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40개 금융사 점검서 '셀프점검·책임 전가' 확인대표이사 총괄관리의무 임원 위임 … 책임 전가·중복 우려기업은행, 해외법인 사고까지 국내 임원이 관리책임833억원 중국법인 사고 … 책무구조도 실효성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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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IBK기업은행 전경.ⓒIBK기업은행
금융사고가 발생했을 때 임원별 책임을 명확히 하기 위해 정부가 도입한 '책무구조도'가 실제 금융회사에서 책임소재를 오히려 불분명하게 만들 수 있다는 금융당국의 점검 결과가 나왔다.대표이사의 총괄 관리의무를 임원에게 위임하면서 임원이 자신이 수행한 관리조치를 스스로 점검하거나, 대표이사의 책임이 개별 임원에게 전가될 소지가 확인된 것이다.최근 800억원대 금융사고가 발생한 IBK기업은행은 해외 현지법인에서 발생한 문제가 국내 은행의 건전성에 영향을 미칠 경우 국내 최고경영자와 임원에게 현지법인 관리책임을 배분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해외법인에서 발생한 금융사고 역시 국내 임원의 내부통제 책임과 연결될 수 있는 구조인 셈이다.2일 뉴데일리가 박준태 국민의힘 의원실이 금융감독원과 기업은행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기업은행은 국외 현지법인의 외국법령 위반 등으로 국내 금융회사의 건전성이 저해되는 경우 국내 임원에게 현지법인 관리 업무와 관련한 책무를 배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책무구조도는 금융사고 발생 시 임원별 책임을 명확히 하기 위해 지난 2024년 7월 도입됐다. 이에 따라 은행·금융지주사는 지난 2025년 1월부터 책무구조도를 제출하고 운영하고 있다.금융회사 지배구조법상 국외 현지법인은 법 적용 대상에서 제외된다. 하지만 금융위원회는 현지법인의 문제로 국내 금융회사의 건전성이 저해돼 국내 금융당국이 감독할 수 있는 사안이라면 국내 금융회사 임원에게 현지법인 관리 책무를 배분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기업은행은 이에 따라 "해외 현지법인과 관련한 국내 최고경영자 및 임원의 책무를 배분했다"고 의원실에 답변했다.앞서 기업은행은 중국법인에서 833억7600만원 규모의 금융사고가 발생했다고 공시했다. 중국법인이 현지 비은행 금융기관과 협약을 맺고 비대면 대출을 취급하는 과정에서 외부 플랫폼이 차주의 원리금 상환금을 유용한 사고로,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6월까지 이어졌다. 기업은행은 지난 6월 24일 정산금 미입금과 민원 증가로 사고를 인지했고, 6월 30일 중국법인을 통해 사고 발생을 확인한 뒤 7월 1일 금융감독원에 보고했다.문제는 해외 현지법인 자체에는 책무구조도 관련 법령이 적용되지 않더라도 국내 은행의 건전성에 영향을 미치는 사안이라면 국내 임원이 관리책임을 맡도록 기업은행이 책무를 배분하고 있다는 사안이다.이에 따라 책무구조도가 실제 내부통제를 작동시키는 과정에서 책임소재를 오히려 흐릴 수 있다는 문제가 제기된다.금감원이 금융지주·은행 등 40개사를 점검한 결과, 일부 금융회사는 대표이사의 총괄 관리의무를 소관 임원에게 위임하면서 임원의 관리의무 이행 여부를 해당 임원이 직접 점검하는 '셀프점검' 구조를 두고 있는 사실이 드러났다.또 대표이사의 총괄 관리의무를 명확한 내규상 근거 없이 임원에게 넘기거나, 총괄 관리의무 일부를 임원의 책무기술서에 기재하는 방식으로 위임한 사례도 확인됐다. 금감원은 이 같은 방식이 대표이사의 책임을 해당 임원에게 전가할 소지가 있다고 지적했다.대표이사와 개별 임원의 관리의무가 중복되는 문제도 발견됐다. 일부 금융회사에서는 임원의 관리조치 보고와 대표이사의 총괄 관리의무 보고에 포함된 조치활동이 겹쳐 해당 임원이 자신의 관리의무를 이행한 것인지, 대표이사의 총괄 관리의무를 위임받아 수행한 것인지 구분하기 어려운 사례가 확인됐다.결국 책무구조도상 책임을 배분하는 것만으로는 내부통제가 제대로 작동한다고 보기 어렵다는 게 금감원 점검 결과다.특히 기업은행처럼 해외법인까지 국내 임원의 관리책임 범위에 포함한 경우에는 이번 사고 과정에서 책무구조도상 해당 위험을 담당한 임원이 어떤 위험을 점검했고 어떤 관리조치를 했는지가 내부통제의 실효성을 확인하는 쟁점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박준태 국민의힘 의원은 "금융사고 예방을 위한 책무구조도가 '셀프점검'이나 책임 떠넘기기의 수단이 돼서는 안 된다"며 "금융당국은 임원별 책임이 명확히 배분되고 관리의무가 실제로 이행되는지 철저히 점검해야 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