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나 제가 도움이 될지 모르겠습니다. 대리모만 하려고 합니다. 나이 : 80년생 31세 혈액형 : A형 직업 : 주부 지역 : 경기 출산 경험 : 있음 출산 : 자연분만”
불임부부들이 마지막으로 선택하는 이른바 ‘대리모’가 이제 직업화되고 있고, 그 같은 추세를 타고 브로커들이 기승을 부리고 있어 작지 않은 사회문제가 되고 있다. 대리모는 이제 공중파 TV 드라마에도 버젓이 등장할 정도이다.
통계청에 의하면 우리나라의 가임여성 인구는 2003년 이후 줄곧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아이를 낳지 못하는 불임여성들이 늘고 있다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불임의 경우 ‘시험관 아기’ 등의 방법으로 출산을 할 수 있다. 하지만 자궁의 문제로 임신을 못하는 경우 ‘시험관 아기’는 답이 되지 않는다. 이러한 경우 선택하는 것이 바로 ‘대리모’.
대리모는 불임 여성이 정상적인 난소가 있는 경우 불임 부부의 정자와 난자를 체외 수정한 뒤 대리모의 자궁에 이식시키는 방법을 사용한다. 직접적인 성관계를 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과거의 ‘씨받이’와는 다르다.
하지만 이 같은 대리모의 역할이 왜곡되어 간다는 것에 문제가 있다.
대한산부인과의사회의 한 관계자는 “돈벌이 수단으로 대리모를 택하는 여성들도 많아지고 있다”며 “이른바 ‘대리모 브로커’는 전문적으로 대리모를 소개하고 의뢰인에게 거액을 받아 챙기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불임부부들끼리 정보를 교환하는 포털의 카페 등에는 이들 브로커들의 광고성 글들이 도배하다시피 널려 있다. 일부에서는 ‘우리는 기본이 4000’이라고 금액까지 제시하고 있는 경우도 눈에 띈다. 즉 아이를 대신 낳아줄 경우 4000만원을 받는다는 경우다. 6~7년 동안 4명의 아이를 대신 낳아줄 경우 2억원을 챙길 수 있다는 계산이다.
이 같은 유혹에 미혼의 20대가 대리모를 지원하는 글도 이들 카페들에서 쉽게 찾을 수 있다. ‘대리모 지원, 부산 거주, 24살, 키 162cm, 50kg, 미혼’ 등의 자기 소개 글을 적고 밑에 메일주소를 남기는 식이다. 심지어는 “돈이 급해서요, 대리모를 지원합니다. 아직 미혼이지만 건강합니다. 메일 주세요”라는 내용의 글도 볼 수 있다.
또 법으로 금지하고 있는 난자 매매를 하겠다는 여성도 많다.
이렇듯 불임부부와 대리모를 돈벌이 수단으로 여기는 여성들이 늘자 전문적인 브로커들이 늘고 있다.
‘지금 매니저와 상의하시면 당신이 원하는 지원자를 만나실수 있습니다. 더 이상 주저 마시고, 믿고, 신뢰할 수 있는 전문상담사와 상의하세요’라는 내용의 광고성 문구가 대리모 카페에서 쉽게 눈에 띈다. 이들은 보통 계약금의 20~50%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소개료 명목으로 지나친 금품을 요구해 불임부부들을 울리는 경우 역시 적지 않다는 것이 대리모를 구한 경험이 있는 이모씨(35)의 얘기다.
게다가 최근에는 성관계를 목적으로 거짓으로 ‘대리모를 구한다’는 글을 올리고 상대 여성과 직접적인 성관계까지 가진 뒤 자취를 감추는 신종 파렴치범죄도 늘고 있다는 것이 불임카페 관계자들의 증언이다.
대리모에 관한 구체적인 법적 규제나 관련 법률이 미비한 상황에서 진정 자식을 원하는 불임부부들의 기대와 이를 돈벌이로 이용하는 일부 대리모며 브로커들의 작태로 적지 않은 사회적 파장이 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