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X에 '뉴이재명'이 쓰는 은어 '좌아하게' 언급 野 "통합과 품격 찾기 어려워 … 좌한민국 만드나"딴지일보 게시판엔 "일베 수준" "용어가 저렴" 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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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재명 대통령이 2일 서울 시내의 한 호텔에서 열린 제30회 노인의 날 기념식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뉴시스
이재명 대통령이 지지층 사이에서 쓰이는 '좌아하게'라는 은어를 사용하면서 적절성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지지율 하락 국면에서 지지층과 유대를 강화하려는 행보로 풀이되지만 야권에서는 국민 통합에 역행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여권 지지층 일부도 부정적으로 반응하는 가운데 민생 문제 해결에 여야가 힘을 모아야 할 시점에 불필요한 갈등을 키운다는 비판도 제기된다.2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전날 X(엑스·옛 트위터)에 정부의 국정 성과를 홍보하는 한 지지자의 게시물을 공유하며 "많이들 함께 해주세요. 좌아하게 말입니다"라고 썼다.'좌아하게'는 이 대통령의 지지층인 이른바 '뉴이재명'이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쓰는 표현으로 알려졌다. '우아하다'라는 표현에서 보수적 성향을 뜻하는 '우(右)'를 '좌(左)'로 바꿔 패러디한 것이다.이 대통령이 해당 표현을 쓴 후 이 대통령의 팬카페 '재명이네 마을'에는 "대통령님의 학습 능력은 진짜 못 따라간다" "좌아하게 잼통님을 지지한다" "울 잼통은 늘 공부한다" 등의 호응이 이어졌다. '잼통'은 지지자들이 '이재명 대통령'을 줄여 친근하게 부르는 말이다.이 대통령이 '좌아하게'라는 표현을 쓴 것은 지지자들과 친밀감을 쌓고 동질감을 표하려는 취지로 풀이된다. 지지층의 언어를 직접 사용하면서 이들의 목소리를 듣고 있다는 신호를 보낸 셈이다. 이 대통령이 최근 주춤했던 소셜미디어(SNS) 활동에 적극적인 이유도 지지층과 소통을 늘려 지지 기반을 다지려는 의도로 해석됐다.이 같은 행보는 최근 지지율 하락세와도 맞물려 있다. 이 대통령이 취임 후 최저 지지율을 기록한 뒤 쉽게 반등 계기를 만들지 못하는 상황에서 지지층의 추가 이탈을 막기 위해 '집토끼' 끌어안기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이 지난 8월 더불어민주당 지도부와의 만찬에서 "왼쪽을 너무 챙기지 않았다"고 말한 것도 진영 결집에 대한 의지를 드러낸 대목이다.이 대통령은 지난달 18일 민심을 수습하기 위해 개최한 대국민 기자회견에서도 "우리는 모두 친문이고 친노이며 친김대중이고 이재명의 동지들"이라며 지지층 결집을 호소했다. '국민'보다 '지지층'에 방점을 찍은 기자회견이라는 평가가 나왔고, 국민의힘은 "특정 진영의 수장임을 자백한 꼴"이라고 비판했다.이번에 이 대통령이 쓴 '좌아하게'도 비슷한 논란을 초래했다. 국민의힘에서는 "대통령이 강조해 온 통합과 품격은 찾아보기 어렵다"(윤상현 의원) "이 대통령은 대한민국을 '좌한민국'으로 만들고픈 모양"(김종혁 전 최고위원) 등의 비판이 쏟아졌다. 개혁신당도 논평을 내 "좌우를 아우르겠다던 대통령은 어디 가고, 강성 지지층의 말투까지 빌려 가며 '좌아함'을 뽐내는가"라고 따져 물었다.이는 이 대통령이 지난해 6월 취임사에서 "모든 국민을 아우르고 섬기는 '모두의 대통령'이 되겠다"며 통합을 강조했던 취임 일성과 배치된다는 지적이다. 앞서 현 정부에서 통합 인사로 등용됐던 이석연 전 국민통합위원장과 이병태 전 규제합리화위원회 부위원장이 정부 기조에 이견을 드러냈다가 연이어 중도 하차했을 때에도 "통합은 한낱 말장난에 불과했다"는 비판이 나왔다. -
- ▲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1일 청와대에서 정청래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만찬 회동을 하고 있다. 만찬에는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도 배석했다. ⓒ뉴시스(사진=청와대)
정작 여권 지지층 일부도 '좌아하게'를 쓴 이 대통령에게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다. 정청래 민주당 의원의 지지자와 친노·친문 성향 이용자들이 주로 활동하는 온라인 커뮤니티 '딴지일보' 자유게시판에는 "SNS에 쓰는 용어가 참 저렴하다" "일베 수준" "모두의 대통령이라고 하지 않았나" "상식적으로 대통령이 사용하면 안 되는 언어" 등의 비판적인 반응이 줄지었다.이 대통령이 여권 내 강경파가 반대하는 김지용 중대범죄수사청장 후보자에 대한 임명 절차를 강행하는 것도 반발을 불러일으켰다. 이날 딴지일보 게시판에는 이 대통령이 김 후보자 인사청문요청안을 재가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이렇게 지지자들의 민의를 무시하고 폭주하는 민주 정부는 처음 본다" "민주 진영의 가치관과 정신을 훼손한 것" 등의 글이 올라왔다. 추미애 경기지사, 김용민 민주당 의원 등 강경파와 강성 지지층은 김 후보자가 '친윤(친윤석열) 검사'라며 반대하고 있다.이 대통령이 전날 정청래 의원과 만찬을 가진 연유도 이와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전당대회 이후에도 이어지는 당내 갈등을 봉합하고, 김 후보자 임명에 반발하는 강경파와 지지층을 달래는 행보라는 게 정치권의 시각이다. 청와대는 이 대통령이 정 의원과 4시간 동안 국정 현안과 당내 사안에 대해 의논하고 깊은 공감대를 형성했다고 전했다.한편 서울 아파트값이 86주 연속 올라 부동산 시장이 혼란스럽고 중수청·공소청·경찰청·법무부 등 주요 기관 수장들의 공석이 길어져 치안 공백이 우려되는 등 민생 불안이 커지는 가운데 대통령이 지지층에 밀착하는 행보에만 치중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나온다.박상병 정치평론가는 "지금 부동산 가격이 문재인 때보다 더 올랐다. 단군 이래 부익부 빈익빈, 양극화는 지금보다 심한 때가 없다. 최근에는 중수청장까지 논란이다. 총체적으로 연말까지 상황이 더 어려워질 것"이라며 "그런 와중에 대통령의 이념성 발언은 안 하느니만 못한 결과를 만들어내고 있다"고 꼬집었다.이어 이 대통령의 '좌아하게' 발언과 관련 "본인의 이념적인 경박함을 드러낸 것이다. 듣는 '좌'는 기분 나쁘고, 듣는 '우'는 더 기분 나쁘고, 듣는 '중도'는 불쾌하다"며 "누구한테도 도움이 안 된다. 메시지 전략에 대한 기본부터 재정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