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11일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국민의힘이 6·3 지방선거 투표지 부족 사태와 관련한 선거관리위원회(선관위)의 증거 관리 실태를 정조준하며 공세 수위를 끌어올렸다. 법원의 증거 보전 결정 대상이던 투표지 보관 상자가 폐기된 사실이 드러나자 단순 행정 부실을 넘어 진상 규명을 가로막는 '증거 인멸' 의혹까지 제기하며 선관위 책임론에 불을 지핀 것이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11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잠실7동 제2투표소의 투표지 보관 상자 폐기와 관련해 "사태의 진상을 밝힐 핵심 증거를 선관위가 인멸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장 대표는 "사건이 발생했을 때 중앙선관위는 국정조사든 특검이든 성실하게 임하겠다고 했는데 국정조사나 특검을 받으려면 이 사태 경위를 설명하기 위해 스스로 잘 보관하고 있었어야 할 자료이자 증거"라며 "합수본(검·경 합동수사본부)이 뭉개는 사이 전국 투표소 증거가 사라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선관위의 증거 관리 부실이 단순 실수가 아니라 진상 규명을 가로막는 행위라고 규정하며 특검의 시급성을 거듭 강조했다.
그는 "선관위는 즉각 전국 투표소에 증거물 폐기를 중지시키고 합수본은 지체 없이 압수수색과 증거 확보에 들어가야 한다"며 "국정조사를 지켜보고 특검을 하자고 할 게 아니라 지금 이 순간에도 증거들이 사라지고 있으니 지금 당장 특검법을 통과시켜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어 "국민의 분노에 정치가 답을 내놔야 한다"며 "이 정도로 심각한 문제가 발생했다면 신속하게 선거를 무효화하고 전국 재선거를 실시하는 것이 최선의 해결책일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국민의힘은 선관위의 증거 관리 부실이 재선거 요구의 명분을 더욱 키우고 있다며 특검 추진과 함께 선거 무효 소송 등 후속 대응을 검토할 방침이다.
김재원 최고위원은 "특검과 국조는 불법 행위를 밝혀낼 것이지 선거 전반의 부실 관리로 선거 무효가 될 정도의 상황이 발생했다고 하더라도 그걸 치유할 길을 찾아내기 어렵다"며 "당에서 즉시 소청 절차를 준비하고 중대한 불법이 발생하면 재선거 투쟁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선거소청은 선거나 당선의 효력에 이의가 있으면 소송에 앞서 선관위에 판단을 구하는 불복 절차다. 공직선거법에 따르면 유권자나 후보자는 선거일로부터 14일 이내에 관할 선관위를 상대로 선거소청을 제기할 수 있다.
신동욱 최고위원은 "우리는 그간 부정선거라는 프레임에 갇히지 않기 위해 부정선거라는 말을 꺼내는 걸 두려워했다"며 "그런데 시민들이 부정선거라는 말을 꺼내기 시작한다. 부실선거와 부정선거의 차이는 무엇인가. 이 정도 부실이 있으면 부정이라고 말하긴 어렵지만 적어도 '미필적 고의'를 의심할 수밖에 없는 상황 아니냐"고 지적했다.
한편 이호선 국민의힘 당무감사위원장은 전날까지 서울시민을 대상으로 공동 원고를 공개 모집했으며 이를 토대로 이날 선거소청에 나설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