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회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에 태워진 검찰개혁법안 등을 두고 이해찬(67)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발언이 논란이다. ⓒ이종현 기자
국회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에 태워진 검찰개혁법안 등을 두고 집권여당 대표의 발언이 논란을 불렀다. 이해찬(67)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최고위원회의에서 검찰을 공개 비판하면서다. 여당이 13일 국회 본회의에서 검·경 수사권 조정 법안도 상정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여당 대표가 검찰을 압박한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크다.
이 대표의 검찰 저격 발언은 11일 제187차 최고위원회의에서 나왔다. 이 대표는 "검찰이 일부 야당 의원을 구슬러 검·경 수사권 조정을 흔들려 한다는 보도가 있는데, 검찰은 법무부를 통하지 않고 입법에 관여할 수 있는 기관이 아니다"라고 공개비판했다. 이 대표는 "(검찰이 입법에) 관여한다면 바로 그것이 정치개입"이라며 "국회에 검찰 간부가 나타나 의원들의 의정활동에 개입한다면 엄중하게 대응하고, 실명을 공개하겠다"고 엄포를 놓기도 했다.
'공수처법' 등 13일 본회의 일괄 상정 예고
검·경 수사권 조정안 관련 법안은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안건으로 지정됐다. 여당은 13일 국회 본회의 상정을 예고했다. 이인영 민주당 원내대표는 12일 오전 9시30분 국회 본청 원내대표회의실에서 열린 제162차 정책조정회의에서 "본회의가 열리면 민주적이고 적법하게 법안을 처리하겠다"며 "곧 검찰개혁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 법무부장관은 지체 없이 검찰개혁을 지휘해야 한다"고 말했다.
관련 법안은 형사소송법 일부개정법률안, 검찰청법 일부개정법률안 등 두 가지다. 2018년 6월21일 문재인 정부의 박상기 법무부장관과 김부겸 행정안전부장관이 합의해 '검·경 수사권 조정 합의문'을 발표한 데 따른 것이다. 법안의 주요 내용은 검찰의 수사권과 기소(피의자를 재판에 넘기는 행위)권 분리다. 경찰이 1차 수사종결권을 갖게 된다.
구체적으로 △경찰에 대한 검사의 수사지휘를 폐지하고 '협력관계'로 변경 △검찰이 경찰에 보완수사 요구 △경찰이 불기소 판단한 사건은 자체종결하고 기소 판단한 사건만 검찰에 송치 △경찰 자체종결 사건 중 고발인 등의 이의가 있는 사건만 검찰에 송치 등이다. 검찰의 수사지휘권과 기소독점주의(검사만 기소할 수 권리를 가지는 것)를 막겠다는 의미다.
이 의원의 발언이 알려지면서 정치권은 물론 법조계에서도 논란이 확산했다. 검찰·경찰 관계자가 모두 의원을 만나는 상황에서 검찰만 겨냥해 '협박성' 발언을 하는 것은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것이었다.
이 대표의 '일방적' 검찰 비난 발언은 최근 각종 사안을 두고 검·경이 힘 겨루기를 하는 모양새를 보이는 상황에서 적절치 않는다는 의견도 있다. 검찰은 최근 '화성 8차 사건'을 직접 수사하기로 결정했다. 지난 2일에는 서초경찰서를 압수수색하기도 했다. 1일 숨진 '백원우 별동대' 소속 전 수사관 A씨의 휴대전화와 유서를 압수하기 위해서였다. 경찰은 이 휴대전화에 대한 압수수색영장을 4일과 6일 두 차례나 다시 신청했다. 검찰은 이를 모두 기각했다.
"형평성 문제 불거질 수 있어"… 법안 졸속처리 비판도 
서울 서초동의 김모 변호사는 "그동안 관례적으로 각 기관이나 일반 사회단체 관계자가 (의원들에게) 설명해왔고, 돈을 건네는 불법적인 요소가 있는 것은 아니다"라면서 "경찰에서도 (의원을 만나) 설명한 것으로 아는데, 이 대표의 발언은 검찰을 꼬집어 핍박하는 모양새일 뿐"이라고 전했다.
도태우 변호사는 "검·경 수사권 조정에 대해 검찰과 경찰 모두 의견이 있어서 경찰 측도 국회의원에게 의견을 전달한다는 말이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경찰이 의견을 전달한 건 문제가 없는 듯 하고, 검찰이 의견을 전달한 부분을 심각하게 일방적으로 취급하는 건 형평성에 맞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도 변호사는 이어 "검찰만 일방적으로 나쁜 집단으로 몰아가는 부분이 있어 부당한 발언이라고 생각된다"고 덧붙였다.
검·경 수사권 조정안 처리와 내용에 대한 비판도 나온다. 현재 청와대와 여당이 주도하는 검찰개혁안은 검찰의 독립성·중립성과 거리가 멀다는 의견이다.
도 변호사는 "국민 기본권에 많은 영향을 미치는 법인데, 소위 검찰개혁이라는 추상적 말을 앞세워 너무나 졸속으로 처리되고 있다"며 "단적으로 검·경 수사권 조정에서 수사권과 기소권을 분리한다는 말을 많이 하는데, 같이 추진하는 공수처는 수사권과 기소권을 같이 가지고 있어 완전히 모순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국민이 생각하는 검찰개혁은 검찰의 독립성과 중립성이 강화되고, 국민 인권이 보장되는 형사절차 등 두 가지"라며 "하지만 이 대표의 발언은 그 방향에서 검찰개혁을 생각했는지 의문"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