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김영삼 대통령 시절 청와대 교육문화수석비서관을 지낸 김정남씨가 다산연구소의 다산포럼에 31일자로 쓴 '우리도 한 번 품격높은 지도자를 갖고 싶다'는 제목의 글 입니다. >
우리도 한번 품격 높은 지도자를 갖고 싶다는 것은 나만의 바람은 아닐 것이다. 노년의 만델라가 퇴임 후에도 여전히 세계인의 사랑과 존경을 받는 것을 보거나, 대통령의 가벼운 처신이 해외토픽의 맨 첫머리에 오르는 것을 볼 때, 우리는 품격 높은 지도자에 대한 열망이 간절해지는 것이다. 우리는 언제나 그런 지도자를 가질 수 있을까, 연말의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서는 더욱 그렇다.
그러나 대통령이 되겠다고 나선 그 많은 사람들의 면면을 볼 때, 그것은 아무래도 요원한 일인 것 같다. 그들이 살아온 삶의 궤적이나 인상, 그들이 성깔이나 행태에서 우리는 고결한 품격 같은 건 전혀 발견할 수가 없는 것이다. 보따리 장사라도 해봤으면 경제마인드가 있다고 하고, 코드인사로 분에 넘치는 요직을 거쳤으면 국정경험이 풍부하다고 자랑하지만, 정작 그 누구도 자신의 실정으로 국정을 파탄시킨 책임을 통감하거나 사과하는 사람은 없다. 그들에게서 수기(修己)의 흔적이나 고뇌 같은 건 한 점 찾아볼 수가 없다. 도토리 키 재기 같이 고만고만한 범여권후보는 그렇다 치고 당선가능성이 높다는 야당후보들은 또 어떤가.
국민을 우롱하는 답변
얼마 전, 짜고 치는 고스톱 같은 그들의 청문회에서 개발연대를 마구 휘저으며 막 살아 온 어느 후보의 재산이 도마에 오른 적이 있었다. 수백억원대의 도곡동땅이 당신의 것이 아니냐는 질문에 “그 비싼 땅이 내 땅이었으면 얼마나 좋겠느냐”는 대답을 해놓고, 그것이 참으로 명답이었노라고 저희들끼리 희희낙락, 자평하는 것을 보면서 나는 차라리 절망감 같은 것을 느꼈다. 땅 한 평 없는 가난한 사람이라면 모르겠지만, 수백억 수천억의 땅을 가지고 있다고 소문이 나도는 그가 이따위 답변을 한다는 것은 세상을 조롱하고 국민을 우롱하는 것에 다름 아니다. 아아,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이여, 그 천박함이여.
또 다른 후보는 5.16군사쿠데타는 구국의 혁명이요, 유신정변은 역사의 평가에 맡겨야 한다고 말한다. 우리가 연좌제에 그토록 멍들었으니, 그를 그의 아버지에 연좌시킬 생각은 없다. 또 그의 아버지에 대한 연민과 사랑을 이해는 할 수가 있다. 그러나 5.16군사쿠데타와 1인 권력의 절대화와 영구화를 획책한 유신정변을 미화하는 역사의식이라면, 그야말로 문제다. 그와 같은 역사의식 아래서는 모든 진실은 다시 땅에 묻힐 것이며, 독재와 폭압의 망령이 세상을 지배하게 될 것이 거의 확실하다. 역사는 반복되는 것인가. 그 아버지 대에 이어 21세기에도 또다시 이 땅에서 민주화투쟁을 벌여야 하는 상황이 벌어질지도 모르겠다.
그 자신이 얼마 전 장준하선생 부인을 찾아가 사죄한 것도 거짓된 쇼였고, 유신정권의 피해자를 향해 죄송하다고 한 것도, 그 모두가 진심이 아니었다는 것을 스스로 고백한 것이다. 손학규 전 지사가 한나라당을 뛰쳐나가면서, 한나라당을 가리켜 수구냉전세력으로 군사독재권력의 잔재라고 말한 그 모두가 진실이요, 자신이 바로 그런 사람임을 스스로 인정한 셈이다.
