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8·25 전당대회에서 당권주자들이 차기 대권 주자를 염두해 '포스트 문재인'(문 대통령 이후 권력) 마케팅을 보일 모양새다. 후보들의 이 같은 전략이 어떤 효과를 발휘하느냐에 따라, 이번 당권의 결과도 좌우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31일 여권 핵심 관계자에 따르면, 김진표-이해찬-송영길 의원은 가지각색으로 미래권력과의 호흡을 당원들에게 피력하고 있다. 여권 잠룡들의 '전초전'이라는 말까지 나오는 배경이다.
'김진표-박원순' vs '이해찬-김경수' vs '송영길 독무대'로 판세 형성
김진표 의원은 최근 이재명 경기지사의 '탈당' 결단을 거론하고 나섰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당내 수도권 맹주이자 미래권력을 '박원순 서울시장'으로 점친 의미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박 시장과 김 후보가 깊숙이 연대를 했다는 말은 나오지 않지만, 평소 두 사람 사이는 원만한 것으로 전해진다. 각종 의혹으로 구설에 오른 이재명 지사보다, 지난 지방선거에서 무리 없이 3선에 성공한 박 시장이 같은 비문이라도 차기 대선에서 범친문 표심을 더 끌어모을 수 있다는 판단이 김 후보에게 깔렸다는 해석이다.
김 의원은 이날 KBS 라디오 <최강시사>에 출연해 "지금 우리 당의 지지율은 지방선거 이후에 빠르게 하락하고 있는데 그 중요한 원인이 물론 경제가 어렵다는 데에 기인하는 것이 크겠지만, 그러나 한편으로 또 이재명 지사 문제도 영향을 주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해찬 의원은 지난 28일 '봉하마을 방문 및 김경수 경남도지사 접촉' 행보를 보였다. 이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고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하고 김경수 지사와 오찬을 함께 하며 나눈 대화를 공개했다.
이 의원은 "경남 경제 많이 힘들지 않느냐, 자동차·조선이 힘드니 복안이 좀 있느냐"는 자신의 물음에 김 지사가 "스마트 공장 구축을 통한 혁신을 생각하고 있다"고 대답했다고 전했다.
이 의원은 이와 관련, "벌써 도정을 깊숙이 파악하고 구상을 실천에 옮기고 있네요, 믿음직한 경남도지사"라고 치켜세웠다. 이 같은 칭찬은 당내 미래권력을 김경수 지사로 점찍어 뒀다는 것으로 풀이된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송영길 의원은 '포스트 문재인'으로 다른 사람 대신 본인이 나설 수 있는 정도의 '파워'를 가지고 있다는 게 정치권의 중론이다. 유일한 호남 출신 후보인 점, 인천광역시장 이력으로 행정 경험이 있다는 것도 송 의원의 강점으로 꼽힌다.
그는 50대의 나이로서 '세대교체 및 젊은 기수'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이는 본인이 미래권력으로 부각시킨 의미가 있다는 해석이다.
송 의원은 학생운동과 노동운동을 했던 대표적인 486세대 인물 중 하나로, 민평련(민주평화국민연대) 등 운동권 출신의 세력으로부터 지지를 받고 있다. 컷오프에서 탈락한 이인영 의원과, 같은 운동권인 우상호 의원의 지지를 등에 업고, 김두관·최재성 의원과도 지지 논의를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이해찬-김진표 싸움에 '어부지리' 노리는 송영길
한편 송 의원은 이재명 지사 문제에 대해 원칙대로 하면 된다는 입장으로 중립을 지키면서도, 이-김 후보를 향한 비판을 동시에 날리며 반사 이득을 꾀하고 있다. 그는 이날 CBS 라디오 <뉴스쇼>에 출연해 "어떤 조직이든 때가 되면 죽은 세포는 물러나고 새로운 세포가 생성이 되면서 조직이 계속 순환이 돼야 건강한 것 아니겠는가"라고 말하며 양 후보를 비판했다.
이재명 경기지사 스캔들을 두고 공방을 벌이며 이해찬-김진표 후보가 서로를 향한 견제를 지속하면, 친문-친노 간 분화되는 양상을 띠다가 역으로 송 의원에게 기회가 올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3파전으로 경쟁을 시작한 후보들은 다음 달 3일 제주를 기점으로 전국을 돌며 합동연설회를 가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