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 수정 필요성을 주장하는 한나라당 전여옥 전략기획본부장이 11일 "무엇이 옳은 길인지, 무엇이 세종시로 가는 길인지는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다 알고 있다고 믿는다"며 결국 세종시 원안이 수정될 것으로 전망했다.

전 본부장은 이날 자신의 홈페이지에 '한치 앞도 내다보지 못하는 정치인?'이란 제목의 글을 올리고 "나는 지난 5년간 정치적 상상력 속에서 여러가지 예측을 게임처럼, 재미삼아 했는데 거의 도사수준에는 못 미쳐도 많은 일이 내가 예상한대로 됐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세종시 문제도 그렇다"고 했다.

전 본부장은 이어 예상치 못한 돌발변수가 많은 정치권에는 역술가를 찾는 정치인들이 많다고 소개한 뒤 "정치권의 많은 분이 (세종시 문제로) 불안해하고 아마도 단골도사님을 찾아 갈 지 모른다"며 "어쩌면 세종시 문제를 정쟁거리로, 권력의 향방을 쫓는 일부 사람만 불안초조증상을 보인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고 꼬집었다.

수정론자인 그의 이런 비판은 원안 혹은 원안+알파를 주장하는 박근혜 전 대표 진영을 겨냥한 것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다. 그는 "그러나 도사님의 한 마디에 따라 움직이기에 세종시 문제는 너무도 중대한, 나라의 미래가 걸린 일"이라고 했다.

[다음은 전 본부장이 올린 글 전문]

정치에 들어와 이상했던 것이 있습니다.
은근히, 어떤 분은 내놓고
단골상담인 이른바 역술가가 있는 것입니다.
대단한 전략통이라고 널리 알려진 분도
평소 매우 논리적이고 냉철한 분도
(물론 종교신앙생활도 열심히 하시는 분인데도)
반드시 대놓고 다니는 도사님들이 계신 것입니다.

첨엔 참 희한했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흐르니 그 심정이 이해됐습니다.
이 정치판은 하도 예측치 못하는 돌발 변수도 많고
스스로의 힘보다는 어떤 흐름이니 바람이니하는 것들에
의해 너무도 중요한 일들이 결정되기 때문입니다.

몇몇 경험많은 의원들은 제가 지역구를 열심히 챙기는 것을
대견하다고 하시면서도 예의 없이 덧붙입니다.
'전여옥의원, 그렇게 죽자 사자 지역 쓸고 다녀도
바람 한번 불면 어떻게 될지 몰라,
서울은 바람이야, 바람이라고''

자신의 노력과는 별개의 상황을
하도 많이 접했기에 그분들은 '정치바람의 도사'가
되어 결국 '도사님'들을 자주 찾아뵙는 것이라고
결론을 내리곤 했습니다.

그런데 한편으로는 정치인이란
스스로 운명을 만드는 사람이기도 합니다.
세상의 변화를 가져오기 위해 일하는 사람입니다.
동시에 '앞날을 내다보고 예상할 수 능력'을
갖고 있어야 합니다.

그 능력이란 것, 예측능력도 별것은 아닙니다.
곰곰히 혼자서 상식선에서 생각을 정리하면 됩니다.
저는 지난 5년 정치적 상상력 속에서
여러가지 예측을 게임처럼, 재미삼아 했습니다.
그런데 거의 도사수준에는 못 미쳐서도
많은 일이 제가 예상한대로 됐습니다.

세종시 문제도 그렇습니다.
많은 분들이 분당이니, MB의 레임덕이니
지방선거 참패니--
아무리 잘돼야 원안대로, 수정노력의 100% 패배-라는 식의
무시무시한 시나리오를 냅니다.

정치권의 많은 분들이 불안해 합니다.
아마도 단골도사님을 찾아 갈 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도사님의 한마디에 따라
움직이기에는 이 세종시 문제는 너무도 중대한,
나라의 미래가 걸린 일입니다.

그리고 무엇이 옳은 길인지,
무엇이 세종시로 가는 '길'인지는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다 알고 있다고 전 믿습니다.

정치권의 동요와 불안 속에서도
저는 담담하게 있습니다.
어떤 길로 가야하는 지를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국민들도 담담합니다.

어쩌면 이 세종시 문제를 정쟁거리로
권력의 향방을 쫓은 일부 사람들만
불안초조증상을 보인다고해도
과언은 아닙니다.

잠시 호흡을 고르면 한치 앞이 보입니다.

2009년 11월 11일

전여옥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