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런던올림픽 여자 역도 75kg 이상급 결승전. 장미란(29)은 아팠다. 자신의 주종목인 용상에서 중국의 저우루루(24)가 187kg을 들때 장미란은 170㎏을 신청했다. 전성기의 장미란은 용상에서 187kg을 가뿐히 들었다.
우리 나이로 서른. 2010년 교통사고까지 당했다. 이미 어깨와 허리는 정상이 아니다. 장미란의 금메달을 예상했던 것은 우리들 뿐이었다. 우리가 그를 떠나보내지 못한 것.
온 힘을 다해 바벨을 들었지만 더 이상 남은 힘이 없었다. 장미란은 끝내 역기를 플랫폼에 떨어뜨렸다. 그의 얼굴에 엷은 미소가 스쳤다. 해방감이다. 바벨의 무게보다 더 무거운 부담감을 내려놓은 듯 웃었다. 드디어 장미란의 외로운 싸움이 끝난 것. 사실 그의 마지막 올림픽은 베이징이었다.
인터뷰에서 장미란은 펑펑 울었다. 그는 "베이징올림픽 때보다 한참 못 미치는 기록이 나왔다. 나를 사랑하고 응원하신 분들을 실망시켜 드렸을 것 같다"고 했다. 우리는 알았다. 장미란이 더 이상 세계 최고가 아니라는 것을.
장미란은 인상 1차 시기에 120㎏을 신청했다. 중국의 저우루루와 러시아의 타티아나 카시리나(21)는 인상 1차 시기부터 140㎏ 이상을 신청했고 가뿐히 들어올렸다. 이날 중계를 지켜본 많은 국민들은 저우루루(합계 333㎏)와 카시리나(합계 323㎏)가 장미란과 다른 체급의 선수인 줄 알았을 정도다.
장미란은 고작 합계 289㎏를 들었다. 그리고 4위를 기록했다. 장미란은 2005년부터 5년간 네 차례 세계선수권과 베이징올림픽에서 여자 최중량급 역도를 지배했다. 그녀가 못하는 선수가 아니다. 다른 선수들이 잘 한 것이다.
중요한 것은 장미란이 몸 상태가 정상이 아니었지만 바벨을 놓지 못했다는 사실이다. 그리고 만일 진정 아름다운 도전을 할 것이었다면 처음부터 동메달 도전을 하겠다고 밝혔어야 했다.
이유가 뭔지는 몰라도 장미란은 침묵했다. 언론이 2연패를 예상하고 국민들의 기대를 끌어올릴때 그는 아무 말이 없었다. 자신이 가장 먼저 금메달 후보가 아님을 알았음에도 말이다.
중학교 3학년 때부터 15년간 바벨을 들어올린 장미란. 그는 교통사고 후유증에 시달리며 작년 내내 부진했었다. 장미란뿐만 아니라 주변의 역도인들도 분명 금메달을 예상하는 언론의 보도가 틀렸다는 것을 알았을 것이다.
장미란은 경기 후 눈물을 흘렸다. 언론은 장미란의 도전을 뒤늦게 아름다운 도전이라고 포장했다.
그녀는 "몸이 엉망이라고 말하는 것은 핑계라 생각했다"고 말했다. 장미란의 눈물섞인 마지막 말은 아름답다고 할 수 없다. 오히려 처절했다. 그래서 더 슬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