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1일 멕시코 사포판 과달라하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A조 1차전 한국과 체코의 경기 후반 황인범이 골을 넣은 뒤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황인범이 한국을 구했다. 실점으로 끌려가던 순간 동점골을 터뜨렸다. 승부처에서는 결승골까지 만들어냈다. 부상 우려 속에 월드컵 무대를 밟은 황인범은 체코전에서 1골 1도움을 기록하며 한국의 2-1 역전승과 함께 FIFA 선정 최우수선수(MVP)까지 거머쥐었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12일(한국시간)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A조 1차전에서 체코를 2-1로 꺾었다. 그 중심에는 황인범(페예노르트)이 있었다.
한국은 후반 초반까지 체코의 탄탄한 수비와 역습에 고전하며 0-1로 뒤졌다. 분위기가 상대 쪽으로 넘어가는 듯했던 후반 22분, 황인범이 흐름을 바꿨다. 이강인이 연결한 침투 패스를 받은 그는 상대 수비와 골키퍼의 위치를 침착하게 확인한 뒤 감각적인 마무리로 골망을 흔들었다. 한국의 이번 대회 첫 골이자 황인범 개인에게는 월드컵 무대 첫 득점이었다.
동점골로 기세를 끌어올린 황인범은 역전승의 발판까지 마련했다. 후반 35분 상대 수비 뒷공간을 파고드는 오현규를 향해 정확한 패스를 연결했고, 오현규가 이를 마무리하며 승부를 뒤집었다. 황인범은 이날 1골 1도움을 기록하며 한국 공격의 출발점이자 마침표 역할을 모두 수행했다.
경기 후 FIFA는 황인범을 최우수선수로 선정했다. 공격포인트뿐 아니라 경기 운영 능력도 높이 평가받았다. 황인범은 중원에서 공을 배급하며 공격 전개의 중심축 역할을 맡았고, 수비 시에는 적극적인 압박과 커버 플레이로 팀의 균형을 유지했다.
황인범의 활약은 더욱 의미가 깊다. 그는 올 시즌 소속팀에서 잇따른 부상으로 어려운 시간을 보냈다. 월드컵을 앞두고도 몸 상태에 대한 우려가 이어졌고, 실전 감각 부족을 걱정하는 시선도 적지 않았다. 하지만 홍명보 감독은 황인범을 향한 신뢰를 거두지 않았고, 황인범은 첫 경기부터 최고의 경기력으로 기대에 응답했다.
경기 후 황인범은 "공격포인트를 자주 기록하는 선수는 아니지만 그런 부분을 보완하기 위해 노력해왔다"며 "개인 기록보다 팀이 승점 3점을 얻은 것이 더 기쁘다. 동료들이 함께 뛰어준 덕분에 좋은 결과를 만들 수 있었다"고 말했다.
대표팀에서 황인범은 오랫동안 중원의 핵심으로 활약해왔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을 통해 존재감을 드러낸 뒤 꾸준히 대표팀의 중심축을 맡았고,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도 전 경기에 선발 출전하며 16강 진출에 힘을 보탰다. 이번 대회에서는 한층 성숙해진 모습으로 월드컵 무대를 누비고 있다.
기록도 남겼다. 황인범은 월드컵 본선 한 경기에서 1골과 1도움을 동시에 기록한 역대 세 번째 한국 선수가 됐다. 또한 한국 선수가 월드컵 무대에서 골과 도움을 함께 올린 것은 1994 미국 월드컵 이후 32년 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