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시민 작가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의 '호텔경제학'에 대해 "대학원 수준의 경제정책사에 대한 공부 없이 소화하기 어려운 논쟁"이라고 치켜세웠다.
23일 정치권에 따르면 유 작가는 최근 MBC '100분 토론'에서 "사실 맥락이 굉장히 크고 복잡한 문제"라며 "호텔경제학은 1970년대 케인즈주의 경제학의 지배력이 무너진 이후를 배경으로 등장한 개념"이라고 설명했다.
유 작가는 서울대 경제학과를 나와 독일 마인츠대 경제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유 작가는 "'정부의 재정 정책은 아무런 효과가 없다'고 주장하는 통화주의자들에 맞서 재정주의자들이 내세운 극단적 예시가 바로 호텔경제학"이라며 "호텔에 10만 원이 들어왔지만 나중에 10만 원이 취소된다는 걸 모른다는, 때로는 국민들이 예측하지 못한 정책 수단을 투입하는 것이 효과가 나타난다는 재정주의자들의 주장을 강화하기 위해 한 주장"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문제는 극단적 문제에 부딪혔다는 게 아니라 우리 삶의 진실은 그 중간쯤 어디라는 것"이라며 "이 후보는 재정 정책의 중요성을 강조하기 위해 그 예를 든 것"이라고 이 후보를 옹호했다.
이어 "재정 정책을 적극적으로 펼치자는 쪽과 그걸 반대하는 쪽이 저런 양상으로 부딪치는구나 하고 감상했다. 재밌었다"라고 했다.
호텔경제학은 이 후보가 지난 16일 전북 군산 유세에서 언급하면서 논란이 됐다. 호텔경제론은 이 후보가 2017년 19대 대선 경선 당시 했던 주장이다.
당시 이 후보는 "한 여행객이 호텔에 10만 원의 예약금을 내면 호텔 주인은 이 돈으로 가구점 외상값을 갚고 가구점 주인은 치킨집에서 치킨을 사 먹는다. 치킨집 주인은 문방구에서 물품을 구입하고 문방구 주인은 호텔에 빚을 갚는다. 이후 여행객이 예약을 취소해도 돈이 한 바퀴 돌면서 경제가 살아난다"고 설명했다.
이를 두고 정치권에서도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는 지난 18일 대선 후보 첫 TV토론회에서 "호텔 예약을 취소해도 돈만 돌면 경제가 살아난다는 괴짜 경제학"이라고 지적했다.
이준석 후보는 "한계 소비 성향을 1로 해서 계속 도는 무한 동력이냐"고 되물었다.
그러자 이 후보는 "1로 돌지는 않는다. 극단적인 예시를 한 번 들어본 것"이라며 "경제는 순환이 중요하다는 취지였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