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 민주주의를 외칠 때 묵묵히 고속도로를 닦고 제철소를 지었다. 박정희 대통령 얘기다. 민주주의 투사라 여겨졌던 이들은 어렵사리 마련한 종잣돈을 농민들과 서민들에게 나눠주자고 했지만, 그는 꿋꿋이 산업화를 이끌었다. 가난을 벗어나야 민주주의도 이뤄질 수 있다는 박 대통령의 혜안은 반백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유효한 공식이다.
국민 모두가 가난을 벗어나는데는 제조업만한 게 없다. 돈이 돈을 버는 금융산업이나 한명의 천재가 수만명을 먹여살리는 첨단산업과는 결이 다르다. 평범한 사람도 노력하면 성공할 수 있는 비교적 평등한 일자리다. 숙련공이 되면 중산층으로 진입 가능한 계층 이동의 사다리 역할도 한다. 금융과 첨단산업이 발달하면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양극화를 막아주는 안전판인 셈이다. 평범한 사람도 어느 정도 잘 살 수 있게 만드는 제조업은 민주주의의 근간이 된다.
그런 제조업이 무너지고 있다. 중국도 미국도 모두가 한국 제조업을 뺏으려 혈안이다. 그들의 공세도 버거운데 정부 정책도 무책임하다. 일하는 사람보다 금융이나 AI 반도체 등 돈 되는 산업만 알뜰살뜰 살핀다. 빚투를 부추기고, 서울 아파트를 사지 않으면 벼락거지가 되는 풍조를 오히려 조장한다. 한국은행 총재도 금융당국 수장도 입만 열면 부동산과 주식시장 얘기다. 오죽하면 김 부장에게 대기업 보다 서울 자가 사는 게 앞선 가치가 됐을까.
대통령도 마찬가지다. 취임 후 한국거래소를 방문해 '코스피 5000'을 외치는가 하면, 4대 그룹과 소위 요즘 잘 나가는 한화·HD현대 총수를 대통령실에 불러 억지춘향 투자약속을 끌어내는 쇼맨십만 보인다. 정작 관세협상에서 빗겨나 미국과 유럽 양쪽에서 50% 관세를 맞은 철강이나 고난의 구조조정을 앞둔 석유화학 기업들은 나몰라라다. 대통령부터 이러니 공직사회는 물론 국민들도 부동산과 주식시황만 쳐다보기 마련이다. '이 모든 게 노무현 탓'이던 참여정부 시절에도 코스피는 500 언저리에서 2000을 돌파하며 4배 뛰었다. 자본시장에 버블이 끼면 전통 산업과 서민 삶은 곤궁해진다.
국회예산정책처 중기 경제 전망에 따르면 내년 제조업 실질 부가가치 성장률은 1.5%로 올해(1.8%)보다 0.3%p 하락했다. 내년 흐름만 봐도 상반기 1.6%에서 1.4%로 점차 낮아지는 흐름이다. 인공지능(AI)·반도체 착시에 주식시장은 고공행진이지만, 2030 청년 백수는 역대 최대치를 매달 경신한다.
문과는 은행원이 목표고, 의대를 가지 못한 이과는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돈 많이 주는 회사만 쳐다본다. 어디에도 끼지 못하면 '그냥 쉬는게 낫다'는 인식이 만연하다. 한국개발연구원에 따르면, 반도체 산업의 취업유발계수는 2.1로, 전체 제조업 평균(6.2)의 3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열심히 일하는 평범한 사람이 대접받는 전통 제조업이 무너질 수 밖에 없는 구조다.
정부의 무차별 확장재정도 제조업을 벼랑끝으로 몰고 있다. 이재명 정부가 처음 마련한 내년 예산안에서 발행되는 적자국채는 110조원. 코로나 팬데믹이 덮쳤던 2021년 117조원 이후 가장 큰 규모다. 국채발행이 늘어나면 시장금리를 끌어올려 가계와 기업 대출금리로 전이된다. 당장 자금조달이 막막한 석유화학 기업들에겐 치명상이 될 수 있다. 과거 이명박 정부가 세간의 우려 속에서도 회생을 강행한 대우조선해양이 오늘날 한화오션으로 한미 관세협상의 일등 공신이 됐다는 점은 곱씹어봐야 할 지점이다.
제조업이 무너진 나라에선 지독한 양극화와 끝없는 분열이 일어날 수 밖에 없다. 더구나 우리나라는 수출로 먹고 사는 국가다. 영국이나 미국처럼 든든한 내수를 바탕으로 금융과 서비스업으로 버텨낼 경제체력이 없다. 중산층이 무너지면 기득권과 플랫폼 노동자만 남아 허울 뿐인 민주주의로 전락할 수 있음을 간과해선 안된다. 민주주의는 투표함에서만 지켜지는 것이 아니다. 공장 불빛이 꺼지지 않을 때 비로소 지켜진다.
