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세훈 서울시장이 17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여론조사 대납 의혹 관련 결심공판에 출석하기 전 취재진에게 입장을 밝히고 있다. ⓒ정상윤 기자
제3자에게 여론조사 비용을 대납하도록 한 오세훈 서울시장에 대한 선고 기일이 내달 22일로 정해졌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조형우)는 17일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오 시장과 강철원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 후원자인 사업가 김한정씨에 대한 결심 공판을 진행했다.
김건희 특검(특별검사 민중기)은 이날 오 시장에게 징역 1년 6개월과 추징금 3300만 원을, 강 전 부시장과 김씨에게는 각각 징역 1년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특검은 "오 시장은 유력 정치인으로서 누구보다 정치자금법을 준수해야 할 지위에 있었음에도 법이 정한 절차를 거치지 않고 제3자를 통해 여론조사 비용이 지급되게 했다"고 밝혔다.
이어 "정치자금 활용의 투명성 확보라는 입법 목적과 국민 신뢰를 훼손했다"며 "범행 이익의 최종 귀속 주체임에도 수사와 공판 과정에서 책임을 회피해 엄중한 처벌이 불가피하다"고 덧붙였다.
강 전 부시장에 대해서는 "오 시장의 최측근 참모이자 선거캠프 총괄 책임자로서 조직 운영과 자금 집행의 핵심 지위에 있었다"며 "여론조사 결과를 받아보고 거래가 수행되는 과정에서 주요 의사결정에 가담한 점 등을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씨에 대해서도 "후보자 측이 부담해야 할 여론조사 비용을 대납해 정치자금법의 보호법익인 정치 과정의 독립성을 침해했다"며 "수사 단계부터 현재까지 오 시장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신빙성 없는 진술을 계속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오 시장 측은 정치 브로커 명태균씨의 주장이 허위라는 점을 강조하며 무죄를 주장했다.
오 시장 측 변호인은 최후변론에서 "오 시장은 여론조사 비용을 대납할 이유가 없고 대납한 적도 없다"며 "명씨는 거짓 주장을 앵무새처럼 반복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정치적으로 고용된 특검이 피해자와 가해자를 뒤바꿔 명태균 일당을 제대로 수사조차 하지 않았다"며 "이 사건은 명씨의 사기극이자 공갈극에 불과하다"고 강조했다.
오 시장 역시 최후진술에서 특검 수사와 기소를 강하게 비판했다.
오 시장은 "민주당의, 민주당에 의한, 민주당을 위한 특검법을 바탕으로 정치에 종속되고 도구화된 검사들에 의해 기소된 사건"이라며 "명태균 시나리오, 명태균 주연에 특검 연출, 선거 시기에 맞춘 매우 비양심적이고 부도덕한 기소"라고 말했다.
오 시장은 202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명씨로부터 총 10차례에 걸쳐 여론조사 결과를 제공받고, 김씨에게 3300만 원 상당의 조사 비용을 대납하게 한 혐의를 받는다.
특검은 오 시장이 당시 비서실장이던 강 전 부시장을 통해 명씨와 연락하며 여론조사 결과를 전달받은 후 김씨가 명씨의 실질적 운영 회사로 지목된 미래한국연구소 측에 비용을 지급한 것으로 보고 있다.
오 시장 측은 명씨를 신뢰할 수 없다고 판단해 관계를 끊었고 여론조사를 의뢰하거나 비용 대납을 요청한 사실도 없다는 입장이다.
정치자금법 위반으로 벌금 100만 원 이상의 형이 확정되면 피선거권 제한 사유가 될 수 있다. 지방자치단체장이 피선거권을 잃을 경우 직위 상실로 이어질 수 있어 향후 1심 판단에 관심이 쏠린다.
오 시장 등에 대한 1심 선고는 내달 22일 내려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