지 않는다는 점에서 사실상 관리 국면을 전제로 한 셈이다.
북한이 ICBM(대륙간탄도미사일) 전력과 다수의 핵탄두를 이미 보유한 것으로 평가되는 이상 '추가 개발 중단'만으로는 북한이 원하는 사실상의 핵보유국 지위를 그대로 인정하는 효과를 낳는다. 검증 실패나 합의 파기 시 북한이 제재 완화와 외교적 인정만 챙기는 결과는 1994년 제네바 합의와 2007년 6자회담 초기 합의에서 이미 경험한 바 있다. 선(先) 동결이 비핵화로 이어지지 않고 그대로 굳어버리면 결국 북한의 핵 보유를 사실상 인정하는 결과가 된다.
◆트럼프 변수와 북러·북중 밀착 … '이재명표 현실론'이 답하지 못한 것
물론 '이재명표 북핵 현실론'이 트럼프라는 변수를 만나 실제 동력을 얻을 수 있다는 낙관론도 완전히 무시할 수만은 없다. 1기 행정부 당시 싱가포르·하노이로 이어진 과정을 보더라도 트럼프의 협상 의지는 전통적 대북 원칙과 무관하게 작동해 온 측면이 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과 다시 대화에 나선다 해도 북한은 "비핵화는 최종적으로 종결된 사안"이라는 전제를 바꾸지 않은 채 테이블에 앉겠다는 의사를 거듭 밝히고 있다. 출발 전제가 다른 이상 트럼프가 나선다 해도 협상의 판 자체를 바꾸기보다는 그 안에서 조건을 조정하는 수준에 머물 공산이 크다.
이 대통령의 제재 실효성 진단 자체는 현실을 반영한다. 북한은 러시아와의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관계에 관한 조약' 2주년을 맞아 북한군 파병을 "국가 간 동맹 조약 이행의 가장 본보기적인 실천적 사례로서 진정한 단결과 협조의 정신, 참다운 국제주의적 의리의 산모범을 뚜렷이 증시했다"고 선전했다. 약 2만 명 규모 파병과 7000여 명의 누적 사상자를 감수하면서도 이 동맹을 더 강화하겠다는 것이 평양의 공식 입장이다.
북한 외무성은 북러 조약을 "조로(북러) 친선 관계를 정치와 경제, 군사, 문화 등 모든 분야에 걸쳐 영속적으로 확대 발전시켜 나갈 수 있는 강력한 법적 기틀"이라고 규정했으며 체결 자체를 "지역과 세계의 평화와 안전을 굳건히 수호해 나가려는 역사적 선택"이라고 자찬했다. 북한은 러시아와 "평화롭고 정의로운 새 세계 건설을 적극 추동해 나가는 것은 우리 공화국 정부의 일관된 입장"이라고 강조했다. 상호 군사 원조 조항인 제4조를 근거로 우크라이나 전선에 병력을 보내면서도 이를 '평화'와 '새 세계 질서'의 언어로 포장하는 대목이다.
제재 우회 통로는 러시아에만 있지 않다. 중국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으로서 추가 제재 결의를 차단하는 한편, 북한 대외무역의 대부분을 떠맡는 구조를 유지하고 있다. 러시아가 군사·경제 지원으로 숨통을 틔워주는 사이 중국이 제재 틀 자체를 공동화하는 양상이다. 이 대통령의 대북 유화론은 이 두 축, 즉 북러 동맹과 북중 경제 의존 구조를 어떻게 다룰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 답을 담고 있지 않다.
◆'이재명표 현실론'의 귀착점
이란은 우라늄 농축을 60%까지 끌어올린 채 국제사회와 무제한 증강만 막는 수준의 타협을 반복하고 있다. 북한은 이미 그 너머에 있다. ICBM·전술핵·다탄두 등 전력 수준과 미국 본토를 직접 타격할 수 있는 능력으로 북한에 대한 군사 옵션은 사실상 선택지에서 지워진 상태다. 이재명표 현실론은 내부 논리만 놓고 보면 일관성이 있다. 제재는 약해졌고, 군사적 수단은 제한돼 있으며, 트럼프는 다시 움직일 가능성이 있다. 문제는 그 현실을 만든 주체가 북한이라는 점이다. 북한은 러시아 동맹과 핵 불포기를 동시에 강화하며 협상판의 구조 자체를 자신에게 유리하게 짜 놓았다. 그 위에서 우리나라가 미국을 설득하는 구도가 만들어진 것이다.
