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의 10·28 국회의원 재선거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지난 19일 발표된 한 일간지 여론조사 때 만 해도 "재보선은 여당의 무덤이란 징크스를 깰 것"이라고 자신했다. 5곳 중 3곳을 앞서고 2곳은 야당과 접전을 벌이고 있다는 조사결과를 근거로 제시했다.
그러나 자신하던 모습은 사라지고 점차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나흘 전 3곳 승리를 예상했지만 이제 "확실한 건 한 곳"이라고 말할 정도다. 당 지도부 발등엔 불이 떨어졌다. 미니총선이라 불릴 만큼 이번 선거가 갖는 정치적 함의가 크기 때문이다. 특히 승계직 대표란 '핸디캡'을 안고 있는 정몽준 대표로선 이번 선거가 자신의 향후 정치적 입지를 가름할 첫 관문이어서 급변한 선거분위기에 초조함이 크다.
뉴데일리가 22일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당 지도부는 소속 의원 167명 중 지도부와 박근혜 전 대표를 제외한 143명을 조별로 나눠 5개 지역에 배치해 지원토록 하는 공문을 보냈다. 안상수 원내대표와 장광근 사무총장 명의로 보냈고 '국감 후 재·보궐선거 지원활동 관련'이란 제목으로 이날 오전 각 의원실에 전달된 공문에는 "이번 10. 28 재보궐선거는 당 입장에서 매우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며 "따라서 국정감사 종료 후 24일부터 별첨(지역별 소속의원 조편성)과 같이 각 지역별로 상주하면서 선거지원에 아낌없는 성원을 당부드린다"고 주문했다. 또 "각 선거구별 연고, 직능단체 방문 등 기존에 실시하고 있는 선거지원 활동은 계속 병행해 실시해 주기 바란다"고 돼 있어 의원들에게 지워진 짊은 더 무거워졌다.
공문에는 "징크스를 깨겠다"는 자신감 대신 "박빙의 선거 양상을 보이고 있다"고 선거판세를 알렸다. 크게 앞서는 강원도 강릉에는 단 3명만 배치한 반면 나머지 4개 지역에는 적게는 2명, 많게는 4명까지 동·면별로 배치했다. 수도권 최대격전지 경기 수원장안은 10개 동에 의원 3명씩 배치해 총 30명을 투입했고, 안산상록을은 6개 동에 17명, 4개 지역이 한 선거구인 충북 진천·음성·괴산·증평은 29개 읍·면에 59명을 배치했다. 박희태 전 대표의 재입성 여부로 관심이 쏠리는 텃밭 경남 양산에도 12개 동·읍·면에 34명을 투입했다.
당 핵심관계자에 따르면 지도부는 이와 별도로 사무처 직원에게도 "22일부터 '필요인력을 제외하고는 전원 선거지역에 나가라'고 주문했다"고 한다. 당 관계자는 "재보선에서 이렇게 의원을 동·면·읍 단위까지 배치해 상주시킨 적은 없었다"면서 "이번 선거에 지도부가 사활을 건 것 같다"고 했다.
주변에서 "살인적 일정"이라 할 정도로 강행군을 하고 있는 정 대표는 21일 새벽부터 저녁까지 수원과 안산을 번갈아 가며 지원유세를 한 뒤 서울이 아닌 충북으로 이동했다. 하루 밤 숙박 뒤 22일 충북 음성에서 현장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다시 최대 격전지 수원으로 지원유세를 가는 등 시간을 분 단위로 쪼개 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