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소청장·법무부 장관 공석 속 '개문발차' 출범리더십 부재로 조직 안정성 확보 당분간 어려울듯인력·하위 법령·전산 등 미비…공소제기·유지 차질 재판서 "공소청 검사 특검재판 출석 가능한가" 공전도
  • ▲ 검찰 깃발과 공소청 간판. ⓒ뉴데일리 DB
    ▲ 검찰 깃발과 공소청 간판. ⓒ뉴데일리 DB
    78년간 유지돼온 검찰청이 역사 속으로 사라지고 공소청이 논란 속에 출범했다. 검찰의 수사와 기소 기능을 분리해 새로운 형사사법체계를 구축한다는 취지다.

    그러나 출발부터 우려가 적지 않다. 정식 수장이 없는 상태에서 출범했고, 인력과 사건 처리 절차 등 세부적인 준비 역시 완전히 마무리되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하위 법령과 규칙이 제대로 정비되지 않아 당분한 실무적 혼선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당장 정비하거나 신설해야 할 하위 법령은 100개가 넘는다. 또 전산시스템 정비도 조속히 이뤄져야 하는 상황이다.

    공소청이 출범한 당일엔 기존 검찰청에서 특검에 파견됐던 검사가 공소청 소속으로 변경된 것에 대해 기존 파견 명령이 계속 유효한 것인지를 두고 법정서 혼선이 빚어지기도 했다. 결국 해당 재판은 시작 10분 만에 종료됐다.
  • ▲ 공소청. ⓒ뉴데일리 DB
    ▲ 공소청. ⓒ뉴데일리 DB
    ◆ 공소청 출범했는데 수장은 없다 … "대행 체제"로 첫발

    3일 법조계에 따르면 전날 출범한 공소청은 검찰청을 대체하는 새로운 기관이지만, 이날까지 공소청장 인선은 마무리되지 않았다.

    공소청법상 공소청의 수장은 검찰총장이다. 하지만 지난해 7월 심우정 전 검찰총장이 물러난 이후 검찰총장 자리는 장기간 공석 상태였고, 공소청은 이 같은 공백을 그대로 이어받아 출범하게 됐다.

    현재는 이정현 대검찰청 차장검사가 검찰총장 직무대행을 맡고 있으며, 공소청 역시 사실상 대행 체제로 출범했다. 

    법무부 장관마저 공석이라 검찰총장후보추천위원회조차 구성하지 못하고 있다. 김승원 전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낙마하면서 새 장관 인선과 인사청문 절차가 필요한 상황이다.

    결국 공소청 출범이라는 형사사법체계의 대대적인 변화가 시작됐지만 이를 총괄해야 할 법무부와 공소청의 지휘체계가 모두 정상적인 형태를 갖추지 못한 채 출발한 셈이다.

    법조계에서는 조직 개편 초기에는 사건 처리 기준과 조직 운영방식 등을 정립할 강력한 리더십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수장 공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 ▲ 법원. ⓒ뉴데일리 DB
    ▲ 법원. ⓒ뉴데일리 DB
    ◆ 준비 출범 직전까지 미비 … 재판서 "특검파견검사 출석되냐" 혼선

    문제는 수장 공백에 그치지 않는다. 공소청 출범을 앞두고 직제와 인사 등 조직의 기본 틀이 출범 직전까지 확정되는 상황이 이어졌다.

    공소청은 출범 사흘 전인 지난달 29일 공소청 및 소속기관 직제가 공포됐고, 검사 192명에 대한 전보·보임 인사도 막바지에 이뤄졌다. 조직의 큰 틀을 갖추는 작업을 출범 직전까지 이어간 것이다.

    하위 법령 정비도 과제로 남았다. 새 형사사법체계가 작동하려면 법률 개정뿐 아니라 ▲사건 접수 ▲이송 ▲공소제기 ▲공판 수행 ▲기록 관리 등 실제 업무를 규정하는 하위 법령과 규칙이 함께 정비돼야 한다.

    하지만 출범 직전까지 일부 후속 법령과 규칙 정비가 완료되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왔다. 법률상 기관의 문을 여는 것과 실제 조직이 정상적으로 작동할 수 있도록 준비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실제로 공소청 출범 첫날인 전날엔 특별검사팀에 파견된 검사들의 기존 파견 명령이 계속 유효한 것인지를 두고 법정에서 혼선이 빚어졌다. 서울중앙지법 형사36부(부장판사 이정엽) 심리로 열린 김대기 전 대통령 비서실장·윤재순 전 총무비서관·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김오진 전 관리비서관의 직권남용 등 혐의 사건 1심 속행공판에서 생긴 문제였다.

    재판부는 재판 시작 과정에서 "오늘 공소청이 출범하면서 파견 검사들의 소속이 바뀐 것으로 보인다"며 "지금 (특검) 파견 검사들이 출석하는 게 적법한지 조금 의문이 있다"고 짚었다.

    검찰청 소속일 때의 파견 명령이, 청이 바뀌어도 그대로 유효하다는 경과 규정이 명확히 있는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는 취지였다. 재판부는 "이 부분을 가장 확실하게 해결하려면 새로 공소청 소속으로 파견 명령을 받아야 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특검팀 측은 파견 문제에 대해 "인사혁신처와 협의하고 있으나 단기간 해결하긴 어려운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재판부는 "(특검 사건) 다른 재판부도 다 이런 문제가 있는데, 빨리 해결해야지 그러지 않으면 재판이 계속 늦어질 수 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결국 재판 당초 예정됐던 변론종결 절차를 다음 기일로 미뤘다. 재판은 10분 만에 마무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