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법원. ⓒ뉴데일리DB
대법원이 헌법재판소에서 심리 중인 '1호 재판소원' 사건과 관련해 답변서를 제출하지 않았다.
4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은 이날까지 녹십자가 청구한 '백신 입찰 담합 과징금 사건' 재판소원에 대한 답변서를 헌재에 내지 않았다.
앞서 헌재는 지난 4월 해당 사건을 전원재판부에 회부하고 피청구인인 대법원장에게 회부 사실을 통지하면서 답변서 제출을 요청했다.
대법원은 통지서가 송달된 날로부터 30일 이내에 답변서를 제출할 수 있었지만 기한 내 답변서를 내지 않기로 했다.
법원 내부에서는 대법원이 답변서를 제출할 경우 재판의 중립성이 훼손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 것으로 전해졌다.
재판소원의 대상이 된 사건은 녹십자가 공정거래위원회의 과징금 처분에 불복해 낸 행정소송이다. 
이 때문에 대법원이 재판소원 피청구인 지위에서 의견을 제출할 경우 기존 소송의 한쪽 당사자 주장에 대한 입장을 밝히는 형식이 될 수 있다는 점이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
헌재가 향후 재판소원을 인용할 경우도 고려된 것으로 전해졌다. 헌재가 대법원 판결을 취소하면 법원은 사건을 다시 심리해야 한다. 이 경우 대법원이 앞서 제출한 의견서 내용이 재심리 과정에서 논란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법원 일각에서는 심리불속행 기각 사건도 충분한 검토를 거쳐 판단한다는 점을 설명하기 위해 최소한의 의견은 제출해야 한다는 견해도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헌재는 답변서 제출이 의무 사항은 아니어서 대법원이 답변서를 내지 않더라도 심리에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헌재 관계자는 "헌재는 직권 심리를 하기 때문에 제출된 자료만으로 판단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차후에라도 의견을 내면 참고해 심리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해당 사건은 재판소원 제도 시행 이후 처음으로 지정재판부 사전심사를 통과해 전원재판부에 회부된 사건이다.
녹십자는 백신 구매 입찰 담합을 이유로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과징금 20억 원 처분을 받자 이에 불복해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이후 대법원이 녹십자의 상고를 기각하며 녹십자의 패소가 확정됐다.
녹십자는 관련 형사 사건의 무죄 확정에도 불구하고 과징금 취소 소송에서는 본안 판단 없이 패소가 확정됐다며 헌법상 재판받을 권리를 침해당했다고 주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