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8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발언하는 모습. ⓒ뉴시스
이재명 대통령에 대한 평가가 긍정보다 부정이 많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오면서 집권 2년 차 국정 운영이 변곡점을 맞았다. 더불어민주당 지지율도 함께 하락세를 보이면서 집권 세력에 대한 견제 여론이 6·3 지방선거를 기점으로 확산하는 분위기다. 선거 과정에서 논란이 된 공소 취소 문제와 투표지 부족 사태 등에 대한 출구 전략을 제시하지 못한다면 여권의 부담은 더욱 커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18일 정치권에 따르면 여론조사기관 '조원씨앤아이'가 스트레이트뉴스 의뢰로 지난 13~15일 전국 유권자 2001명을 대상으로 이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대한 지지도를 조사한 결과 긍정 평가는 47.7%, 부정 평가는 49.0%로 나타났다.(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2.2%포인트)
비록 오차 범위 내지만 해당 기관 조사에서 긍정 응답보다 부정 응답이 높게 나온 것은 이 대통령 취임 후 처음이었다. 긍정 응답이 50% 아래로 떨어진 것도 지난해 10월 이후 8개월 만이다.
정당 지지도 조사에서는 더불어민주당이 40.0%, 국민의힘이 41.6%로 집계됐다. 앞서 지방선거 이후 실시된 한 여론조사에서는 국민의힘 지지도가 민주당을 오차 범위 밖에서 역전했다는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60%대를 기록하던 이 대통령의 국정 운영 지지도는 지방선거 이후 가파른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50% 이하로 떨어졌다는 결과가 잇따르면서 취임 1년 만에 '허니문 효과'가 사라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지방선거 본투표일에 발생한 투표지 부족 사태는 여권 지지율 하락의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부실한 선거 관리로 참정권을 침해받았다고 느낀 유권자의 분노가 정부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진 것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전 정권 인사들을 겨눈 수사를 위해 각종 특검법 발의에 앞장섰던 민주당이 선관위에 대한 특검에는 미온적인 자세를 보인 것도 민심 이탈을 부추긴 배경으로 지목된다.
리얼미터 측은 지난 15일 국민의힘이 민주당 지지율을 역전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온 것과 관련해 "국민의힘은 선관위 국정조사·특검법 발의 등 부실 선거 사태에 대한 강경 대응을 주도하며 진보·중도층과 20대 청년층의 지지를 흡수한 것으로 풀이된다"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이 기소된 사건의 공소를 취소할 수 있도록 하는 조작기소특검법은 중도층 이탈의 원인 중 하나로 거론된다.
그럼에도 이 대통령은 지방선거 이후 열린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법과 상식대로 하면 된다"며 특검법 추진에 힘을 싣는 듯한 발언을 했다. 법무부는 최근 이 대통령이 연루된 사건에 대한 검찰권 남용 의혹을 조사하는 위원회를 만들어 "이 대통령의 공소 취소를 위한 밑작업"이라는 의심을 사고 있다.
국민의힘은 이 대통령과 민주당의 지지율이 동반 하락하자 '공소 취소 추진 철회'가 민심의 요구라고 주장했다.
장동혁 대표는 전날 페이스북을 통해 "이재명, 데드크로스. 이대로는 안 된다는 국민의 분노다. 재판 취소를 포기하라는 것"이라며 "무엇보다 재선거와 (선관위) 특검을 받아들이라는 국민의 준엄한 명령"이라고 주장했다. 
▲ G7 정상회의 등 유럽 순방 일정을 마친 이재명 대통령이 18일 경기 성남 서울공항에 도착해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인사하고 있다. ⓒ뉴시스
부동산 정책에 대한 노선 전환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그간 이 대통령은 다주택자를 투기 세력으로 보고 규제 중심의 정책을 주도했으나 도리어 집값 상승을 부추겼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번 서울시장 선거는 부동산 민심이 반영된 결과라는 지적도 나온다.
이에 대해 최은석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지금 대한민국 부동산 시장에서는 '문재인 정부 시즌2'라는 우려가 현실이 되어가고 있다. 서울 집값은 치솟고 전세는 말라가고 서민들은 월세 난민으로 내몰리고 있다"며 "국민이 체감하는 현실과 정부 인식 사이의 간극이 이 정도라면 서울 민심은 반드시 폭발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민주당 전당대회를 앞두고 벌어지는 '명청'(이재명·정청래) 갈등도 이 대통령의 지지율을 떨어트린 변수로 작용했다. 정청래 대표는 당대표 연임에 무게를 싣고 있지만 친명(친이재명)계 반대에 부딪혔다. 이 대통령의 유럽 순방 환송 행사에 정 대표가 배제되면서 당청 갈등은 더 증폭됐다. 청와대는 논란을 의식한 듯 이날 이 대통령의 귀국 행사에 정 대표를 불렀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지금 이 대통령이 당무에 개입하고 있지 않나. 자기 사람을 (전당대회에) 내보내고 있다. 서울시장 선거에 정원오가 졌으면 대통령이 반성해야 하는 게 상식"이라면서 "그런데 이 대통령은 오히려 정치 탓을 했다. 이런 것을 볼 때 지지자뿐 아니라 중도층도 이런 모습을 좋아하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 대통령이 당무에 더 개입할수록 지지율이 더 떨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상당히 걱정할 만큼의 상황도 올 수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 대통령이 공소 취소 문제에 대해서도 '그만하라'가 아니라 '계속하라'는 취지로 얘기를 한다. 지방선거에서 나온 국민의 비판을 경청하지 않고 있다"며 "선관위 사태도 결국 대통령과 여당이 책임져야 할 문제다. 남 얘기하듯 외면하면 정부 비판이 적지 않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기사에서 인용한 조원씨앤아이 조사는 구조화된 설문지를 활용한 무선전화(100%) ARS 방식으로 실시됐다. 응답률은 2.7%다.
여론조사 내용에 대한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