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는 적(敵)그리스도다" "지구 온난화는 신화 같은 얘기" "파충류 인간이 세상을 지배하고 있다"…

단순한 우스갯소리만은 아니다. 황당하기 그지없지만 미국인들의 의식 속에 엄연히 존재하는 생각들이다.

영국 인디펜던트는 미국의 여론조사기관인 퍼블릭폴리시폴링(PPP)이 지난달 27~30일 유권자 1천247명을 대상으로 20가지 음모론에 대한 의식 실태를 조사한 설문 결과를 3일(현지시간) 소개했다.

조사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13%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적그리스도'(종말에 나타나 그리스도를 대적할 것으로 예언된 통치자)라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밋 롬니 전 공화당 대선후보를 지지했던 응답자 다섯명 중 한명 꼴인 22%가 이 같은 음모론을 믿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비해 무소속과 민주당원은 각각 13%와 6%만이 '그렇다'고 답했다.

조사대상 유권자의 51%는 지구 온난화 이론에 동의했으나 37%는 거짓말이라고 믿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당별로는 공화당 지지자 58%, 민주당 지지자 11%, 무소속 41%가 '믿지 않는다'고 답해, 보수성향일수록 지구 온난화를 의심하는 경향이 강한 것으로 조사됐다.

전체 유권자의 28%는 비밀 엘리트 결사조직이 세계 단일정부(New World Order)를 통해 세상을 지배하려고 한다는 음모론을 믿는 것으로 드러났다.

'파충류 인간'(lizard people)이 정치권력을 얻어 사회를 지배하고 있다고 믿는 유권자(4%)도 있었다.

응답자의 절반이 넘는 51%는 존 F. 케네디 전 대통령 암살 사건이 거대한 음모였다고 믿고 있었고, 저격수 오스왈드의 단독 범행이라고 생각하는 답변은 25%에 그쳤다.

조사대상의 28%는 축출된 이라크 독재자 사담 후세인이 2001년 9·11테러에 연루된 것으로 생각된다고 답했다. 특히 롬니 후보를 지지했다고 답한 유권자의 36%가 후세인 연루설을 믿는 것으로 드러났다.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이 이라크 전쟁을 일으키기 위해 대량살상무기(WMD)의 존재 가능성을 놓고 대중을 오도했다는 음모론을 놓고는 응답자의 찬반이 각각 44%와 45%로 팽팽히 갈렸다.

테러조직 알 카에다 지도자 오사마 빈 라덴이 아직 살아있다고 믿는 응답자도 6%에 달했다.

응답자의 29%는 외계인이 존재한다고 믿는다고 답했다. 1947년 미국 뉴멕시코주 로즈웰 지역에 미확인비행물체(UF0)가 추락했으나 이를 정부가 은폐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조사대상자도 21%에 달했다.

정부와 언론이 TV 방송 신호에 마인드 컨트롤 기술을 심어놨다는 응답자는 15%에 달했다. 같은 비율의 응답자는 의약산업이 돈을 벌기 위해 새로운 질병을 '발명'하고 있다고 믿는다고 답했다.

이밖에 ▲정부가 사악한 목적으로 수돗물에 불소를 첨가하고 있으며(9%) ▲비행기가 내뿜는 배기가스는 정부가 뿌려놓은 화학물질이고(5%) ▲온몸이 털로 뒤덮인 북아메리카의 거대괴물 '빅풋'(Bigfoot)이 실존하고 있다(15%)는 응답도 있었다.

이번 조사는 개인의 정치적 성향이 음모론을 믿는 인식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를 연구하기 위한 심층조사의 일환으로 이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