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신문 5일자 여론면 '아침햇발'란에 이 신문 김회승 논설위원이 쓴 <‘중도적 민심’은 없다>입니다. 네티즌의 사색과 토론을 기대하며 소개합니다.
요즘 한나라당한테는 ‘부자 몸조심’이란 말이 제격이다. ‘종부세’ 완화 주장을 거둬들이더니 이른바 ‘반값 아파트’ 정책을 당론으로 정했다. 시장주의 원리에 어긋난다고 목청을 높인 게 엊그제인데, 웬일인지 그리 됐다. 꽉 막혔던 법안 처리에도 협조하고, 지지기반인 뉴라이트의 교과서를 ‘너무 나갔다’며 비판하기도 한다.
한나라당의 최대 목표는 잃어버린 10년을 되찾는 것이다. 대통령과 여당의 지지율은 10%대, 한나라당은 40%에 이른다. 대선 주자들의 경쟁력도 압도적이다. 이대로 죽 대선까지 가면 된다. 그런데 노무현 대통령의 ‘임기 발언’ 이후 사정이 달라졌다. 이른바 민심의 역풍이다. 더 몰아붙이면 국민들의 불신과 짜증이 언제 자신들한테 향할지 모를 일이다. 탄핵 때 호되게 당했던 아픈 경험도 있다. 대통령이 판을 깰 명분도 묽히고, 수권정당·서민정당으로서의 이미지 포장도 필요하다.
이 정도 감각이라면 당장의 역풍은 피할 수 있을 게다. 문제는 앞으로다. 한나라당은 4년 내내 정권 때리기로 일관했다. 일삼아 국회의 권능을 무시했고, 대통령의 인사권에 불복했다. 집권한다면 고스란히 부메랑이 될지 모른다. 행정부와 입법부에 대한 국민의 신뢰와 사회적 연대감은 바닥으로 떨어졌다. 집권한다면 그 책임도 온전히 한나라당 몫이다.
여권의 최대 목표는 정권 재창출이다. 상황과 처지는 한나라당과 정반대다. 정계개편 주도권을 놓고 사즉생의 내부 전투 중이다. 문제는 온몸을 던져 변신을 꾀한다지만 이게 잘 통하지 않는 데 있다. 대통령이 탈당과 하야를 고심하고, 정치판을 흔들어 신당을 만든다는데도 별 관심이 없다. 왜 그럴까? 여권은 국민들이 대통령과 과반수 여당을 만들어 줬지만 ‘다른 정치’를 보여주는 데 실패했다. 조바심 탓에 스스로의 정체성도 포기했다. 좌파 신자유주의니 실용주의니 하고 오락가락하더니 마침내 한나라당과 손잡겠다고 했다. ‘대연정 발언’ 이후 여권의 지지·우호세력은 급속히 등을 돌렸다.
더 큰 실패는 국정 운영과 개혁 노선에 대한 진지한 성찰이 없다는 점이다. 집권 초기의 신심과 진정성도 느껴지지 않는다. 그렇다고 기필코 정권을 차지하겠다는 ‘한나라당스러운’ 오기와 패기도 별로 없다. 그저 개혁이라는 십수년 된 레퍼토리만 반복할 뿐이다. 이 상태라면 개혁신당이건 통합신당이건 ‘다시 한번 정권을 맡겨달라’는 뻔뻔한 말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사실 여당 의원들이 총사퇴라도 했다면 개혁의 진정성만은 유지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그러나 당사자들은 비례대표와 정당보조금이란 기득권조차 놓지 않으려 한다. 수십년을 집권한 일본 자민당 수준의 내부 개혁조차 힘든 현실에서 정권 재창출은 허망한 꿈이다.
엊그제 한 일간지가 유력한 대선 후보 6명한테 이념 성향을 물었다. 대답은 하나같이 ‘중도’에 몰렸다. 설문을 평가한 전문가는 “지나치게 표를 의식한 때문이며, 선택 기준이 필요한 유권자들한테는 실망스런 결과”라고 해석했다. 정작 중도가 아닌 60%의 유권자를 만족시킬 후보가 아무도 없는 역설적 상황도 꼬집었다.
모든 유권자를 만족시키는 정치는 불가능하다. 다만 그럴 수 있다는 이미지가 필요할 뿐이다. 너도나도 ‘중도’로 수렴하는 이유일 것이다. 하지만 ‘민심’에는 중도가 없다. 정치의 본령은 민심을 좇는 게 아니라 앞서 헤아리는 것이다. ‘재집권’과 ‘정권탈환’에 올인해 민심 뒤에 숨어버리는 정치 현실은 불행하다.
