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은 16일 경남 창원에서 열린 부마항쟁 40주년 기념식에 참석해 "부·마는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성지"라고 치켜세웠다.
문 대통령은 이날 경남대학교에서 기념사를 통해 "부마민주항쟁은 우리 역사상 가장 길고, 엄혹하고, 끝이 보이지 않았던 유신독재를 무너뜨림으로써 민주주의의 새벽을 연 위대한 항쟁이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문 대통령은 "지금 국민은 더 많은 민주주의와 더 좋은 민주주의를 요구하고 있다"며 "모든 권력기관은 조직 자체를 위해서가 아니라 국민을 위해 존재한다는 민주주의의 상식을 명심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기념식에 앞서 맨 앞줄 참석자들과 일일이 악수했다. ‘조국 사퇴’ 삭발투쟁에 나선 지 한 달째인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와도 3초간 악수와 인사를 나눴다.
文 "모든 권력기관, 조직 자체 아닌 국민 위해 존재"
문 대통령은 기념사에서 지난날 국민들이 정권의 폭정에 항거한 역사적 사건들을 열거했다. 4·19혁명, 부마항쟁, 5·18광주사태, 6·10민주항쟁, 2016년 박근혜 대통령 탄핵 촛불시위다.
그러면서 "우리에게 민주항쟁의 위대한 역사가 있는 한 어떤 권력도 국민 위에 군림할 수 없다"며 "유신독재의 가혹한 폭력으로 인권을 유린당한 피해자들 모두에게 대통령으로서 깊은 위로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공식 사과했다.
이날 기념식에서는 경남대 재학생들과 배우 4명이 부마항쟁의 주요 사건을 재현했다. 이들은 "유신철폐, 독재타도"라고 외쳤다. 문 대통령은 공연을 보며 무거운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PK 지지율 하락에 '민심 끌어안기' 메시지
문 대통령은 이곳에서 부산·경남(PK) 민심을 끌어안기 위한 메시지도 내놨다. 조국 전 법무부장관 사태로 악화한 PK 민심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 11일 한국갤럽 여론조사에 따르면 이 지역에서 더불어민주당 지지율은 지난주보다 7%P 하락한 29%, 자유한국당은 12%P 상승한 35%를 기록했다.
문 대통령은 "창원에 '사회적경제 혁신타운' 조성을 적극 지원해 지역주민의 일자리를 늘리고, 더불어 사는 공동체 정신을 다지는 좋은 사례를 창원시와 함께 만들어내겠다"며 "부산은 '블록체인 규제자유특구'로 선정되어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한 물류·관광·금융산업의 육성과 생활밀착형 블록체인 산업의 성장을 이끌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정부는 지난달 24일 부마항쟁을 국가기념일로 지정했다. 문 대통령은 부산이 고향이면서도 집권 후 두 번의 기념식엔 참석하지 않았다가, 총선을 앞둔 3년차에야 국가기념일 지정 및 기념식 참석을 서둘러 진행한 것이다.
문 대통령은 "정부는 부마민주항쟁의 진상규명과 피해자들의 명예회복, 보상에 더욱 힘을 쏟겠다"며 "국가폭력 가해자들의 책임소재도 철저히 규명하겠다. 이제 와 문책하자는 게 아니라 역사의 정의를 바로 세우고자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기념식엔 문 대통령의 정신적 지주로 알려진 송기인 부마민주항쟁기념재단 이사장과 진영 행정안전부장관, 김경수 경남도지사, 오거돈 부산시장, 허성무 창원시장과 시민·학생 등 3000여 명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