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하 시인이 미국산 쇠고기 수입재개 반대를 주도한 좌파세력을 '촛불을 횃불로 바꾸려는 자들'이라고 일갈했다.
김 시인은 지난 9일 한 인터넷신문에 '좌익에 묻는다'는 글을 기고해 "4월 29일 청계광장에서 어린이·청소년·여성들이 가만히 촛불을 켰을 때 비웃음을 일삼던 정의의 홍길동이들이 6월 10일 전후로 끼어들기 시작해 6월 29일에는 완연히 촛불을 횃불로 바꿔 버리려 했다"며 이같이 비판했다.
김 시인은 좌파선동가들의 촛불 시위를 '횃불'이라고 규정했다. 그는 "'촛불'은 옛 우리 할머니들처럼 간절한 소망을 조용히 뒤뜰에 맑은 물 한 그릇 떠놓고 비는 것이요, '횃불'은 불현당(불켠당·明火賊)이 높이 쳐들어 부잣집을 덮치면서 허공에 지글지글 타오르던 것"이라고 했다.
김 시인은 이어 "촛불은 후천개벽으로 가려는 길이지만 횃불은 정권 탈취를 위한 혁명에의 몸부림이다"며 "전혀 다르다"고 꼬집었다. 그는 자신이 상중(喪中)일 때, 조문 온 좌파운동가들이 '우리가 시청 광장에서 문화행동을 조직했다'는 말을 한 것을 "몹시 불쾌했다"고 회고했다. 김 시인은 "'문화행동 조직했다?' 조직했다? 문화를?"이라고 반문한 뒤 "그들이 그 예쁘고 애리애리한 어린이, 청소년, 여성들, 쓸쓸한 외톨이 대중들의 소담한 촛불을 왜가리같이 악써대며 '씨x!' 'x같이!' '죽여라!' '밟아라' '찢어 죽여라!' '때려 부셔라!'의 그 흉흉칙칙한 구정물 바다에 몰아넣고 횃불을 치켜올렸다는 것, 그것을 또 자랑처럼 으쓱대며 떠벌리는 것. 너무 추했다"고 혀를 찼다.
김 시인은 "그들(좌파선동가)은 막상 횃불이 아닌 촛불을 위장하고 있었던 것에 문제가 있었던 것"이라며 "간단히 말하라. 이용해 먹으려 했던 것이다"고 비판했다. 그는 "그들이 왜 이리 됐는가"라고 우려하며 "지난 5년 집권 뒤부터다. 돈맛, 권력 맛을 본 뒤부터다. 정치는 개떡으로 하면서 만판으로 저희끼리만 즐겼던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그는 "못 속인다. 이제 다 드러난다. 심지어 그들 가운데 어떤 놈은 공적인 문화예산 가운데서 상당액수를 제 개인 빚 갚는다며 인 마이 포켓 한 놈도 있다고 들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그는 또 "차 속에서 자신만만한 운동권 출신 고급 관료 둘이 대구에 좋은 골프장이 있어 골프 치러 갔다 온다고 뻔뻔하게 떠벌리는, 술로 홍조 띤 두 상판을 본 일도 있다"면서 "더 이상 쓸 만한 자들은 하나도 없었다. 모조리 사기꾼이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진보는 극좌가 아니다"고 역설한 뒤 "나는 그들의 본질을 지난 5년 노무현 정권 당시에 똑똑히 알았다. 마르크스 자본론은 아예 읽은 일도 없고 경제의 '경'자도 모르는 자들이 정권을 틀어쥐고 앉아 왔다 갔다 나라 경제를 몽땅 망쳤다"고 지적했다. 김 시인은 "(촛불시위가) 너무 질질 끈다는 논평이 나오기 시작할 무렵에 관해 말을 나누는 중 한 후배가 들뢰즈 대신 네그리 얘기를 꺼냈다. 거리에 네그리의 이름이 돌아다닌다는 것"이라며 "끊임없이 스타를 바꾸고 끊임없이 스타일을 바꾸면 세상의 시선을 끌려고 하는 그것도(좌파선동가들의) 전술인가"라고 되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