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사 논문에 '표절 의심 문장' 365개… 홍진영 "창작물 맞다" 반박
국민일보 "'카피킬러' 검사 결과, '표절률 74%'로 나와"논문 심사 교수 "'카피킬러'로 10년 전 논문 평가? 넌센스"조선대 전 교수 "석사논문 표절률, 99.9%‥ 박사논문도 문제"
기사입력 2020-11-06 15:09:23 | 조광형 기자 | theseman@naver.com

'박사 출신' 트로트 가수 홍진영(36·사진)이 논문 표절 논란에 휘말렸다.

국민일보에 따르면 홍진영의 조선대 무역학과 석사 논문 '한류를 통한 문화콘텐츠 산업 동향에 관한 연구'가 표절 심의 프로그램 '카피킬러' 검사 결과 '표절률 74%'를 기록한 것으로 드러났다.

'카피킬러'는 대표적인 표절 검사 프로그램으로 2015년부터 각 대학에서 의무적으로 사용하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해당 논문은 '카피킬러' 검사 결과, 전체 문장(556개) 가운데 '6개 어절이 일치하는 동일 문장'이 124개, '표절로 의심되는 문장'은 365개로 드러났다.

"전체 문장(556개) 중 '6개 어절' 일치하는 동일 문장이 124개"


5일 국민일보는 "표절률 관련 법으로 마련된 기준은 없지만 통상적으로 표절률 15~25%를 기준으로 삼는 것으로 알려졌다"며 "앞서 이채익 국민의힘 의원이 서욱 국방부 장관 후보자의 박사학위 논문 표절 의혹을 제기할 때 제시한 표절률은 32%였다"고 지적, 해당 논문의 표절 가능성을 높게 봤다.

국민일보는 홍진영이 2009년 4월 석사 논문을 제출한 뒤 그해 5월 심사를 통과해 석사 학위를 취득한 사실을 거론하며 "홍진영이 '사랑의 배터리'로 데뷔한 시기는 2009년 6월인데, 대학원 논문 제출 시기와 트로트 가수 데뷔 시기가 겹친다"며 의혹을 더욱 부추겼다.

이 보도로 온라인에선 홍진영도 '부모 찬스'를 쓴 게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됐다. 홍진영의 부친은 조선대에서 경제학과 교수, 경영경제연구소 소장, 교수협의회 회장을 두루 지낸 경제 학자다. 광주은행 상임감사위원을 역임하기도 했다.

소속사 "표절 아닌 인용‥ 홍진영 창작물 맞다"


논란이 커지자 홍진영의 소속사 IMH엔터테인먼트는 5일 해당 논문은 표절이 아니라며 "홍진영은 자신의 조선대 무역학과 석사 논문 '한류를 통한 문화콘텐츠 산업 동향에 관한 연구' 연구 및 작성 과정에 성실하게 참여했다"고 해명했다.

IMH는 "표절률이 74%를 넘겼다는 의혹에 대해서 당시 홍진영의 석사학위 논문 심사를 맡았던 교수님의 의견을 전달드린다"며 "홍진영이 석사 논문 심사를 받았던 때는 2009년의 일로, 당시 논문 심사에서는 인용 내용과 참고 문헌 등 주석을 많이 다는 것이 추세였고 많은 인용이 있어야 논문 심사 통과를 할 수 있었던 시기였다"고 설명했다.

또한 "2015년부터 대학에서 의무적으로 사용 중인 '카피킬러' 시스템은 50퍼센트가 넘는 표절을 걸러내기 위해 시작된 제도"라며 "해당 시스템이 없었던 2009년 심사된 논문을 검사 시 표절률이 높게 나올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이에 "오해가 있을 수 있으나 표절이라고 볼 수 없다는 심사 교수님의 의견을 전달드린다"고 밝힌 IMH는 "해당 논문에서 인용 내용과 참고 문헌 외에 연구적인 내용에서는 홍진영은 전혀 표절하지 않았음을 아티스트 본인에게 다시 한번 확인했다"고 밝혔다.

따라서 "해당 검증 방법은 시기적 오류가 있는 검증"이라며 "본 논문은 홍진영의 창작물로서 타 논문을 표절한 일이 전혀 없다"고 관련 의혹을 재차 부인했다.

논문 심사 교수 "표절 의혹 자체가 넌센스"


당시 홍진영의 석사 학위 논문을 심사한 교수도 해명에 나섰다. A씨는 같은 날 디스패치와의 통화에서 "홍진영 논문이 왜 문제가 되는지 이해할 수 없다"며 "표절 의혹 자체가 당황스럽다. 전혀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A씨는 "당시에는 관련 인용 및 참고 문헌 등 '주석'이 많이 실려야 좋은 논문이라고 평가하던 시대"라며 "지금의 논란은 주석을 표절이라고 주장하는 것과 다름없다"고 주장했다.

또한 "'카피킬러'의 경우 인용을 할 수록 표절률이 올라간다"며 "'카피킬러'로 10년 전 논문을 평가하는 것 자체가 넌센스"라고 덧붙였다.

조선대 전 교수 "홍진영 석사 논문 표절률, 99.9%"


소속사와 담당 교수의 해명성 인터뷰가 보도되자 이번엔 조선대 전직 교수가 반론을 제기했다. B씨는 "부끄럽다. 지금이라도 양심을 걸고 밝히고 싶다"며 "홍진영씨의 석사 논문 표절률이 74%라는 (국민일보) 기사는 틀렸다. 74%가 아니라 99.9%"라고 주장했다.

과거 조선대 무역학과에서 홍진영을 가르쳤던 B씨는 6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홍진영의 학부와 석사, 박사까지 모든 과정의 학점을 준 경험에 비춰봤을 때, 해당 논문들은 모두 거짓이라고 증언할 수 있다"며 "홍진영의 부친이 같은 학교 교수라 입김이 작용했다는 사실을 부인할 수 없다"고 말했다.

B씨는 "홍진영은 수업에 충실히 참여했다고 밝혔지만, 학교에서 홍진영을 본 기억이 많지 않다"며 "적어도 내 수업은 그랬다. 가수 생활을 병행하는데 광주까지 자주 올 수 있었겠나"라고 의문을 표했다.

B씨는 "석사 논문보다 박사 논문에 더 큰 문제가 있다"면서 "지금이라도 사실이 밝혀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조광형 기자 (thesema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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