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8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이종현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와 관련해 검경 합동수사본부 구성을 지시하자, 국민의힘이 특별검사 도입을 요구하며 맞서고 있다. 국민의힘은 전재수 더불어민주당 부산시장 당선인의 통일교 금품수수 의혹 처리 사례를 들어 합수본 수사로는 국민적 의혹을 해소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8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선관위 책임자) 처벌을 위해서 어디까지 무엇이 문제됐는지를 밝히려면 반드시 특검이 필요하다"고 했다.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도 전날 '선관위 종합특검법' 발의를 예고했다. 주 의원은 "합수본은 신뢰를 잃었다. 국정조사와 특검을 동시에 추진해야 한다"며 "김민석 총리도 특검 수용 의사를 밝혔다. 선관위 종합특검법을 발의하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을 향해 "전재수 까르띠에 면죄부를 준 합수본을 또 띄우는 이유가 무엇인가"라고 지적했다.
앞서 이 대통령은 전날 페이스북을 통해 선관위 사태에 대한 검경 합수본 구성을 지시했다. 이 대통령은 "검찰과 경찰이 참여하는 합동수사본부를 구성해 책임 소재를 분명히 하고, 사건의 전모를 철저히 규명할 것을 지시했다"고 했다. 
그러나 국민의힘은 전재수 더불어민주당 부산시장 당선인 사례를 들어 합수본의 신뢰성을 문제 삼고 있다. 특히 지난 4월 전재수 더불어민주당 부산시장 당선인의 통일교 금품수수 의혹이 공소권 없음 또는 혐의 없음으로 끝난 점을 들어, 선관위 사태는 처음부터 독립적인 특검으로 규명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김민수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검경 합수본은 얼마든지 통제 가능한 수사"라며 "원하는 방향대로, 권력이 이끄는 방향대로 수사의 방향이 결정될 수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국민 참정권 박탈 문제, 국민 주권 상실 문제를 되돌려 놓는 것은 철저한 특검이어야 한다"고 했다.
앞서 정교유착 의혹을 수사한 검경 합수본은 지난 4월 10일 전 당선인의 통일교 금품수수 의혹을 공소권 없음 또는 혐의 없음으로 종결했다. 전 당선인은 2018년 8월 21일 경기 가평군 통일교 천정궁에서 한학자 통일교 총재 측으로부터 785만원 상당 까르띠에 시계와 현금 2000만~3000만원을 받았다는 의혹을 받았다.
합수본은 수수 의심 대상이 785만원 상당 까르띠에 시계뿐이라며 공소시효가 지났다고 봤다. 뇌물액이 3000만 원 미만이면 공소시효가 7년인데, 수수 의심 시점은 이미 8년 전이라 공소권이 없다는 것이다. 1000만원 상당 자서전 구입 의혹도 청탁이 입증되지 않았다며 혐의 없음으로 정리했다.
반면 경찰 압수수색 직전 전 당선인의 부산 지역구 사무실 업무용 PC 5대를 초기화하고 하드디스크 등 저장장치 3대를 훼손·유기한 혐의를 받는 보좌진 4명은 증거인멸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합수본은 전 당선인의 관여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국민의힘은 당시 강하게 반발했다. 장 대표는 "통일교 측 진술에 따르면 까르띠에, 불가리, 현금 4000만 원까지 줬다는 것인데 수사 결과에는 불가리도 4000만 원도 없다"며 "기가 막히게 금액(뇌물액)을 (공소시효에 맞게) 짜 맞췄다"고 지적했다.
한편 전 당선인은 이 같은 사법 리스크를 털어낸 뒤 6·3 지방선거에서 민주당 부산시장 후보로 출마했고, 박형준 국민의힘 후보를 꺾고 당선됐다. 국민의힘이 이번 선관위 투표용지 부족 사태에서도 합수본 수사에 선을 긋고 특검 도입을 요구하는 배경이다.
민주당은 국정조사에는 속도를 내면서도 특검에는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한병도 민주당 원내대표는 전날 긴급 기자회견에서 8일 국정조사 요구서를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동시에 원내 선거제도 개혁 TF를 설치하고 공직선거법, 선거관리위원회법 등 관련 법률을 전면 검토하겠다고 했다.
민주당은 선관위 감시·견제 장치 마련을 명분으로 개헌 가능성까지 열어뒀다. 한 원내대표는 "개헌을 통해서라도 (선관위가) 견제받을 수 있게 하겠다"고 했다. 다만 특검에 대해서는 "야당이 요구하는 특검 문제도 열어두겠다"는 수준에 머물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