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8 러시아 월드컵에서 한국은 디펜딩 챔피언 독일을 침몰시켰다. 손흥민이 한국의 2번째 골을 성공시켰다.ⓒ연합뉴스 제공
2026 북중미 월드컵이 4일 앞으로 다가왔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 대표팀은 A조에 속했다. 때문에 경기도 가장 빨리 치른다. 홍명보호의 첫 경기도 4일 남았다. 
한국은 오는 12일(한국시간) 멕시코 과달라하라 에스타디오 아크론에서 유럽의 '복병' 체코와 A조 1차전을 펼친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25위의 한국이 39위의 체코를 만난다. FIFA 랭킹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지만, 체코를 만만히 볼 수 없다. 
체코는 과거 FIFA 랭킹 2위까지 올랐던 유럽의 강호였다. 1934 이탈리아 월드컵과 1962 칠레 월드컵에서 준우승이라는 업적도 달성한 바 있다. 2000년대로 접어들면서 몰락의 길을 걸었지만, 부활하고 있다. 
체코는 북중미 월드컵 유럽 예선 플레이오프에서 극적으로 살아남으며 2006 독일 월드컵 이후 20년 만에 월드컵 본선 땅을 밟았다. 통산 10번째 월드컵 출전이다. 
미로슬라프 쿠벡 감독이 이끄는 체코는 평균 신장이 187cm에 달하는 장신 군단이다. 191cm의 키를 자랑하는 간판 공격수 파트리크 시크(레버쿠젠)를 포함해 토마시 소우체크(웨스트햄), 말리크 디우프 슐츠(리옹), 라디슬라프 크레이치(울버햄튼) 등을 보유하고 있다. 
당연한 말이지만, 체코와 1차전이 가장 중요하다. 월드컵 조별리그 향방을 가르는 결정적 경기다. 승리하면 32강 진출이 희망적이고, 패배한다면 절망적이다. 
체코는 유럽 특유의 강점을 가지고 있는 팀이다. 압도적 피지컬과 단단한 조직력. 대부분 유럽팀이 가지고 있는 특징이다. 
한국도 이런 유럽과 월드컵 본선에서 수많은 전투를 벌였다. 한국은 유럽에 강했나. 아니면 유럽에 약했나. 한국의 월드컵 역사에서 유럽은 환희와 절망을 모두 품고 있는 대륙이다. 유럽으로 인해 한국 축구는 뜨거웠고, 또 차갑게 식었다. 
한국의 월드컵 역대 유럽과 전적은 24전 6승 6무 12패다. 축구 선진국 유럽과 맞대결 전적에서 밀리는 건 당연하다. 그러나 이 속에 한국 축구 최고의 영광도 들어있다. 
한국의 월드컵 첫 출전. 이렇다 할 준비도 하지 못한 채 나선 1954 스위스 월드컵. 한국은 당대 최강 중 하나였던 헝가리를 만났다. 월드컵에서 한국이 유럽을 처음 만난 역사적인 경기. 한국은 0-9 참패를 당했다. 이어진 튀르키예와 경기에서도 0-7로 무너졌다. 
1986 멕시코 월드컵에서 한국은 유럽을 상대로 처음으로 승점을 얻었다. 장족의 발전이었다. 불가리아를 상대로 1-1로 비겼다. 이어 유럽 최강 중 하나인 이탈리아를 만나 선전한 끝에 2-3으로 패배했다. 
1990 이탈리아 월드컵에서는 또 유럽의 벽에 막혔다. 벨기에에 0-2로 졌고, 스페인에 1-3으로 무너졌다. 
1994 미국 월드컵에서는 유럽을 상대로 두 번째 승점 획득에 성공했다. 스페인을 상대로 극적인 서정원의 동점골이 터지며 2-2로 비겼다. 이어 독일을 상대로 끝까지 물고 늘어지며 2-3 패배를 당했다. 유럽 강호를 상대로도 경쟁력을 보인 한국이었다. 
1998 프랑스 월드컵에서는 '참사'를 당했다. 거스 히딩크 감독이 이끄는 네덜란드에 0-5 참패를 당했다. 한국의 월드컵 역사상 가장 뼈아픈 패배로 기억되고 있다. 이어진 벨기에와 경기에서 투혼을 불사르며 1-1로 비겼다. 
▲ 2002 한일 월드컵 16강에서 안정환이 이탈리아를 상대로 골든골을 터뜨렸다.ⓒ연합뉴스 제공
한국 축구, 아니 한국 스포츠 역사상 최고의 영광 2002 한일 월드컵. 이 무대에서 한국은 드디어 유럽을 넘었다. 폴란드를 2-0으로 잡았다. 한국의 월드컵 역사상 첫 번째 승리였다. 그 희생양이 유럽이었다. 
이어 포르투갈을 1-0으로 잡고 사상 첫 16강 진출에 성공했다. 16강 상대는 우승 후보 이탈리아. 한국 월드컵 역사상 최고의 경기라는 2-1 역전 승리가 나왔다. 연장전에서 터진 안정환의 골든골은 세계를 뒤집었다. 
멈추지 않은 한국은 8강에서 스페인과 비긴 후 승부차기에서 승리, 역사적인 4강을 달성했다. 4강에서 독일에 0-1로 졌고, 3·4위 전에서도 튀르키예에 2-3으로 졌다. 
2006 독일 월드컵에서는 우승 후보 프랑스를 상대로 대등한 경기력을 펼치며 1-1로 비겼고, 스위스에 0-2로 패배했다.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에서 한국은 또 하나의 신화를 작성했다. 사상 첫 원정 16강 진출을 달성했다. 그 시작이 유럽 격파였다. 한국은 조별리그 1차전에서 그리스를 2-0으로 잡으며 상승 곡선을 그리기 시작했다. 
2014 브라질 월드컵에서는 다시 한번 유럽의 벽을 넘지 못했다. 러시아와 1-1로 비겼고, 벨기에에 0-1로 무릎을 꿇었다. 
2018 러시아 월드컵의 좌절과 환희의 공존이었다. 스웨덴에 0-1로 패배한 한국은 당시 월드컵 '디펜딩 챔피언'이자 FIFA 랭킹 1위 독일을 2-0으로 잡는 파란을 일으켰다.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 한국은 또 포효했다. 월드컵 역사상 두 번째 원정 16강에 성공한 것이다. 그 발판이 바로 유럽이었다. 조별리그 3차전에서 황희찬의 극적인 골로 포르투갈을 2-1로 잡고 16강에 올라섰다. 
이제 2026 북중미에서 한국은 25번째 유럽을 상대한다. 통산 전적이 7승 6무 12패가 된다면 한국 축구는 또 하나의 신화를 기대할 수 있다. 반대로 통산 전적이 6승 6무 13패가 된다면, 한국 축구는 또 한 번의 절망을 피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