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오른쪽 빨간 원)가 성남시장 재직 시절인 2015년 1월 호주 출장에 동행한 고(故) 김문기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1처장(왼쪽 빨간 원)과 함께 있는 모습의 영상이 공개됐다. ⓒTV조선 방송화면 캡처
국민의힘이 고(故) 김문기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1처장을 '모르는 사람'이라고 말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향해 "불리하면 이제는 부인도 모른다고 할 날이 멀지 않은 것 같다"고 직격했다.
이 대표가 과거 김 전 처장과 함께 떠난 해외출장지에서 일정을 소화하고 농담하는 모습이 담긴 영상이 공개됐기 때문이다.
성일종 국민의힘 정책위 의장은 16일 당 원내대책회의에서 "어제 언론 보도를 통해 이 대표가 성남시장 재직 시절 해외여행에서 김문기 씨와 골프를 친 것은 물론이고, 함께 여행하면서 대화를 나누는 영상까지 온 국민이 다함께 지켜봤다"며 이같이 말했다.
TV조선은 지난 15일 이 대표가 성남시장이던 2015년 1월 6~16일 호주·뉴질랜드 출장 기간 김 전 처장과 함께 있는 모습이 담긴 영상을 보도했다. 이 대표는 그러나 대선 기간 한 언론과 인터뷰에서 김 전 처장을 "성남시장 때 몰랐다"고 허위사실을 유포한 혐의로 검찰에 기소된 상태다.
이 영상에 따르면, 김 전 처장은 등산, 도시 탐방, 영화 <반지의 제왕> 촬영지 답사 등 일정을 이 대표와 동행했다. 호주의 한 산에서는 현지 가이드가 "안에 가면 천년 묵은 고사리들 많이 있습니다"라고 말하자, 이 대표는 김 전 처장을 바라보며 "사람으로 변신한 것 같아"라고 농담을 건네기도 했다.
김 전 처장은 영화 <반지의 제왕> 촬영지에서 웃는 얼굴로 "딸한테 나중에 보여 줘야지"라며 카메라에 V자를 그려 보이기도 했다.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015년 성남도시개발공사 고(故) 김문기 전 개발1처장, 유동규 전 기획본부장과 함께 찍은 사진. ⓒ국민의힘
김 전 처장은 대장동 개발사업에서 핵심 실무를 맡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참고인 신분으로 네 차례 검찰 조사를 받은 김 전 처장은 지난해 12월21일 성남도시개발공사 사옥 1층 사무실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이후 이 대표는 김 전 처장을 '모른다'고 밝혔으나 함께 해외출장지에서 찍은 사진이 공개돼 논란이 불거졌다. 사진 속 이 대표가 쓴 모자에 골프장에서 쓰는 도구인 '볼마커'가 꽂혀 있어 해외 출장 중 골프를 쳤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김 전 처장 유족 측은 억울하다며 지난 2월 김 전 처장이 생전에 남긴 영상통화 영상을 공개했다. 영상 속 김 전 처장은 "오늘 시장님하고 본부장님하고 골프까지 쳤다. 오늘 너무 재미있었고, 좋은 시간이었어"라고 말했다.
당시 김 전 처장의 아들은 기자회견에서 "이재명 후보는 8년 동안 충성을 다하며 봉사했던 아버지의 죽음 앞에 어떤 조문이나 애도의 뜻도 비치지 않았다"며 "심지어 아버지의 마지막 발인 날, 이 후보는 산타클로스 복장을 입고 나와 춤을 추는 모습까지 보였다"고 울분을 토했다.
이어 "그것을 보며 우리 가족 모두가 한 번 더 죽을 만큼의 고통을 느꼈다"고 토로한 김 전 처장의 아들은 "이 후보가 왜, 어째서 아버지를 모른다고, 기억이 안 난다고 거짓말을 하는 것인지 궁금하다"고 의문을 표했다.
한편, 검찰은 대장동 개발사업 관련자 등의 진술과 김 전 처장의 휴대전화 등 압수물을 분석한 결과, 이 대표가 변호사 시절부터 김 전 처장과 교류했고 성남시장 시절에도 그를 알았던 것으로 판단했다.
또 검찰은 김 전 처장이 2009년 휴대전화에 이 대표를 '이재명 변호사'로 저장했으며, 해외출장에서 공식 일정과 별개로 두 사람이 함께 골프를 쳤다는 사실도 확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