흠집이 없는 후보라고?
더욱 가관인 것은 그 자신은 1%의 흠집도 없는 사람으로, 1백%의 당선가능성이 있는 후보라고 내세우는 거짓과 위선이다. 언젠가는 밝혀지겠지만, 정수장학회·영남대·전두환으로부터 6억원의 정체불명의 돈을 받은 문제 등 수도 없이 많은 의혹의 한 가운데 있는 그가 1%의 흠집이 없는 후보라며, 염치나 부끄러움은 물론 겸손이라곤 눈곱만큼도 찾아볼 수가 없다. 그 아버지에 그 딸인가. 아아, 저 역사의 역주행이여, 철면피함이여.
비록 대의를 위해 박정희를 살해할 수밖에 없었지만, 박정희가 폄훼되는 것을 끝까지 삼갔던 김재규가 “공개된 법정에서 밝힐 수는 없는 것이지만 꼭 밝혀둘 필요가 있다”면서 제출한 1980년 1월 28일자로 된 ‘항소이유보충서’에는 이런 내용이 있다.
“구국여성봉사단이라는 단체는 총재에 최태민, 명예총재에 박근혜양이었는바, 이 단체가 얼마나 많은 부정을 저질러왔고, 따라서 국민 특히 여성단체들의 원성의 대상이 되어 왔지만… 큰 영애가 관여하고 있다는 한 가지 이유 때문에… 심지어 민원수석, 박승규 비서관조차도 말도 못 꺼내고 중정부장인 본인에게 호소할 정도였습니다… 본인은 박광현 당시 안전국장을 시켜 상세한 조사를 시킨 뒤, 그 결과를 보고하였던 것이나 박대통령은 근혜양의 말과 다른 이 보고를 믿지 않고, 직접 친국까지 시행하였고, 그 결과 최태민의 부정행위를 정확하게 파악하였으면서도, 근혜양을 그 단체에서 손 떼게 하기는커녕 오히려 근혜양을 총재로 하고, 최태민을 명예총재로 올려놓아 개악을 시킨 일이 있었습니다. 중정에서 한 조사보고서는 현재까지 안전국(6국)에 보관되어 있을 것입니다.”
우리도 한번 품격 높은 지도자를 갖고 싶다는 것은 나만의 바람은 아닐 것이다. 노년의 만델라가 퇴임 후에도 여전히 세계인의 사랑과 존경을 받는 것을 보거나, 대통령의 가벼운 처신이 해외토픽의 맨 첫머리에 오르는 것을 볼 때, 우리는 품격 높은 지도자에 대한 열망이 간절해지는 것이다. 우리는 언제나 그런 지도자를 가질 수 있을까, 연말의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서는 더욱 그렇다.
그러나 대통령이 되겠다고 나선 그 많은 사람들의 면면을 볼 때, 그것은 아무래도 요원한 일인 것 같다. 그들이 살아온 삶의 궤적이나 인상, 그들이 성깔이나 행태에서 우리는 고결한 품격 같은 건 전혀 발견할 수가 없는 것이다. 보따리 장사라도 해봤으면 경제마인드가 있다고 하고, 코드인사로 분에 넘치는 요직을 거쳤으면 국정경험이 풍부하다고 자랑하지만, 정작 그 누구도 자신의 실정으로 국정을 파탄시킨 책임을 통감하거나 사과하는 사람은 없다. 그들에게서 수기(修己)의 흔적이나 고뇌 같은 건 한 점 찾아볼 수가 없다. 도토리 키 재기 같이 고만고만한 범여권후보는 그렇다 치고 당선가능성이 높다는 야당후보들은 또 어떤가.