요즘 한나라당한테는 ‘부자 몸조심’이란 말이 제격이다. ‘종부세’ 완화 주장을 거둬들이더니 이른바 ‘반값 아파트’ 정책을 당론으로 정했다. 시장주의 원리에 어긋난다고 목청을 높인 게 엊그제인데, 웬일인지 그리 됐다. 꽉 막혔던 법안 처리에도 협조하고, 지지기반인 뉴라이트의 교과서를 ‘너무 나갔다’며 비판하기도 한다.
한나라당의 최대 목표는 잃어버린 10년을 되찾는 것이다. 대통령과 여당의 지지율은 10%대, 한나라당은 40%에 이른다. 대선 주자들의 경쟁력도 압도적이다. 이대로 죽 대선까지 가면 된다. 그런데 노무현 대통령의 ‘임기 발언’ 이후 사정이 달라졌다. 이른바 민심의 역풍이다. 더 몰아붙이면 국민들의 불신과 짜증이 언제 자신들한테 향할지 모를 일이다. 탄핵 때 호되게 당했던 아픈 경험도 있다. 대통령이 판을 깰 명분도 묽히고, 수권정당·서민정당으로서의 이미지 포장도 필요하다.
이 정도 감각이라면 당장의 역풍은 피할 수 있을 게다. 문제는 앞으로다. 한나라당은 4년 내내 정권 때리기로 일관했다. 일삼아 국회의 권능을 무시했고, 대통령의 인사권에 불복했다. 집권한다면 고스란히 부메랑이 될지 모른다. 행정부와 입법부에 대한 국민의 신뢰와 사회적 연대감은 바닥으로 떨어졌다. 집권한다면 그 책임도 온전히 한나라당 몫이다.
여권의 최대 목표는 정권 재창출이다. 상황과 처지는 한나라당과 정반대다. 정계개편 주도권을 놓고 사즉생의 내부 전투 중이다. 문제는 온몸을 던져 변신을 꾀한다지만 이게 잘 통하지 않는 데 있다. 대통령이 탈당과 하야를 고심하고, 정치판을 흔들어 신당을 만든다는데도 별 관심이 없다. 왜 그럴까? 여권은 국민들이 대통령과 과반수 여당을 만들어 줬지만 ‘다른 정치’를 보여주는 데 실패했다. 조바심 탓에 스스로의 정체성도 포기했다. 좌파 신자유주의니 실용주의니 하고 오락가락하더니 마침내 한나라당과 손잡겠다고 했다. ‘대연정 발언’ 이후 여권의 지지·우호세력은 급속히 등을 돌렸다.
더 큰 실패는 국정 운영과 개혁 노선에 대한 진지한 성찰이 없다는 점이다. 집권 초기의 신심과 진정성도 느껴지지 않는다. 그렇다고 기필코 정권을 차지하겠다는 ‘한나라당스러운’ 오기와 패기도 별로 없다. 그저 개혁이라는 십수년 된 레퍼토리만 반복할 뿐이다. 이 상태라면 개혁신당이건 통합신당이건 ‘다시 한번 정권을 맡겨달라’는 뻔뻔한 말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사실 여당 의원들이 총사퇴라도 했다면 개혁의 진정성만은 유지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그러나 당사자들은 비례대표와 정당보조금이란 기득권조차 놓지 않으려 한다. 수십년을 집권한 일본 자민당 수준의 내부 개혁조차 힘든 현실에서 정권 재창출은 허망한 꿈이다.
엊그제 한 일간지가 유력한 대선 후보 6명한테 이념 성향을 물었다. 대답은 하나같이 ‘중도’에 몰렸다. 설문을 평가한 전문가는 “지나치게 표를 의식한 때문이며, 선택 기준이 필요한 유권자들한테는 실망스런 결과”라고 해석했다. 정작 중도가 아닌 60%의 유권자를 만족시킬 후보가 아무도 없는 역설적 상황도 꼬집었다.
모든 유권자를 만족시키는 정치는 불가능하다. 다만 그럴 수 있다는 이미지가 필요할 뿐이다. 너도나도 ‘중도’로 수렴하는 이유일 것이다. 하지만 ‘민심’에는 중도가 없다. 정치의 본령은 민심을 좇는 게 아니라 앞서 헤아리는 것이다. ‘재집권’과 ‘정권탈환’에 올인해 민심 뒤에 숨어버리는 정치 현실은 불행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