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군의 전설' 에티오피아 용사들, 연금 받는다
황실근위대 소속…625 참전했다는 이유로 공산정권 박해 받아민간성금 모아 에티오피아 참전용사에게 매달 ‘영예금’ 지급
기사입력 2012-07-23 14:04:38 | 최종수정 2012-07-23 14:46:51 | 전경웅 기자 | enoch2051@hanmail.net
보훈처, 에티오피아 현지에서 참전용사 초청, 영예금 전달식

아프리카의 최빈국 중 하나인 에티오피아. 아프리카에서 가장 오래된 기독교 국가였으며, 6.25전쟁 때는 아프리카에서 가장 먼저 UN군으로 참전했다.

당시 에티오피아 황실은 최정예 부대인 황실근위대 3개 대대를 우리나라로 파병했다.


▲ 6.25전쟁 당시 우리나라에 파병된 에티오피아 황실근위대의 모습. 이들은 터키군 등과 함께 '전설'로 남았다.

에티오피아군은 6.25전쟁에 3,518명이 참전, 주요전투에서 혁혁한 공을 세웠다. 전쟁 중 121명이 전사하고, 536명이 부상을 당했지만 포로는 단 한 명도 없었다. 이들 에티오피아 황실근위대의 무공은 UN군의 전설이었다. 한․미 대통령으로부터 부대표창도 받았다.

참전용사들은 자긍심을 갖고 살았다. 하지만 1974년 멩기스투 공산정권이 들어서자 이들에 대한 보상은 커녕 한국전에 참전, 자유진영 편에 섰다는 이유로 많은 핍박을 받았다. 지금 살아있는 참전용사 대부분은 고령과 질병에 시달리며 어려운 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이들의 소식은 처음에는 몇몇 언론을 통해 알려졌다. 이후 2011년 7월 8일 이명박 대통령이 에티오피아를 국빈 방문했을 때 참전용사들이 어떻게 살아가는지를 듣게 된 뒤 얼마 남지 않은 참전용사에 대한 지원 방안을 검토하도록 지시하면서 지원을 결정한 것이다.

이에 따라 보훈처는 에티오피아 참전용사 실태를 확인해 생존해 있는 300여 명의 참전용사들에게 ‘에티오피아 참전용사 영예금’을 지원하기로 했다. 그 지원을 시작하는 행사가 오는 7월 24일 현지에서 열린다.

국가보훈처(처장 박승춘)는 오는 7월 24일 10시 에티오피아 아디스아바바 소재 한국전 참전기념관에서 에티오피아 정부관계자, 말라세 타쎔마(Melesse Tessema) 에티오피아 참전용사협회장과 참전용사 150여 명, 오진영 보훈처 보상정책국장, 김종근 駐에티오피아 대사가 참석한 가운데 ‘에티오피아 참전용사 영예금’ 전달식을 개최한다고 밝혔다.


▲ 에티오피아 참전영웅들에게 영예금을 전달하게 될 (사)월드투게더는 오래 전부터 이들을 위한 활동을 전개했다.[사진. (사)월드투게더]

이날 행사에서는 정부대표로 참석한 오진영 국장의 개회사와 에티오피아 정부 대표 및 참전용사의 답사, 참전용사 대표에게 영예금 증서를 전달하는 순서로 진행된다. 또한 보훈처에서 발간한 ‘에티오피아 한국전 참전사’를 참전협회장에게 증정한다.

‘에티오피아 참전사’는 한국전에 파병된 에티오피아군의 참전기록을 정리하고 증언을 수집해서 편찬한 기록물이다. 한국어, 영어, 암하릭어(에티오피아어)로 번역해 참전용사와 관련기관 등에 배부할 계획이다.

이번에 전달하는 ‘에티오피아 참전용사 영예금’은 민간의 기부금을 통해 마련되었다.

지난 6월22일 우리은행(행장 이순우)은 UN참전용사 지원에 써달라고 3억 원의 기부금을 기탁하면서 ‘우리사랑나누美’ 기부통장을 출시했다. 우리은행은 이 통장의 수익금 일부를 유엔 참전용사 지원에 기부할 계획이다.

영예금은 7월부터 월 5만원 수준으로 지급할 예정이다. 현지 지급은 에티오피아 내에서 봉사활동중인 국제구호 NGO (사)월드 투게더(회장 황의돈)를 통해 이루어진다.

영예금을 지급받고자 하는 참전용사는 당시의 훈장 또는 사진, 참전기장등 참전사실을 증명할 수 있는 자료를 제시하고 본인임이 확인되면 영예금 지급을 신청할 수 있다.

(사)월드 투게더는 두 달 마다 참전기념회관에서 전달하거나 거동이 불편한 참전용사에게는 직접 방문해 전달하게 된다.

전경웅 기자 (enoch205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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