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이명박 대선후보가 박근혜 전 대표와 '정권 동반자' 관계를 선언했다. 이 후보는 11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정권 창출 이후에도 주요한 국정현안을 협의하는 정치적 파트너로서, 소중한 동반자로서 함께 나아가겠다"고 말했다. 최근 이회창씨의 탈당과 대선출마선언, 박 전 대표측과의 갈등 등으로 빚어진 위기상황을 '박근혜 끌어안기'를 통해 타개하겠다는 적극적인 모습을 나타낸 것이다.
이 후보는 "앞으로 박 전 대표와 함께 당을 하나로 만드는 데 심혈을 기울이고자 한다"며 강재섭 대표, 박 전 대표와의 '3자 정례회동'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또 "당 대표나 국회의장을 지냈던 분들도 모셔 중지를 모으겠다"고 말했다.
기자회견 모두에 이 후보는 "국민이 내게 50%가 넘는 지지율 보내줬음에도 한나라당은 최근 이 전 총재가 탈당해 출마하는 일이 발생했고, 경선 이후 오늘까지 진정한 화합을 이루지 못했다"면서 "그 모든 점은 내가 부족했던 탓이다. 국민 여러분의 넓은 이해가 있길 바란다"며 몸을 낮췄다.
이날 이 후보는 기자회견을 통해 박 전 대표와의 화합방안, 이회창씨 출마에 대한 입장, BBK사건 핵심인물인 김경준 송환 대응 등 크게 세가지 현안에 대한 구상을 밝혔다. 그는 박 전 대표와의 화합을 위한 진정성을 표하는 데 상당 시간을 투여했다. 이 후보는 "아직 당은 진정한 화합의 모습을 보이지 못했다. 따뜻하고 진정한 배려가 부족하지 않았나 생각한다"며 "이 모든 일들은 누구의 탓도 아닌 내가 부족한 탓"이라고 말했다. 이 후보는 "지난 며칠동안 경선 이후 지금까지의 시간을 돌아봤고, 스스로를 성찰하는 좋은 기회였다"면서 "이제 더 열린 마음으로 더 낮은 자세로 다시 시작하겠다"며 박 전 대표에게 손을 내밀었다. 그는 "박 전 대표의 정치적 리더십과 나라 사랑하는 마음을 높이 평가하고 있다"며 "박 전 대표와 함께 정권을 창출하겠다"고 강조했다.
이회창씨의 탈당과 관련해 이 후보는 "우리가 피눈물을 쏟아가며 모셨던 이 전 총재가 느닷없이 탈당하고 말았다"며 "너무도 큰 충격이었고, 많은 국민들의 걱정은 커졌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한국 정치사에 새 지평을 연 역사적 경선을 치렀다. 나는 그런 경선을 통해 뽑힌 정통성 있는 후보"라며 "정통성있는 정당의 정통성있는 후보가 정권을 교체하는 것은 역사의 순리"라고 역설했다. 정상적인 경선을 통과한 자신만이 정통성있는 후보임을 강조, 이회창씨의 사실상 '경선불복' 행위를 우회적으로 비판한 것이다.
BBK의혹에 대해 이 후보는 "국정실패 책임전가와 원칙없는 이합집산으로 국민에 실망감만 안겨준 여권은 비전과 정책경쟁을 포기했다. 그들이 이번 대선에서 기댈 것은 오직 하나, 네거티브와 정치공작밖에 없다"고 주장한 뒤 "한 범죄자의 입에 모든 것을 걸려고 하는 이 비정상적인 상황이 참 안타깝다"고 말했다. 그는 "1년내내 검증공방에 시달려왔지만 그 많은 폭로가 거짓으로 밝혀졌는데도 진실을 아는 국민은 별로 많지 않다"면서 "BBK의혹도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이 후보는 "여권이 면책특권을 이용해 정치공세를 해대고 김경준이란 인물까지 귀국하니까 국민은 진실여부와 관계없이 불안해 한다"면서 "그러나 6년전 서울시장 선거에 나오기 직전에 공금횡령이나 주가조작에 가담했다는 것을 상상이나 할 수 있겠느냐, 책임이 있다면 지난 6년간 수천명이 넘는 피해자들이 왜 가만히 있었겠느냐"며 관련의혹을 강하게 부인했다. 이 후보는 "BBK의혹과 관련해 문제가 있다면 대통령에 당선된 이후라도 책임을 지겠다"고 재차 강조했다. 그는 "정치공작으로 정권을 탈취하려는 불순한 기도는 국민과 함께 단호히 분쇄할 것"이라며 김경준 송환 이후 예상되는 여권의 공세에 대비했다.
이어 이 후보는 "세종대왕은 '정치란 백성을 먹여 살리고, 편안하게 만드는 것'이라고 말했다. 경제가 곧 정치이고, 정치가 곧 경제"라며 '경제대통령'이미지를 부각했다. 그는 "이것이 내가 대통령이 되고자 하는 목적이자 신념, 국민성공시대의 의미"라면서 "실천하는 경제대통령의 면모를 분명히 보여드리겠다"며 지지를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