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상 첫 5선에 성공한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당선인이 4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시청을 향해 이동하고 있다. ⓒ서성진 기자
5선 고지에 오른 오세훈 서울시장이 새 임기 시작과 동시에 거대 야당 시의회라는 변수를 안게 됐다.
6·3 지방선거 서울시의원 선거 결과 더불어민주당은 비례대표를 포함한 전체 118석 가운데 81석을 확보했다. 국민의힘은 37석에 그쳤다.
민주당 의석은 전체의 68.6%로 재적의원 3분의 2 기준선인 79석을 넘어선다. 이번에 당선된 서울시의원들은 오는 7월 1일부터 임기를 시작한다.
서울시장 선거에서는 오 시장이 승리했지만 서울시의회 권력은 민주당으로 넘어가면서 민선 9기 서울시정은 출발부터 여소야대 구도 속에서 운영되게 됐다.
▲ 서울시의회 본회의 모습 ⓒ정상윤 기자
◆ 조례 재의결도 가능한 3분의 2 의석…시의회 민주당 견제력 커졌다.
시의회가 3분의 2 의석을 넘긴다는 것은 단순한 다수당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지방자치법상 서울시장이 시의회 의결에 이의가 있어 재의를 요구하더라도 시의회가 재적의원 과반 출석과 출석의원 3분의 2 이상 찬성으로 같은 내용을 다시 의결하면 해당 의결은 확정된다. 조례안 역시 같은 기준으로 재의결되면 조례로 확정된다.
현재 민주당 의석만으로도 재적의원 3분의 2를 넘는 만큼 당론으로 뭉칠 경우 오 시장의 재의 요구를 사실상 넘어설 수 있는 구조다. 
서울시가 반대하는 조례안이나 의회 의결 사항이라도 민주당이 단일대오를 유지하면 다시 통과시킬 수 있다는 뜻이다. 다만 법령 위반 논란이 있는 경우에는 대법원 제소 등 사법 절차로 이어질 수 있어 3분의 2 의석이 곧바로 모든 정책을 일방 처리할 수 있다는 의미는 아니다.
예산 심의 과정에서도 시의회의 영향력은 커질 전망이다. 지방의회는 단체장이 제출한 예산안을 심의·확정하는 과정에서 사업비를 삭감하거나 조정할 수 있다. 오 시장의 핵심 사업 예산도 시의회 상임위와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심사 과정에서 제동이 걸릴 수 있다.
다만 지방자치법은 지방의회가 지방자치단체장의 동의 없이 지출예산 각 항의 금액을 늘리거나 새로운 비용 항목을 설치할 수 없도록 하고 있다. 민주당이 3분의 2 의석을 확보했더라도 서울시 동의 없이 자체적으로 신규 사업 예산을 대폭 늘리기는 어려운 구조다.
향후 충돌 지점은 예산 삭감과 조례 처리, 조직 개편, 출자·출연기관 운영 등 서울시 행정 전반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 한강버스, 재개발·재건축 관련 제도 정비 등 오 시장의 주요 현안 대부분도 시의회 심사와 의결을 거쳐야 한다.
◆ 민주당 시의회 벽 다시 만난 오세훈…시정 운영 셈법 복잡해져
오 시장은 이미 한 차례 민주당 시의회의 높은 벽을 경험한 바 있다. 2021년 보궐선거로 10년 만에 서울시청에 복귀했을 당시 제10대 서울시의회는 민주당이 100석 넘는 의석을 차지한 절대 우위 구도였다.
당시 오 시장은 서울런, 서울형 헬스케어, 시민단체 보조금 정비 등 주요 사업을 추진했지만 시의회와 예산·조례를 둘러싸고 충돌을 반복했다.
실제로 2021년 첫 추가경정예산안 심사 과정에서 오 시장의 핵심 공약이던 서울런 예산은 58억원에서 36억원으로 줄었고 플랫폼 구축 예산은 준비 부족 등을 이유로 전액 삭감됐다. 서울형 헬스케어 시스템 관련 예산도 상임위 단계에서 전액 삭감됐다가 막판에 일부 복원되는 등 진통을 겪었다.
2022년도 예산안을 둘러싼 갈등도 적지 않았다. 오 시장이 내세운 시민단체 보조금 정비와 '서울시 바로세우기' 기조를 두고 민주당 시의회가 강하게 반발하면서 예산 심사 과정에서 서울시와 시의회가 정면 충돌했다. 이후 2022년 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이 시의회 다수를 차지하면서 오 시장의 시정 추진력은 크게 회복됐다.
이번에는 상황이 다시 뒤집혔다. 오 시장은 5선 시장으로 행정 경험과 시정 장악력을 갖췄지만 시의회는 민주당이 재적 3분의 2를 넘는 의석을 확보했다. 여기에 서울 25개 구청장 가운데 17곳도 민주당이 차지하면서 시의회와 기초자치단체 권력 모두 야당 우위로 재편됐다.
오 시장 입장에서는 시의회와 사전 조율 없이 핵심 정책을 밀어붙이기 어려운 환경이 됐다. 반대로 민주당도 예산 증액과 신규 비목 설치에는 시장 동의가 필요한 만큼 무리한 독자 노선보다는 주요 현안별 협상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
민선 9기 서울시정의 향방은 오 시장의 정치력과 민주당 시의회의 견제 수위에 따라 갈릴 전망이다. 
서울시의 한 관계자는 "오 시장이 5선으로 시정 연속성은 확보했지만 조례와 예산의 관문은 민주당 시의회가 쥐게 됐다"며 "앞으로 주요 현안별로 협치와 충돌이 반복될 수 있는 만큼 시의회와의 사전 조율이 더 중요해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