국민 모두가 가난을 벗어나는데는 제조업만한 게 없다. 돈이 돈을 버는 금융산업이나 한명의 천재가 수만명을 먹여살리는 첨단산업과는 결이 다르다. 평범한 사람도 노력하면 성공할 수 있는 비교적 평등한 일자리다. 숙련공이 되면 중산층으로 진입 가능한 계층 이동의 사다리 역할도 한다. 금융과 첨단산업이 발달하면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양극화를 막아주는 안전판인 셈이다. 평범한 사람도 어느 정도 잘 살 수 있게 만드는 제조업은 민주주의의 근간이 된다.
그런 제조업이 무너지고 있다. 중국도 미국도 모두가 한국 제조업을 뺏으려 혈안이다. 그들의 공세도 버거운데 정부 정책도 무책임하다. 일하는 사람보다 금융이나 AI 반도체 등 돈 되는 산업만 알뜰살뜰 살핀다. 빚투를 부추기고, 서울 아파트를 사지 않으면 벼락거지가 되는 풍조를 오히려 조장한다. 한국은행 총재도 금융당국 수장도 입만 열면 부동산과 주식시장 얘기다. 오죽하면 김 부장에게 대기업 보다 서울 자가 사는 게 앞선 가치가 됐을까.
대통령도 마찬가지다. 취임 후 한국거래소를 방문해 '코스피 5000'을 외치는가 하면, 4대 그룹과 소위 요즘 잘 나가는 한화·HD현대 총수를 대통령실에 불러 억지춘향 투자약속을 끌어내는 쇼맨십만 보인다. 정작 관세협상에서 빗겨나 미국과 유럽 양쪽에서 50% 관세를 맞은 철강이나 고난의 구조조정을 앞둔 석유화학 기업들은 나몰라라다. 대통령부터 이러니 공직사회는 물론 국민들도 부동산과 주식시황만 쳐다보기 마련이다. '이 모든 게 노무현 탓'이던 참여정부 시절에도 코스피는 500 언저리에서 2000을 돌파하며 4배 뛰었다. 자본시장에 버블이 끼면 전통 산업과 서민 삶은 곤궁해진다.
국회예산정책처 중기 경제 전망에 따르면 내년 제조업 실질 부가가치 성장률은 1.5%로 올해(1.8%)보다 0.3%p 하락했다. 내년 흐름만 봐도 상반기 1.6%에서 1.4%로 점차 낮아지는 흐름이다. 인공지능(AI)·반도체 착시에 주식시장은 고공행진이지만, 2030 청년 백수는 역대 최대치를 매달 경신한다.
문과는 은행원이 목표고, 의대를 가지 못한 이과는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돈 많이 주는 회사만 쳐다본다. 어디에도 끼지 못하면 '그냥 쉬는게 낫다'는 인식이 만연하다. 한국개발연구원에 따르면, 반도체 산업의 취업유발계수는 2.1로, 전체 제조업 평균(6.2)의 3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열심히 일하는 평범한 사람이 대접받는 전통 제조업이 무너질 수 밖에 없는 구조다.
정부의 무차별 확장재정도 제조업을 벼랑끝으로 몰고 있다. 이재명 정부가 처음 마련한 내년 예산안에서 발행되는 적자국채는 110조원. 코로나 팬데믹이 덮쳤던 2021년 117조원 이후 가장 큰 규모다. 국채발행이 늘어나면 시장금리를 끌어올려 가계와 기업 대출금리로 전이된다. 당장 자금조달이 막막한 석유화학 기업들에겐 치명상이 될 수 있다. 과거 이명박 정부가 세간의 우려 속에서도 회생을 강행한 대우조선해양이 오늘날 한화오션으로 한미 관세협상의 일등 공신이 됐다는 점은 곱씹어봐야 할 지점이다.
제조업이 무너진 나라에선 지독한 양극화와 끝없는 분열이 일어날 수 밖에 없다. 더구나 우리나라는 수출로 먹고 사는 국가다. 영국이나 미국처럼 든든한 내수를 바탕으로 금융과 서비스업으로 버텨낼 경제체력이 없다. 중산층이 무너지면 기득권과 플랫폼 노동자만 남아 허울 뿐인 민주주의로 전락할 수 있음을 간과해선 안된다. 민주주의는 투표함에서만 지켜지는 것이 아니다. 공장 불빛이 꺼지지 않을 때 비로소 지켜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