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은 9일 정몽준 신임 한나라당 대표와의 조찬 회동에 이어 한나라당 상임위원장단과 오찬간담회를 가지며 '친 여의도 행보'를 계속했다. 지난달 여당 원내대표단, 정책위의장단, 그리고 지난 4일 당 소속 여성의원 초청 등 연쇄회동을 통해 국민통합과 정치개혁을 위한 밑거름을 다지고 민생·개혁 정책 드라이브에 속도를 더하겠다는 뜻이다.
이 대통령은 다음주 유럽특사 활동을 다녀온 박근혜 전 대표와도 회동을 가질 예정이다. 특사 보고형식을 띠지만 정운찬 국무총리 후보자, 정몽준 대표와 만난데 이은 것으로 여권 유력 정치인들과 고루 접촉을 가지면서 '통합 메시지'를 전달하고 그 결과를 국정 운영에 반영하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한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기자들과 만나 "정치의 계절"이라고 표현할 만큼 이 대통령의 여의도와의 소통 빈도와 강도는 상당히 깊어졌다는 것이 청와대 안팎의 평가다. 이 관계자는 과거 '여의도 기피' 여론을 의식한 듯 "이 대통령은 자리를 털고 일어나면 제대로 한다. 찔끔찔끔 하지 않는다"고 말하기도 했다. 최근 대통령은 초선의원들과도 전화 통화로 현안을 점검하면서 두루 세심한 주의를 기울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통령은 이날 안상수 원내대표 등 상임위원장단과의 오찬에서 "여야간 합의를 통해 의사일정이 결정됐다니 참으로 다행"이라며 "의원들에게도 반가운 소식이겠지만 무엇보다 국회에 기대를 갖고 있는 국민에게 좋은 소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다행히 국내외적으로 경제가 좋아지고 있다는 여러 분석과 전망이 나오고 있지만 정부는 방심하지 않고 두려운 마음을 갖고 신중하게 대응하고 있다"면서 "그런 만큼 이번 국회는 우리 모두에게 있어서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회기 마지막 날까지 최선을 다해 국민을 위해 일해주기 바란다"고 당부한 뒤 "정부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취임 이튿날 만에 정 대표를 만난 이 대통령은 "축하드린다. 당이 활기차 보여서 좋다"면서 "정 대표는 만능 스포츠맨 아니냐. 당이 젊어보인다"며 축하 인사를 건넸고, 정 대표는 "박희태 대표가 사퇴해 (대표직을) 승계하게 됐다"며 "당과 국가를 위해 사심없이 대표직을 수행해 나갈 생각"이라고 화답했다. 정 대표는 "앞으로 정례적으로 만날 수 있으면 좋겠고 대표 뿐 아니라 당의 다른 지도부나 중진·일반 의원까지도 대통령과 더 많이 만날 기회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건의했고 이 대통령은 긍정적으로 답변했다.
이 대통령은 또 10월 재보선과 관련, "서민이 살기 힘들어하고 있는데 선거 얘기를 자꾸하면 서민으로서는 짜증이 난다"며 "의도적으로 분위기를 너무 띄울 필요는 없다"고 당부했다. 이 대통령은 1시간 20여분간 진행된 정 대표와의 회동에서 배석자들을 물린 채 약 20분간 독대의 시간을 갖기도 했다.
민주당을 비롯한 야당 의원들과의 대화도 적극 모색할 것으로 알려졌다. 박선규 청와대 대변인은 이 대통령의 여의도 행보에 대해 "여야 구별없이 얘기를 들을 만한 대상을 모두 만나 대화한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 대통령은 가급적이면 많은 의원들을 만나기 위해 시간을 내고 있다"면서 "만나려는 사람 중에는 야당 의원도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