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도 처음에는 쑥스러워 못했는데요. 그런데 해보니 좋더라고요. 이왕에 나왔으니 날도 추운데 몸 좀 흔들어 봅시다" (한나라당 이명박 대선후보, 12일 안동 유세)

"대한축구협회장으로서 약속합니다. 이 후보에게 80%이상 도와주면 여러분이 좋아하는 국제적 수준의 축구시설을 갖추도록 하겠습니다. 모두 손을 흔들어 주세요. 구호 외칩니다. 나가자, 이기자, 살리자"(한나라당 정몽준 의원, 12일 영주 유세)

나흘만에 지방유세를 재개한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는 유쾌했다. 또 입당한 지 열흘이 안됐지만 정몽준 의원의 이 후보에 대한 지원은 화끈했다. 12일 오전부터 강원 춘천 원주, 충북 제천, 그리고 경북 영주 안동 상주를 순회하는 빡빡한 일정 속에서 대선주자와 조력자의 호흡이 척척 맞아떨어지며 '이명박 대세몰이' 전선에 힘을 더했다.

영주 유세에서 유인촌 유시어터 대표의 멋들어진 소개에 이어 연단에 오른 이 후보는 마이크를 뽑아들고선 "노래가 나오면 앞에 있는 사람은 (손을 흔들며) 이렇게 하는 데 이럴 때는 다 같이 흔들어야 좋다. 처음에는 나도 쑥스러워 못했는데 해보니 좋더라. 이왕에 나왔으니 날도 추운데 몸 좀 흔들어 보자"며 로고송을 켜게 했다. 로고송 '무조건 이명박'이 흘러나오자 이 후보는 직접 손으로 'V(브이)'자를 그리며 율동을 시작했고, 1번지 거리를 가득 메운 3000여(경찰추산) 시민들은 흥겹게 유세를 즐겼다. 이 후보는 노래가 끝난 뒤 "해보니 괜찮죠"라고 확인하며 분위기를 이끌었다. 이 후보는 안동 유세에서도 "양반도시 안동에 왔다. 그런데 요즘 양반은 활동을 좀 한다"며 좌중을 웃긴 뒤 "자, 음악"이라며 선거운동원에게 곧바로 지시하곤 율동을 선보였다.

이 후보의 고향이 경북 포항인 만큼 경북 유세에서 그의 '유쾌함'은 더했다. 각 유세에서 사회자들은 이 후보를 "경북의 아들"로 소개했고, 이 후보는 "절대적인 지지를 보내달라"며 편한 어조로 당부했다. 영주 유세에 나온 유권자들은 "99% 지지로 밀어주겠다" "속 시원하다"며 이 후보의 연설에 맞장구쳤다. 안동 유세 말미에는 손바닥을 펴 자료를 읽는 시늉을 하며 "12월 19일 개표할 때 안동 개표부터 볼거에요"라며 지지를 당부했다.

이 후보는 유세를 마칠 즈음 자신을 경호하기 위해 나온 경찰관들을 잊지않고 격려했다. 그는 "요즘 젊은 경찰관들이 나 하나 때문에 나와있다. 나를 노리는 사람이 많은 가 보다"며 농을 던진 뒤 "여러분의 아들들이다. 미리 와서 우리를 지켜주는 경찰을 위해 박수를 쳐달라"고 주문했다.

정 의원의 지원은 화끈했다. 지난 8일 자신의 텃밭 울산 유세에서 '나가자, 이기자, 세우자'라는 구호까지 선창하며 이 후보를 지원했던 정 의원은 이날도 각 지역에서 확실한 조력자임을 과시했다. 처음 유세에서 다소 대중 강연에 어색한 모습도 나타냈지만, 한층 여유를 더해가는 모습이었다. 정 의원은 춘천에서 선친 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고향이 강원도임을 집중 부각하며 이 후보를 도왔다. 그는 "어르신들을 보니 아버님 친구같다"며 친근감을 나타내면서 "이번 선거에서 이명박 후보를 압도적으로 당선시켜서 강원도를 발전시킬 기회를 꼭 잡자"고 강조했다. 영주를 찾아서는 "이 지역에 축구 선수를 많이 배출한 중고등학교가 있다"면서 대한축구협회장인 자신의 이력을 활용했다. 그는 "축구협회장으로서 약속한다"면서 "이 후보에게 확실하게 80%이상 (득표율이 되도록) 밀어주면 시민 여러분이 좋아하는 국제수준의 축구시설을 갖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정 의원은 또 울산구호의 업그레이드 버전 '나가자, 이기자, 살리자'를 선창하면서 "모두 손을 흔들어 달라"고 주문하기도 했다.

정 의원은 안동 유세에서 연단에 오를 때, 그리고 자신이 소개될 때 몸을 흔들며 로고송에 맞춰 춤을 추는 파격을 선보였다. 그는 "대학 ROTC 후보생일 때 안동 모 사단에서 훈련을 받아 몸이 튼튼해졌다"고 인연을 소개해 유권자들의 박수를 받았다. 정 의원은 집권세력을 겨냥한 비판에도 이 후보와 보조를 맞췄다. 그는 "그동안 온갖 쓸데없는 음해로 이 후보를 괴롭힌 사람들, 이 자리에 와서 크게 사죄해야하지 않겠나"면서 "5년전 대선후보를 해보니 되는 소리, 안되는 소리 막하는 사람이 있더라. 나쁜 사람들은 좋은 사람을 빛내기 위해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안동에서도 정 의원은 '잔디 운동장'을 많이 만들도록 하겠다며 축구협회장으로서 영향력을 발휘했다. 또 2002년 뜨거웠던 월드컵 열기에 힘입은 정 의원의 전국적 인지도 역시 이 후보에는 긍정적으로 작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