동결이 비핵화로 이어지려면 김여정이 "최종적으로 종결된 사안"이라고 선언한 비핵화 의제가 다시 열려야 한다. 지금 조건에서는 이 대통령의 단계론이 향할 수 있는 지점이 북한의 사실상 핵보유국 지위를 국제 협상의 출발점으로 굳히는 방향에 더 가까운 것 아니냐는 물음이 제기될 수밖에 없다.
물론 '이재명표 북핵 현실론'이 트럼프라는 변수를 만나 실제 동력을 얻을 수 있다는 낙관론도 완전히 무시할 수만은 없다. 1기 행정부 당시 싱가포르·하노이로 이어진 과정을 보더라도 트럼프의 협상 의지는 전통적 대북 원칙과 무관하게 작동해 온 측면이 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과 다시 대화에 나선다 해도 북한은 "비핵화는 최종적으로 종결된 사안"이라는 전제를 바꾸지 않은 채 테이블에 앉겠다는 의사를 거듭 밝히고 있다. 출발 전제가 다른 이상 트럼프가 나선다 해도 협상의 판 자체를 바꾸기보다는 그 안에서 조건을 조정하는 수준에 머물 공산이 크다.
이 대통령의 제재 실효성 진단 자체는 현실을 반영한다. 북한은 러시아와의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관계에 관한 조약' 2주년을 맞아 북한군 파병을 "국가 간 동맹 조약 이행의 가장 본보기적인 실천적 사례로서 진정한 단결과 협조의 정신, 참다운 국제주의적 의리의 산모범을 뚜렷이 증시했다"고 선전했다. 약 2만 명 규모 파병과 7000여 명의 누적 사상자를 감수하면서도 이 동맹을 더 강화하겠다는 것이 평양의 공식 입장이다.
북한 외무성은 북러 조약을 "조로(북러) 친선 관계를 정치와 경제, 군사, 문화 등 모든 분야에 걸쳐 영속적으로 확대 발전시켜 나갈 수 있는 강력한 법적 기틀"이라고 규정했으며 체결 자체를 "지역과 세계의 평화와 안전을 굳건히 수호해 나가려는 역사적 선택"이라고 자찬했다. 북한은 러시아와 "평화롭고 정의로운 새 세계 건설을 적극 추동해 나가는 것은 우리 공화국 정부의 일관된 입장"이라고 강조했다. 상호 군사 원조 조항인 제4조를 근거로 우크라이나 전선에 병력을 보내면서도 이를 '평화'와 '새 세계 질서'의 언어로 포장하는 대목이다.
제재 우회 통로는 러시아에만 있지 않다. 중국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으로서 추가 제재 결의를 차단하는 한편, 북한 대외무역의 대부분을 떠맡는 구조를 유지하고 있다. 러시아가 군사·경제 지원으로 숨통을 틔워주는 사이 중국이 제재 틀 자체를 공동화하는 양상이다. 이 대통령의 대북 유화론은 이 두 축, 즉 북러 동맹과 북중 경제 의존 구조를 어떻게 다룰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 답을 담고 있지 않다.
◆'이재명표 현실론'의 귀착점
이란은 우라늄 농축을 60%까지 끌어올린 채 국제사회와 무제한 증강만 막는 수준의 타협을 반복하고 있다. 북한은 이미 그 너머에 있다. ICBM·전술핵·다탄두 등 전력 수준과 미국 본토를 직접 타격할 수 있는 능력으로 북한에 대한 군사 옵션은 사실상 선택지에서 지워진 상태다. 이재명표 현실론은 내부 논리만 놓고 보면 일관성이 있다. 제재는 약해졌고, 군사적 수단은 제한돼 있으며, 트럼프는 다시 움직일 가능성이 있다. 문제는 그 현실을 만든 주체가 북한이라는 점이다. 북한은 러시아 동맹과 핵 불포기를 동시에 강화하며 협상판의 구조 자체를 자신에게 유리하게 짜 놓았다. 그 위에서 우리나라가 미국을 설득하는 구도가 만들어진 것이다.
동결이 비핵화로 이어지려면 김여정이 "최종적으로 종결된 사안"이라고 선언한 비핵화 의제가 다시 열려야 한다. 지금 조건에서는 이 대통령의 단계론이 향할 수 있는 지점이 북한의 사실상 핵보유국 지위를 국제 협상의 출발점으로 굳히는 방향에 더 가까운 것 아니냐는 물음이 제기될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