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정을 왜 이렇게 짰는지…"

한나라당 관계자는 9일 이렇게 푸념했다. 안상수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2시 30분 의원총회를 소집했다. 9월 정기국회 의사일정 때문이다. 마침 소속 의원들과 취임한 정몽준 대표의 첫 상견례 자리기도 했다.

▲ 10월 재보선에서 경남 양산에 출마하기 위해 당대표직을 사퇴한 한나라당 박희태 전 대표가 9일 오후 양산시 중부동 선거사무실 개소식에서 연설하고 있다. ⓒ연합뉴스

그런데 회의에 참석자는 168명 중 90여명에 불과했다. 절반가량이 회의에 불참한 것이다. 이유는 회의 시간이 10·28 경남 양산 재선거에 출마한 박희태 전 대표의 선거사무소 개소식과 일정이 겹치면서다. 박 전 대표는 이날 오후 3시 양산에서 선거사무소 개소식을 열었고 이 일정은 이미 지난 7일 공지됐다. 개소식 참석을 계획했던 의원들로선 긴급 소집된 이날 의원총회와 박 전 대표 개소식 중 하나를 빠져야 한다.

정 대표도 박 전 대표의 개소식에 참석할 예정이었으나 의원총회가 긴급 소집되면서 불참했다. 정 대표는 전날 오후 국회 집무실로 찾아온 박형준 청와대 정무수석과 만난 자리에서도 그가 이명박 대통령과의 회동 일정을 "아침 조찬으로 준비했다"고 하자 "고맙다" 내일 오후에는 박희태 전 대표가 개소식을 하는데 가봐야 된다. (이 대통령과의 회동이) 아침이라 다행"이라고도 했다. 이때 시간이 오후 4시 30분 경이었다.

소속 의원들이 이날 오후 의원총회 소집 공고를 전달받은 시간도 전날 오후 5시 경이라고 한다. 전직 당 대표의 선거개소식인 만큼 소속 의원들 다수가 참석할 것이란 사전에 인지했을 것이고 이날 의원총회의 의원 참석율이 저조할 것이란 것 역시 예상할 수 있었다. 그럼에도 이처럼 일정을 짠 것을 두고 당 일각에선 박 전 대표에 대한 견제란 분석을 내놓고 있다. 일부 박 전 대표 공천에 비판적인 인사들이 그의 선거개소식에 맞춰 회의일정을 잡았다는 주장이다.  

의원총회에 불참한 다수 의원들은 박 전 대표의 선거개소식에 참석했다. 정 대표 대신 부인 김영명씨가 참석했고, 이명박 대통령의 친형 이상득 전 국회부의장은 물론 허태열 송광호 최고위원 등 지도부와 40여명의 의원들이 대거 이곳으로 발걸음을 돌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