국민을 우롱하는 답변
얼마 전, 짜고 치는 고스톱 같은 그들의 청문회에서 개발연대를 마구 휘저으며 막 살아 온 어느 후보의 재산이 도마에 오른 적이 있었다. 수백억원대의 도곡동땅이 당신의 것이 아니냐는 질문에 “그 비싼 땅이 내 땅이었으면 얼마나 좋겠느냐”는 대답을 해놓고, 그것이 참으로 명답이었노라고 저희들끼리 희희낙락, 자평하는 것을 보면서 나는 차라리 절망감 같은 것을 느꼈다. 땅 한 평 없는 가난한 사람이라면 모르겠지만, 수백억 수천억의 땅을 가지고 있다고 소문이 나도는 그가 이따위 답변을 한다는 것은 세상을 조롱하고 국민을 우롱하는 것에 다름 아니다. 아아,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이여, 그 천박함이여.
또 다른 후보는 5.16군사쿠데타는 구국의 혁명이요, 유신정변은 역사의 평가에 맡겨야 한다고 말한다. 우리가 연좌제에 그토록 멍들었으니, 그를 그의 아버지에 연좌시킬 생각은 없다. 또 그의 아버지에 대한 연민과 사랑을 이해는 할 수가 있다. 그러나 5.16군사쿠데타와 1인 권력의 절대화와 영구화를 획책한 유신정변을 미화하는 역사의식이라면, 그야말로 문제다. 그와 같은 역사의식 아래서는 모든 진실은 다시 땅에 묻힐 것이며, 독재와 폭압의 망령이 세상을 지배하게 될 것이 거의 확실하다. 역사는 반복되는 것인가. 그 아버지 대에 이어 21세기에도 또다시 이 땅에서 민주화투쟁을 벌여야 하는 상황이 벌어질지도 모르겠다.
그 자신이 얼마 전 장준하선생 부인을 찾아가 사죄한 것도 거짓된 쇼였고, 유신정권의 피해자를 향해 죄송하다고 한 것도, 그 모두가 진심이 아니었다는 것을 스스로 고백한 것이다. 손학규 전 지사가 한나라당을 뛰쳐나가면서, 한나라당을 가리켜 수구냉전세력으로 군사독재권력의 잔재라고 말한 그 모두가 진실이요, 자신이 바로 그런 사람임을 스스로 인정한 셈이다.
흠집이 없는 후보라고?
더욱 가관인 것은 그 자신은 1%의 흠집도 없는 사람으로, 1백%의 당선가능성이 있는 후보라고 내세우는 거짓과 위선이다. 언젠가는 밝혀지겠지만, 정수장학회·영남대·전두환으로부터 6억원의 정체불명의 돈을 받은 문제 등 수도 없이 많은 의혹의 한 가운데 있는 그가 1%의 흠집이 없는 후보라며, 염치나 부끄러움은 물론 겸손이라곤 눈곱만큼도 찾아볼 수가 없다. 그 아버지에 그 딸인가. 아아, 저 역사의 역주행이여, 철면피함이여.
비록 대의를 위해 박정희를 살해할 수밖에 없었지만, 박정희가 폄훼되는 것을 끝까지 삼갔던 김재규가 “공개된 법정에서 밝힐 수는 없는 것이지만 꼭 밝혀둘 필요가 있다”면서 제출한 1980년 1월 28일자로 된 ‘항소이유보충서’에는 이런 내용이 있다.
“구국여성봉사단이라는 단체는 총재에 최태민, 명예총재에 박근혜양이었는바, 이 단체가 얼마나 많은 부정을 저질러왔고, 따라서 국민 특히 여성단체들의 원성의 대상이 되어 왔지만… 큰 영애가 관여하고 있다는 한 가지 이유 때문에… 심지어 민원수석, 박승규 비서관조차도 말도 못 꺼내고 중정부장인 본인에게 호소할 정도였습니다… 본인은 박광현 당시 안전국장을 시켜 상세한 조사를 시킨 뒤, 그 결과를 보고하였던 것이나 박대통령은 근혜양의 말과 다른 이 보고를 믿지 않고, 직접 친국까지 시행하였고, 그 결과 최태민의 부정행위를 정확하게 파악하였으면서도, 근혜양을 그 단체에서 손 떼게 하기는커녕 오히려 근혜양을 총재로 하고, 최태민을 명예총재로 올려놓아 개악을 시킨 일이 있었습니다. 중정에서 한 조사보고서는 현재까지 안전국(6국)에 보관되어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