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가 저물어가는 저녁 무렵, 집으로 향하는 발걸음 위에 내려앉는 소소한 위로를 노래로 풀어낸 신곡이 찾아온다.

가수 로지(Losy5)가 17일 정오 세 번째 디지털 싱글 '모두가 기다리는 시간이 있습니다'를 공개하며 또 한 번 새로운 음악적 얼굴을 선보인다.

이번 작품은 '수채화 시인'으로 널리 알려진 강원석 시인의 아홉 번째 시집 '어떻게 사세요'에 수록된 시 '오후 여섯 시'에서 출발했다. 시가 품고 있는 따뜻한 정서와 일상의 풍경을 음악으로 옮겨온 이번 싱글은 화려한 기교보다 공감과 위안을 앞세운 이지리스닝 어쿠스틱 장르로 완성됐다.

곡은 특별한 사건이나 극적인 감정을 이야기하지 않는다. 대신 하루를 마무리하며 집으로 돌아가는 시간, 해가 저물고 별이 떠오르는 순간처럼 누구에게나 찾아오는 평범한 행복에 주목한다. 바쁜 일상 속에서 잊고 지냈던 소중한 감정을 조용히 끌어올리며 듣는 이들에게 잔잔한 여운을 남긴다.

무엇보다 이번 신곡은 로지의 음악적 변신이라는 점에서도 관심을 모은다.

그동안 강렬한 에너지와 폭발적인 가창력을 앞세운 무대를 선보여 왔던 그는 이번 작품에서 한층 절제된 표현과 부드러운 음색으로 색다른 매력을 드러낸다. 힘을 빼고 담담하게 이야기를 건네는 듯한 보컬은 노랫말 속 풍경과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며 편안한 감상 경험을 선사한다.

제작사 비크(VIC) 관계자는 "이번 곡은 로지가 지금까지 보여준 역동적인 이미지와는 또 다른 결을 담고 있다"며 "화려한 기교보다 감정의 온도에 집중한 작품으로, 로지의 새로운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최근 음악 시장에서는 자극적인 사운드보다 일상을 위로하는 감성형 음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며 "이번 싱글 역시 바쁜 하루를 보낸 청취자들이 편안하게 들을 수 있는 음악이 되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가요계 관계자들도 로지의 행보를 주목하고 있다.

한 음악평론가는 "최근 K-팝 시장이 퍼포먼스 중심으로 빠르게 변화하고 있지만, 오히려 진정성 있는 스토리와 감성을 담은 음악을 찾는 수요도 꾸준히 존재한다"며 "시를 원작으로 한 이번 프로젝트는 로지의 개성과 차별성을 동시에 보여줄 수 있는 선택"이라고 평가했다.

신곡은 오는 20일 방송되는 KBS JOY 프로그램 '지상렬 강원석의 시집 가는 길'에서도 만나볼 수 있다. 방송에서는 개그맨 지상렬과 강원석 시인이 경북 포항을 찾아 시민들의 삶과 추억을 시로 풀어내는 과정이 그려지며, '모두가 기다리는 시간이 있습니다'가 배경 음악으로 사용돼 프로그램의 감성을 더욱 풍성하게 만들 예정이다.

로지는 오랜 시간 라이브 무대를 중심으로 활동해 온 가수다. 관객과 직접 호흡하는 공연 현장을 가장 중요하게 여겨왔지만, 지난해 첫 공식 음원을 발표하며 본격적인 음원 활동에도 발을 내디뎠다.

그는 "무대에서 관객과 눈을 맞추며 노래하는 순간을 늘 소중하게 생각해 왔다"며 "하지만 더 많은 사람들과 음악으로 만나고 싶다는 마음이 커지면서 음원 작업에도 도전하게 됐다"고 밝힌 바 있다.

독특한 활동명인 'Losy5' 역시 여전히 베일에 싸여 있다. 로지는 여러 인터뷰를 통해 "이름에 담긴 의미는 언젠가 직접 이야기할 기회가 있을 것"이라며 궁금증을 남겨왔다.

한편 이번 신곡의 모티브가 된 강원석 시인은 감성적인 언어와 서정적 표현으로 독자들의 사랑을 받아온 인물이다. 2016년 첫 시집 '그대가 곁에 없어 바람에 꽃이 집니다'를 시작으로 '바람이 그리움을 안다면', '너에게 꽃이다', '내 그리움이 그대 곁에 머물 때', '마음으로 그린 그림', '그대의 향기가 바람에 날릴 때', '꽃잎을 적신 이슬을 모아', '너에게 해 주고 싶은 말', '어떻게 사세요'까지 발표한 시집 모두가 베스트셀러 반열에 오르며 꾸준한 독자층을 형성해 왔다.

시가 노래가 되고, 노래가 다시 사람들의 일상으로 스며드는 순간. 로지의 신곡 '모두가 기다리는 시간이 있습니다'는 그 조용한 순환의 출발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사진 제공 = 비크 / 에이엠지글로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